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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6일 토요일

영국 이란 유조선 나포=시리아 제재 탓? 이란 분개


영국 해병대는 4일 유럽 연합(EU)의 제재를 위반하고 시리아에 원유를 수송한 혐의가 있는 이란의 대형 유조선을 영국령 지브롤터 앞바다에서 나포했다. 이번 극적인 조치로 이란은 격노하고 있어 이란과 서방의 대립이 격화될 수 있다.

나포된 유조선은 그레이스 1호로 중동에서 지중해 입구까지 장거리 항로를 선택해 아프리카 대륙 남단을 우회해 항해한 끝에 스페인 남단의 영국령 영해에서 나포됐다.

이에 이란 외무성은 이란 주재 영국 대사를 불러 자국 선박의 "나포는 불법으로 용인할 수 없다며 엄중 항의"했다. 나포된 유조선은 파나마 선적으로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회사가 사용자로 등록되어 있지만, 이란 외무성이 나선 것으로 보아 의심의 여지 없이 이란 유조선으로 드러났다.

존 볼턴 국가 안보 보좌관은 영국의 움직임에 대해 "훌륭한 소식"이라고 말했다.

볼턴은 트위터상에 "미국과 우리 동맹국은 테헤란(이란 )과 다마스쿠스(시리아) 정권이 이같이 불법 거래를 통해 이윤을 거두지 못하게 계속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가 검토한 수송 자료에 의하면 그레이스 1호는 이란산 원유를 이란 연해에서 적화(積貨)하여 수송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조선의 자체 문서에는 적재된 원유가 이라크산으로 기재되어 있다.

유럽은 시리아로의 석유 반출을 2011년부터 금지하고 있지만, 그간 해상에서 유조선을 나포한 적은 없었다. 미국과는 달리 유럽은 광범위한 대이란 제재 조처를 채택하지 않았다.

"유럽 연합이 이렇게 공세적으로, 공격적으로 뭔가 행동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대서양 조약 기구(NATO)회원국의 군대가 관여한 것을 감안하면 미국과 모종의 방법으로 조정이 이뤄졌다고 생각됩니다."라고 제재 관련해 기업에 조언하는 법률 회사 필스버리 윈스롭 쇼 피트먼의 파트너였던 매튜 오레스망 씨는 지적했다.

"시리아와 이란 이외에도 미국을 향해 일종의 신호를 보냈을 공산이 큽니다. 유럽은 제재 단속에 진지한 태도로 임해 왔으며 지금도 진행 중인 이란 핵 협상과 관련, 이란의 벼량끝 전술에 대해 응수할 수 있다는 것이죠."

지브롤터 자치 정부 당국자는 나포되었을 당시 유조선의 소유권 문제 및 원유의 원산지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란이 자국 소유의 선박임을 인정했고 화물도 이란 화물일 가능성을 놓고 볼 때 전 세계의 모든 이란 원유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미국의 노력과 이번 사건 간에 상관 관계를 보여준다. 이란은 이를 두고 불법적인 "경제 전쟁"이라고 묘사한다.

유럽 국가들은 지금까지 미국이 지난달 이란에 대한 공습을 불과 몇 분 전에 취소한 것을 목격했고, 테헤란(이란 정부)이 2015년 핵 협정에 의해 금지되었었던 농축우라늄의 재고량을 축적하는 것을 본 마당에 테헤란(이란)과 워싱턴(미국) 사이의 고조되는 대립에서 중립적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브롤터 자치 정부는 그레이스 1호가 시리아의 바니야스 정유소로 원유를 수송하고 있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지브롤터 자치 정부의 피칼도 총리는 "바니야스 정유소는 유럽연합 제재 조치의 대상이 되는 주체가 소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 항구와 법 집행 기관이 이번 작전 수행 과정에 영국 해병대의 지원을 구하게 된 것은 내 동의에 따른 것이다."

미국 제재 포위망 좁혀


영국 총리 대변인은 메이 총리는 지브롤터의 행보(나포)를 환영했다.

지브롤터의 귀속을 놓고 영국과 분쟁 중인 스페인은 나포는 미국이 영국에게 요청한 것으로 스페인 영해 내에서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외무부는 의견 요청에 응대하지 않았다.

이란은 시리아 제재에도 불구 그간 우방국 시리아의 동료들에게 원유를 공급해왔다. 이란의 입장에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 자체도 새롭다. 동 제재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 억제의 반대급부로 이란의 세계 시장 접근권을 보장해줬던 합의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탈퇴하면서 지난해 부과된 것이다.

5월 이후 미국의 제재가 갑자기 심해지더니, 이란이 주류 석유 시장에서 사실상 강제 퇴출당하면서 대체 고객 확보에 목메게 되었다. 이란은 판매할 수 있는 원유가 무엇이든 수송하려면 자체 유조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고, 늘어가는 미판매 생산 물량은 보관해야 했다.

미국과 이란의 대결은 최근 몇 주 만에 격화되었는데, 이는 테헤란(이란)이 걸프만 유조선을 공격했다고 워싱턴(미국 정부)이 비난함에 더해 이란이 미국 드론을 격추한 이후 군사적 양상을 띠게 되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공습을 명령했으나 막판에 공습을 취소했다. 그는 그랬다면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럽 ​​국가들은 작년에 핵 합의를 탈퇴하겠다는 트럼프의 결정에 반대했고, 이란이 다른 수출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돕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거의 성공하지 못했다.

이란은 핵 협상을 계속 유지하기를 원하지만 약속된 경제적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 이란은 (트럼프가 탈퇴한) 기존 합의에서 양허된 저장 한도를 초과했다면서, 7월 7일부터는 규정 이상의 우라늄 순도로 정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제재는 이란의 석유 이전 능력을 제한하여 이란의 동맹국 시리아의 숨통을 조이면서 시리아 정부의 통제 지역은 연료 부족을 겪고 있다. 5월 시리아는 6개월치 외국 원유를 2차례 화물이 도착해 전달받았다고 소식통은 당시에 말했다. 한 번은 이란 원유였다.

그레이스 1호에 대해서, 로이터는 올해 들어 미국 제재 조치를 위반하고 이란산 원유를 싱가포르와 중국으로 수송한 유조선 중 1척이라고 보도했다.

30만 톤급 그레이스 1호는 싱가포르에 본거지를 둔 "아이쉽 메니지먼트(IShips Management)"라는 사용자로 등록되어 있다. 로이터는 이 회사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문서에는 그레이스 1호는 지난해 12월에 이라크 바스라에 있는 항만 시설에서 원유를 적화(積貨)한 것으로 기재되고 있는데, 그레이스 1호가 바스라에 입항했다는 기록은 없었던 것으로 보아 추적 시스템의 전원이 꺼져있었다. 그 후 그레이스 1호는 만적(滿積) 상태에서 이란의 반다르·아사르예 항 부근에서 다시 트레킹 맵 상에 나타났다.

런던 거점 프랑스 원유 자료제공업체인 케이플러의 선임 애널리스트, 호마윤 팔락샤히 씨는 그레이스 1호는 4월 중순에 이란산 원유를 이란의 하르크 섬에 있는 항만 시설에서 적화했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해양 정보통에 따르면, 유조선은 수에즈 운하를 통과될 경우 화물을 적하(積下)했다 재적(載積)할 필요가 생기고 압수될 우려도 있어 수에즈 운하를 피하고자 아프리카 남단 쪽으로 항로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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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보기: Tehran fumes as Britain seizes Iranian oil tanker over Syria san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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