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획기적인 선거를 앞두고 군부를 등에 업은 집권당 선거 캠프는 그들이 선발한 후보가 패배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선거 결과를 날조하기 위한 세부 계획을 세웠음을 기밀 해제된 미국의 정보 문건은 보여준다.
동 문서는 남한 정부가 대선 투표 이후 정세 불안이 있을 경우 진압 대책을 세워뒀음을 역시 보여준다.
한국 민주주의의 전환을 알리는 1987년 대선에서 승리를 도모한 쪽은 승리를 담보하기 위해 개표 조작 등 "더러운 속임수"를 사용할 계획을 세웠었다고 새로 기밀 해제된 미국 정보 문건을 통해 확인되면서 당시 역사적인 선거에 무결성에 대한 새로운 의문이 제기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 지명된 노태우 전 대통령은 한국 전쟁(1950년~1953년) 이후 미국이 후원한 독재정권의 수십 년 집권 이후 자유 선거와 자유 민권 회복을 위한 국민의 압력에 항복 선언을 한 이후에 한국의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당시 획기적인 선거를 앞두고 군부를 등에 업은 집권당 선거 캠프는 자체 선발 후보가 패배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선거 결과를 조작하기 위한 세부 계획을 세웠음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정보 공개요청을 통해 획득한 미 중앙정보부 문건은 전한다.
"집권당 관리들 사이에 노태우의 당선 전망에 대한 견해가 엇갈리면서 선거를 조작하라는 압력이 팽배했다."라고 12월 16일 대선 직전 미 중앙정보부의 정보 보고는 진단하면서 "전면적인 부정 선거 계획이 이미 실행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정보 보고에서 미국의 동 첩보 기관은 전두환의 집권기 내내 유일하게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받은 집권당인 민주정의당 사람들은 대중 사이에 군사 독재 연결된 노태우의 부정적인 전력(前歷) 탓에 "통제 없이 치러지는 선거에서 노태우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갈수록 초조해하고 있었다."라고 전한다
"그 결과 흑색선전은 물론 개표 조작을 포함해 더러운 속임수를 고려한다는 보고가 있다: 11월 23일 자 정보 보고에서는 "일부 관리들은 현재 더한 것도 준비하는 듯이 보인다."라며 "집권당 선거 캠프 기획통들은 만일 예비 조사 결과를 통해 노태우의 패배가 전망될 경우 전두환에게 선거 무효를 선언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집권당의 부정행위 증거를 날조할 생각을 했었다."라는 소식통의 주장을 인용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는 전 대통령의 처남이자 측근인 박철언을 통해 노태우와의 접촉을 시도했지만, 전 대통령은 오래전에 정치권을 떠났다며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
당시 선거를 기사화했던 국가안보 문제에 관한 저술가이자 언론인 팀 쇼록은 당시 미 첩보 기관은 노태우를 최선의 선택으로 판단했음을 문서는 시사한다고 말했다.
"문건은 해당 전술(선거 조작)만 주목하고 있으며, '여권'을 무너뜨릴 정보 사용을 배제한다는 자체로 편파성을 보여준다."라고 쇼록은 말했다. "이런 폭로성 내용이 예를 들어 뉴욕타임스에 유출되었다고 한다면 이것이 미국과 남한 여론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지 상상해 보라."
또한, 해당 문건에는 남한 정부가 선거 이후 정세가 불안해질 경우 강경 진압 대책을 준비했음을 보여준다. 정보 보고에는 야당 후보 김대중을 상대로 "선거 결과에 반대하는 민중 봉기를 선동"할 경우 "공개 수배령"을 내릴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히고 있다. 김대중은 나중에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북한과의 화혜 노력을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12월 11일 자 정보 보고에서 정부 당국자들은 노태우의 승리 이후 정세 불안이 전면적으로 확산할 경우 계엄령 또는 제한적인 긴급 조치 발동을 위한 비상사태 계획"과 "(선거) 당일 오후 중에 단행할 조기 진압 계획"을 논의했다고 전한다.
쇼록 기자는 미국 첩보 역량 면에서도 "타국의 고위 지도부에 관한 이같은 특수 정보를 입수했다는 건 여느 첩보 기관에도 흔치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여당 캠프에서 어느 정도까지 부정 선거 계획을 실천에 옮겼는지는 불분명하다. 당시 선거에서 노태우는 37%의 득표율을 확보했고, 반면에 상대 야당 후보인 김영삼과 김대중은 각각 28%와 2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시 선거에 대해 남한 국민은 노태우가 규모 있는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합법적인 선거로 받아들였고, 민주주의 시대의 도래로 여겨졌다.
당시 야당 인사들은 상대의 부정행위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지만, 국제 선거감시단은 전면적인 부정행위를 보고하지 않았고, 양 김은 결국에 단일후보를 내지 못해 노태우가 승리했다는 비난의 대부분을 짊어지게 되었다.
가디언과 워싱턴 타임스에서 선거 보도를 담당했던 마이클 브린 기자는 양 김이 단일화했더라도 전두환 정권이 선거 결과를 조작했을 거라는 견해가 있지만, 양 김의 당시 행동을 보면 불필요했을 것이고, 반칙 운운하는 것은 그들이 민주주의보다 개인의 야심을 앞세운 것에 대한 국민적 시선을 돌리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정보 당국도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선거 이후 작성된 정보보고에서는 미 중앙정보부 사람들은 노태우의 당선에 대한 "민심의 반응은 차분"했다면서 남한사람들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것이 내키지 않았을 거라고 말한다.
포와로 탐정의 번역 © 무단복제나 전재를 금지합니다
원문 보기: ‘Dirty tricks’ were planned in South Korea’s first democratic election, CIA files show
인기 게시물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아사드 정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미국 국가 안보 엘리트와 미디어로부터 맹공에 시달려왔다. 그러나 진짜 전략적 실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또다시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
-
해킹된 이메일은 또 미국 정부와 유럽 연합(EU) 관리들이 소로스와 함께 음모에 가담했음을 보여준다. 이 음모가 성공한다면 소로스는 수십억 달러의 우크라이나 자산을 약탈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손실은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유럽연합 납세자의 비용으로 ...
-
시드니와 쿠알라룸푸르, 2020년 4월 14일 (IPS) - 중국의 남쪽 연안에 위치한 베트남은 인구가 9천7백만 명으로 세계에서 15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다. 보건부에 따르면 4월 13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는 262명으로 144명이 완치 또는 ...
-
미국 국무부는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의 유관 단체에 기금을 지원한 건과 관련해 정보 공개를 거부해 고소당했다. 국무부가 지원한 단체는 마케도니아 체제 교체를 추구하는 단체와도 커넥션이 있다고 알려졌다. 워싱턴 디시 ― 올해 내내 주요 마...
-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국가(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를 살해한 미군 특수부대의 기습 공격을 축하하며 내놓은 성명에 대해 러시아 정부는 섣부른 '프로파간다'라며 일축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빈 라덴 순간...
-
병원 트롤리에 코로나19 환자를 싣고 운반하는 보건 종사자의 모습(자료) 마틴 베르네티/아에프페 게티이미지 코로나19에 걸린 뉴욕 출신 은퇴한 외과 의사가 로스앤젤레스의 한 고급 치매 요양원에 입원한 이후 4월에는 32세 간호사를 비롯해 최소 9명이 ...
-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의 3분의 1이 매일 이곳을 통과하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를 아시아 태평양, 유럽, 북미 등지의 주요 시장으로 연결하는 전략적 대동맥이다. 이번 주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이란의 석유 수출을 전면 금지하라...
-
일본 외무성은 경제 협력에 관한 자금 공여 및 청구권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간 협상 기록(대일 청구권 요강)을 인용하면서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양자 합의 및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1965년에 체결된 동 협정은 청구...
-
2019년 1월 28일 도살업자들이 독일 푸에르스텐펠트브룩의 하센하이드 도살장에서 일하고 있다. © 마이클라 레흘, 로이터 통신 사우스다코타에서 브라질, 독일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육류 가공 노동자들이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대유행으로...
-
퇴임 후 2년만인 작년 조 바이든은 강권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최고위 검사를 해임했던 부통령 시절 얘기를 외교 전문가들을 상대로 자랑하고 싶은 유혹을 떨치지 못했다. 비디오 카메라가 돌아가는 와중에 바이든은 자기 입으로 2016년 3월에 어떻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