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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일 수요일

아무도 그 존재를 알기도 전에 코로나바이러스는 미국에 있었다. 우리가 다르 게 생각을 했다니 지금으로썬 믿기 힘들 뿐


델타항공 여객기가 2020년 3월 25일 앨라배마주 버밍햄에 있는 버밍엄-셔틀스워스 국제공항에 주차되어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늦추려 항공편을 줄인 탓이다. 엘리야 누벨라지/로이터





  • 코로나바이러스가 12월 말경에 미국에 도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




  • 11월 17일부터 2월 1일까지 거의 100만 명의 항공편 승객들이 중국 본토에서 미국으로 들어왔다.




  • 미국은 초기에 코로나19 검사를 대대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2020년 초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얼마나 널리 퍼졌는지 역학자들은 몰랐다. 주요 도시에서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순식간에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




  • 예상보다 일찍 시작된 관계로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코로나바이러스를 발견하기 한참 전에 이미 뿌리를 내린 상태였다.




1월 19일 35세 남성이 워싱턴주 스노호미시 카운티에 마련된 긴급 진료소에 걸어 들어왔다. 이때가 그가 우한 여행에서 돌아온 지 나흘 후였다.









검사 결과 다음 날 확진 판정이 나왔다. 미국에서 발생한 첫 코로나19 확진 사례였다.





그러나 그는 처음이 아닌 것이 거의 확실했다. 그 뒤로 퍼즐 조각이 점점 늘어나면서 미국의 초기 창궐 양상이 맞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이는 돌이켜 보니 우리가 다른 판단을 했었다는 자체가 믿기 힘들 정도로 명백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누가 알기도 전인 12월에 이미 미국에 존재했다.





워싱턴 주 환자는 중국이 파악하기로 초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시점인 2019년 11월 17일부터 2020년 2월 1일 사이에 중국 본토에서 미국행 항공편에 탑승했던 거의 100만 명의 승객 중 한 명에 불과했다. 상업용 항공 교통량을 추적하는 데이터베이스 분석회사인 시리움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당시 3,357편의 항공기 운항이 이뤄졌다. 총 좌석 수는 994,281개다.





그중 일부 좌석은 공석이었겠지만, 여행객이라면 누구라도 코로나바이러스 보균자였을 수 있다.





오스틴 소재 텍사스 대학의 역학자 로렌 안셀 메이어스 박사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에게 "그랬을 개연성이 농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2월 당시로 돌아가면 시기적으로 우한을 드나드는 국제 여행객이 상당히 많았다.





실제로 워싱턴 주에서 12월에 병에 걸린 사람이 나중에 코로나바이러스 항체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당시 그들은 흔해 빠진 질병을 앓았을 가능성이 있지만, 나중에 코로나바이러스의 무증상 사례로 판정된다.)





메이어스는 "만약 12월까지 바이러스가 이미 미국의 여러 도시에 퍼진 것으로 밝혀진다면, 그것은 이 바이러스의 전파 방식에 대해 현재 우리가 파악한 모든 내용과 상당히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감염병연구소 소장이 2020년 1월 31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레아 밀리스/로이터




물론 해당 항공편 운항 데이터에는 유럽발 입국자가 빠져있다. 다만 유전자 연구에 따르면 병원체가 유럽에서 미국 동부 해안에 상륙했다고 한다. 프랑스의 파리 외곽에서는 기침할 때 각혈을 토하던 한 남자가 12월 27일 병원을 찾아왔다. 당시는 중국에서 미스터리한 전염병 창궐에 대해 알려지기 사흘 전이었다. 그는 검체 검사후 나중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고도로 세계화된 세상인 점을 고려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르는 것처럼 이것이 그냥 '중국 바이러스'였을 가능성을 따지는 것은 이제 어리석은 생각처럼 보인다. 바이러스 조기 발견에 실패하고 조기 확산이 이뤄지고, 미국 내 바이러스 창궐이 통제 불능의 짐승처럼 재난적인 상황으로 들어서게 한 연방 정부의 늦장 대응에는 이러한 착각이 원인이었다.





타임라인을 살펴보자





2020년 4월 3일 중국 우한의 우한톈허 국제공항에서 한 소방관이 소독하고 있다. 신화/청민 게티 이미지




당신은 이 모든 것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기억할 것이다. 12월 말, 중국 후베이 성의 수도인 우한에서 수십 건의 중증 폐렴 환자가 이유로 모르는 체 생겨나기 시작했다. 환자들은 발열과 호흡곤란과 폐 기능 이상 등의 증세가 있었다.





세계보건기구가 오픈소스 플랫폼에서 목격한 루머에 대한 정보를 중국에 요청하자 중국은 지난 1월 3일 이 같은 신종 질환을 세계보건기구에 신고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때쯤이면 이 바이러스는 적어도 한 달 동안 인간을 감염시키고 있었을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정부 데이터에서 중국 최초 코로나19 발병 사례를 찾다 보면 11월 17일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메이어스는 "우한에서 대규모로 바이러스가 창궐했다는 것이 확실해지자마자 우리는 이미 국제 여행을 통해 바이러스가 도달했거나 미국과 전 세계의 국제 여행을 통해 곧 도달할 것이라는 합리적인 가능성을 인지했어야만 했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쓴 한 승객이 2020년 3월 21일 플로리다 마이애미 국제공항에서 비행기 탑승 수속을 밟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카를로스 바리아/로이터




실제로 미국의 코로나바이러스 창궐 일지는 수정이 필요하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월 27일까지 캘리포니아 지역사회에 확산하는 것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최근 CDC 보고서는 이 바이러스가 실제로 1월 18일부터 2월 9일 사이에 캘리포니아에서 퍼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캘리포니아 부검 결과 미국 최초의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몇 주 앞서 발생했다. 마이애미 헤럴드에 따르면 플로리다에서는 뒤늦게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된 사람이 170명인데, 이들이 처음 증상을 신고한 날은 12월 31일부터 2월 29일 사이였다.





그러나 1월 30일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국장은 기자에게 "미국 대중에 당장 미칠 위험도는 낮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초기 바이러스 창궐 규모는 전혀 명확하지 않다.





2020년 2월 29일 워싱턴 주의 한 요양시설에서 사람이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운반되는 장면이 운송 직원 탓에 시야가 가려졌다. 일레인 톰슨/AP




레드필드는 초기에 광범한 진단 검사가 성과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을 최근 CDC의 새로운 보고서는 보여준다고 최근 말했다.





레드필드는 29일 브리핑에서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조기에 검사가 이뤄졌으면 나라를 황폐하게 만든 도시 폐쇄와 사망자 물결을 예방했을 거라고 말한다.





하버드 T.H. 챈 보건대학원의 감염병 전문가인 마이클 미나는 NPR과의 인터뷰에서 "역으로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연구는 공중 보건 감염병 감시 규모를 크게 확대하고 개선할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 의료 종사자가 2020년 3월 11일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주 보건부에서 운영하는 드라이브 스루 코로나19 검사소에서 사람들을 검사하고 있다. 짐 우르콰트/로이터




예를 들어, 한국에서 적극적인 접촉자 조사와 효율적인 공공 정보 공개, 광범위한 진단 검사는 한국이 몇 주 안에 바이러스 창궐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한국은 미국과 같은 날인 1월 20일에 첫 코로나바이러스 사례를 보고했다.





몇 주 동안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가장 높은 인구 대비 검사율을 보였다. 남한은 완전한 봉쇄 상태에 진입한 적이 없고, 오늘까지도 사망률도 낮다. 2%대이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를 경험한 대만은 중국의 바이러스 창궐 소식을 듣고 즉각 반응했다. 중국 안과의사 리원량씨가 사스와 유사한 발병 소지에 대해 동료 의사들에게 경고한 이후로 대만은 12월 30일부터 우한에서 오는 여행객의 호흡기 질환의 증상 여부를 모니터링하기 시작했다.





그 후 몇 주 동안, 대만은 신속한 검사와 공공 정보 캠페인을 전개했다.





2020년 5월 27일 남한 서울에서 수업을 받기 위해 복귀하는 한 학생이 체온 측정을 받고 있다. 이상호/신화통신 게티 이미지




한편 미국의 검사는 뒤처져 있었다. 미국 전역의 연구소들은 워싱턴 주에서 확진 사례를 확인하고 한 달이 넘은 지난 2월 말까지도 진단검사 키트가 작동하지 않았다. Covid Tracking Project에 따르면, 3월 15일까지 미국은 단지 39,332명의 사람들을 검사했다. 한편, 한국은 그때까지 268,000명 이상을 검사했다.





존 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학교의 역학자 제니퍼 누조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사람들을 감염자와 분리하고 확진세가 가팔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던 몇 달간의 시간을 놓쳤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5일 현재 코로나19로 확진자가 1만1668명이고 사망자는 273명이라고 신고했다. 미국의 확진자 누계는 200만 명에 육박하고 있고, 109,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미국의 실제 감염자 예상치에 대해 역학자들은 공식 총계에 10배를 곱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간 발생했을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짜 실상을 파악하는 것이 도움된다.'





2020년 4월 16일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시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검사 중 노숙인으로부터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마르코 벨로/로이터




지난 4월 말에 실시된 1,000명 이상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인사이더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3%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빠르게는 2019년 12월까지 증상이 있었다고 밝인 사람도 있었다.





그들 중 대다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겠지만, 메이어스에 의하면 "겨울에는 미국 내에 서로 다른 바이러스가 돌고 있었기 때문에" 일부는 감염자였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바이러스 창궐이 정말 언제 시작되었는지 제대로 이해하자는 건 단지 누군가가 자신의 질병 여부에 대한 의심을 확인하거나 역사적 기록을 수정하는 문제가 아니다.





메이어스는 "우리가 미쳐 깨닫기도 전에 더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무증상이나 경증 사례의 비율에 대한 추산도 바꾸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바이러스 일지) 또 사람들에게 첫 바이러스가 언제 도시로 유입되었는지, 언제 쯤 확연해지기 시작했는지와 병원에서 대규모 감염 사례와 사망으로 이어지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에 대한 일종의 직관적 자료가 될 것이다."





신종 바이러스가 어떻게 전 세계에 퍼졌는지, 그리고 얼마나 빨리 새로운 인구군에 침투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과학자들과 정책 입안자들이 2020년의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고 다음 대유행병에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2020년 4월 9일 이탈리아 바레스 치콜로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를 앓고 있는 환자를 돌보고 있다. 플라비오 로 스칼조/로이터




그러나 작금의 위기 상황에서 미국의 역학자들은 제한된 데이터로 일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그간 발생했을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짜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고 메이어스는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리의 과학적이고, 근본적인 이해를 바꿀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원문 보기: The coronavirus was likely in the US before anyone knew it existed. It's now hard to believe we ever assumed otherw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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