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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15일 화요일

연방준비제도는 트럼프를 제2의 허버트 후버로 만들 것인가?


최근 몇 달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경제를 '역대 최고'로 만드는 데 있어 자신의 역할을 거듭해 지적한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극심한 고공행진과 정부의 공식 실업률 자료의 이면에는 미국 경제에 닥칠 1929년식 쇼크가 무르익고 있다. 이러한 금융 쓰나미에 영향을 더 많이 끼치는 것은 백악관이 2017년 1월 이후 단행한 조치보다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조치이다. 이 시점에서 판단하건데 당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정책에 의해 조성된 최대 주가 폭락과 경기 침체를 지켜봤던 공화당 허버트 후버 대통령과 2019년 트럼프 대통령 사이 유사점은 끔찍할 정도로 닮았다. 여기서 시사점은 진정한 권력은 선출된 정치인이 아니라 우리의 돈을 통제하는 사람들에게 있다는 점이다.

아니라고 큰소리치지만, 미국 경제의 실재 상태는 하루가 다르게 위태로워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행된 양적 완화 및 제로금리정책(ZIRP)의 연준 정책은 주장과는 달리 실제 미국경제를 직접 재건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반대로 2007~8년 부동산 버블의 책임 당사자였던 은행에 수조 달러를 쏟아부었다. 그 "싸구려 돈"은 다시 전 세계의 투기적인 고수익 투자로 흘러갔다. 그것은 터키, 아르헨티나, 브라질 그리고 심지어 중국과 같은 나라들에서 신흥 시장 부채에 투기적인 거품을 만들었다. 그것은 셰일 석유 벤처와 같은 분야나 테슬라 같은 회사들의 미국 기업 부문에 소위 정크본드라고 불리는 고위험 부채에 대한 과도한 투자를 초래했다. 미국의 퇴락하는 기반시설을 재건하겠다는 트럼프 선거 공약은 한 걸음도 떼지 못했고, 양분된 의회는 지금까지도 국가의 이익을 위해 단결할 것 같지도 않다. 실제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실물경제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진짜 지표는 기록적인 부채 수준에 있다.

3명의 대통령의 유례없는 여러 조치 끝에 1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빛의 늪에 빠져있다. 그리고 부채는 금리로 통제하는 것이고, 금리는 결국 연준의 손에 달려있다. 자 그럼 2020년 이맘때쯤이면 경제를 심각한 불황에 빠뜨릴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의 징후를 살펴보자.

포드 자동차, 제너럴일렉트릭스


9월 25일 포드 자동차의 회사채는 정부의 국유화를 거부한 2008년 당시 제너럴 모터스의 경우와는 달리 무디스에 의해 '정크(junk)' 상태로 강등되었다. 무디스는 포드가 "운영상은 물론 시장에서 상당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는데. 이렇게 되면 84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에 영향을 미친다.

정크 등급이라는 말은 대부분의 보험 회사 또는 연금 기금이 위험 부담이 큰 부채 보유를 못 하게 금지된다는 것으로 반드시 매도해야 한다. 무디스가 앞서 포드 채권을 정크 직전의 최저 수준인 BBB 등급으로 지정했었다. 문제는 10년 이상 연준의 저금리가 지속하면서 기업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부채 리스크를 많이 떠안으면서, 당장 BBB 등급, 다른 말로 소위 "정크 위험이 높은" 채권의 점유율이 모든 미국 기업 채권의 50% 이상으로 상승했다는 것에 있다. 2008년 위기 초반기에 BBB 등급 채권은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이는 경제가 악화할 경우 정크 등급으로 강등될 위험이 있는 기업 부채가 3조 달러를 달해 10년 전 8천 억 달러였던 것에 비해 크게 상승하는 결과가 된다. 10년간 유례없는 초 저율 금리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무디스의 추산을 보면 적어도 47개의 서로 다른 수십억 달러 상당의 미국 기업들이 급격한 경기 침체나 금리 상승에 취약해 정크 등급으로 추락할 위험이 있다. 여러 회사 중에서도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항공기 및 대형 전기 업체인 제너럴일렉트릭스로 이 회사는 현재 탈도 많은 보잉의 제트 엔진을 제작하고 있다.

오늘날 미국의 기업 부채는 시한폭탄이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그 시한을 통제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소재 연준에 따르면 오늘날 총 기업 부채는 9조 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2008년 이후 2조 5천억 달러에 달해 40%가 증가한 셈이다. 2008년 이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초저금리 정책으로 기업들은 부채가 2배를 늘었지만, 부채비용이 4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근 몇 달 동안 연준은 양적 긴축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가장 최근 0.25%의 금리 인하는 금융 시스템의 핵심인 미국 채권 시장의 암울한 전망을 바꾸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러 문제 중에서도 포드는 자동차 부문의 세계적인 침체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기록적인 수준의 개인 부채로 인해 소비자들이 쪼들리고 있기 때문에 미국 자동차 판매업자들은 자동차 판매에 매우 필사적으로 되면서 최근에는 8년짜리 자동차 할부판매를 제공했다. 지난 2년 동안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를 서서히 인상해 왔다. 예상대로 그 결과 가계부채, 특히 자동차 대출에 대한 채무불이행이 증가하고 있다. 2019년 4월 현재 90일 이상 자동차 대출금을 연체한 미국인은 700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자동차 대출금 전체를 연체한 사람도 6.5%이다. 현재 1억 7천만 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자동차 대출을 받고 있는데 이는 2008년의 8천만 명이던 것과 비교해 사상 최대이다. 채무불이행의 증가는 연준의 통화 긴축 그래프와 닮은꼴이다.

포드사와 제너럴 모터스는 경기가 둔화하고 소비자 부채가 위험 수준에 이르자 수천 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포드는 5,000개의 일자리를 줄였고, 제너럴 모터스는 미국 사업장에서만 적어도 4,400명의 일자리를 삭감했다. 경제가 악화하면 앞으로 몇 달 안에 수만 건의 해고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후,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2009년 6월 이후 제조업 지수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고했다. 이는 10년 전 경제 위기의 심각성과 맞먹는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고용과 기업활동이 위축된 주요 요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무역전쟁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꼽았다. 그러자 트럼프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충분히 신속하게 금리 인하를 해야 했다고 공격했다.

미국 실물 제조업 경제의 불안한 상태를 보여주는 한 가지 지표는 올해 미국 전역에 상품을 수송하는 트럭을 통한 화물 운송 산업에서 경기침체가 심화이다. 9월 화물 운송 부족으로 화물 운송료가 폭락하면서 4,200명의 트럭 운전사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2019년 상반기 약 640개의 트럭 운송 회사가 파산했는데, 이는 연준의 금리 영향이 여전히 낮았고, 무역전쟁의 결과가 훨씬 선명하지 않던 1년 전보다 세 배나 높은 비율이다. 2019년 6월 현물 시장에서 트럭 화물이 작년 6월 대비 50% 이상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화물 운임도 많게는 18.5%나 떨어졌다.

그간 미국 국내 모든 방식에 따른 전체 화물 운송량도 급격하게 감소해왔다. 곡물 등 대량생필품을 제외한 화물운송 카스화물지수(Cass Freight Index for Ships)에 따르면 트럭, 철도, 항공, 바지선에 의한 미국 내 화물 운송은 2019년 7월 5.9% 감소했으며 이는 전년 동월 대비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번 감소는 5월의 6.0% 하락과 더불어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연간 대비 화물 운송률로는 가장 가파른 감소세였다.

부실 주택 자금 융자?


2007~2008년의 세계적 위기를 낳았던 미국의 서브 프라임 주택 부채 위기의 교훈을 깨닫기는커녕 은행들은 조용히 부실 대출로 되돌아갔다. 게다가, 두 개의 준정부 모기지 대출 보증 기관인 패니매와 프레디 맥은 2007년 서브 프라임 부동산 위기 때보다 상태가 좋지 않다.

그런대도 2019년 3월 대통령은 10년간 지속해온 두 기관에 대한 정부 경영관리 체제를 종료하는 단계별 조치를 요구하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하지만 최근 여러 관계자가 증언했듯이 "미국의 주택금융 시스템은… 2008년 금융위기가 최절정이었던 당시보다 지금이 더 최악이다." 두 기관에 대한 1,900억 달러의 혈세가 투입된 구제금융이 있었음에도 이렇다. 의회의 명령에 의해 패니 매와 프레디 맥은 총 60억 달러의 손실 대비용 자본 준비금을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두 회사는 거의 5조 달러의 담보부 증권을 보유하고 있다. 은행들은 더 높은 이자 수익률을 추구하는 탓에 이들 주택담보대출 대부분은 2007년 이전과 같이 신용 품질이 부실하거나 의심스럽다. 2020년 11월 선거를 앞두고 내년 경제 전반이 악화하면 주택담보대출 채무불이행이 급증할 수 있다. 추산하건데,

"패니와 프레디의 주택담보대출 중 0.12%만 부실화(약 1%의 10분의 1 정도)하면 완전히 말아먹게 됩니다. 그들에게는 자본이 남아 있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정부의 구제금융이 없다면, 그들은 존재 자체가 불가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곧 새로운 주택담보대출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 경제의 핵심은 부채다. 미국 부채가 사상 최고치인데도 적자가 매년 1조 달러 이상 증가하고 있다. 기업도 기록적인 빚을 지고 있고, 민간에서도 주택담보대출과 학자금 대출, 자동차 대출 부채 등 모든 빚이 사상 최고 수준이다. 2019년 1월까지 학자금 대출채무는 1조4600억 달러에 달했고 연체율도 심각해 다른 부채 유형보다 훨씬 높았다.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부채가 9조 1,200억 달러를 차지했다. 개인 가계 부채 총액은 13조 5,000억 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1980년대 초 이후 최악의 위기에 처한 미국 농업의 상황을 이 위태로운 경제적 부채에 더하면 트럼프 시대의 경제 기적은 확실히 안정과는 동떨어져 있다.

놀라운 것은 최근 미국의 경제 성장의 최대 특징 중의 하나로 미국을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만들어준 미국 셰일 오일(혈암유) 회복세는 올해 유가가 급락하면서 거의 바닥을 치고 있다. 대다수 미국 셰일 오일 생산업체에 이번 하락이 위협적인 까닭은 2014년 이후 유가 폭락 이후 회복세를 기대하며 고금리 고수익 정크 본드를 발행해 투자를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사우디의 석유 인프라 공격과 이란과 베네수엘라에서의 전쟁 위협조차도 최근 몇 주 동안 석유 가격 하락을 막지 못했다. 유가가 배럴당 55달러 아래로 계속 하락하게 되면 미국 에너지 부문이 줄 파산과 줄 폐쇄가 이어질 것이고, 아마도 2020년 미국 선거철과 시기가 맞아떨어질 것이다.

1927년부터 1929년까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의도적으로 금리를 이용해 주식 거품을 만들었고, 또한 터트렸다. 공화당의 후버 대통령은 미국 산업을 보호한다며 스무트-홀리 관세법에 서명했지만, 그 결과로 나타난 무역전쟁은 후버와 함께 대공황의 빌미가 되어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대공황은 광란의 20년대 와중에 흥청망청 빚더미 경제가 불러온 것이다. 후버는 비난의 대상이 되었고 뉴딜 정책을 들고나온 민주당의 플랭클린 델라노 루즈벨트에 맞섰지만, 재선에 실패했다. 그 이면에는 진짜 권력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여러 조치가 있었다. 머지않아 2020년이 후버 시나리오의 현대식 재판이 될지 명징해질 것이며, 이번에 민주당이 들고나올 "뉴딜"은 녹색 뉴딜이 될 공산이 크다.

F. 윌리엄 엥달은 전략적 리스크 컨설턴트 겸 강연자로,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정치학 학위를 받았으며 석유와 지정학 부문 베스트셀러 저자이다. 이 기사는 애초 온라인 잡지 "뉴 이스턴 아웃룩"이란 온라인 잡지에 독점 기고한 글이다. 그는 세계화 연구 센터(CRG)의 연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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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보기: Will Fed Make Trump A New Herbert Ho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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