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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9일 화요일

칠레의 계급 투쟁: 피녜라 대통령은 자국민과 전쟁 중


칠레는 신자유주의 정책이 채택되고 종교 교리인 것처럼 시행되면서 남미에서 안정된 국가의 가장 명확하고 선명한 사례로서 수십 년 동안 추앙의 대상이었다. 현재 이 나라는 대놓고 반란 사태에 돌입해 있다. 이 반란은 정확히 그와 같은(신자유주의) 정책의 결과로 칠레에서 폭발했다.

이것은 30페소가 문제가 아니라 30년 된 문제다!

세바스티안 피녜라(Sebastián Piñera) 대통령과 칠레 정부의 무자비한 폭력 진압으로 최소한 18명이 사망했다. 5,000명 넘는 사람들이 구금되거나 체포되었다. 소셜 미디어에 떠도는 칠레 사람들에 대한 무서울 정도로 악랄한 군경의 진압 동영상이 말 그대로 수백 편이나 된다. 통행 금지, 비상사태, 진압, 시위대를 범죄자로 매도하고 무자비한 폭력 사용 등 점점 더 전술이 필사적이 되면서 매일 더 많은 사람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 진압이 격화할 때마다 다음 날 더 많은 에너지가 거리에 가득 채워지는 동인이 되고 있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이미 믿기 힘들 지경이다.

어제, 20개 이상의 항구가 부두 노동자들에 의해 폐쇄되었다. 오늘과 내일 전국의 노동조합이 소집되어 적극적으로 총파업을 조직하고 있다.

어떻게 이 모든 것을 30페소(약 4센트)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따른 반발로 치부할 수 있을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하지만 교통비가 비싼 건 맞다. 산티아고의 최저 임금 근로자는 하루에 두 번 버스나 지하철을 탈 경우 대중교통 요금으로 임금의 15%를 지불한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공식적인 최저임금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다. 그러나 물론 이 정도 심각도와 규모의 반란이 있으려면 더 많은 땔감이 요구된다.

위로부터의 계급 전쟁


칠레는 1970년대 군사 독재 이후 시카고 스쿨 출신자들의 소위 '위로부터의 계급 전쟁'이라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가장 충성스러운 지지자였다. 현재의 반란에 직접적인 땔감을 공급하는 그(독재) 시대의 실제적이고 실질적인 유산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대처와 레이건의 '민영화 기적'은 피노체트 시대에 시작된 칠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거의 모든 공공재가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민영화되었다. 미국과 중남미 국가의 사례와 비슷하게 칠레에도 고의로 훼손되고, 약화하고, 파편화된 공중 보건 시스템이 존재한다. 그러나 의료보험에 가입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개인 의료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수입의 상당 부분을 지불한다. 자신이 매년 치료를 기다리다가 죽는 수천 명의 칠레인 가운데 포함되지 않기 위함이다.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은 대학 공부를 위해 비싼 등록금을 지급해야 하며, 졸업 후 졸업생과 그 가족이 그 빚을 갚으려면 보통 10년 이상이 걸린다.

연금제도는 완전히 민영화됐다. 경제학자들은 자본화된 개인형 모델인 연금관리회사(AFP)(Administradoras de Fondos Pensions) 제도를 남미 지역 전반에서 큰 성공을 거둔 사례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이(민영화) 모델을 대충 포장해서 베낀 형태다. 이 제도는 피노체트 독재 당시에 단행되었다. 이 제도의 관리는 민간 회사가 노동자의 연기금을 자사에! '대여'하는 방식이다. 이 회사들은 스스로 이익을 챙기고 손실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할 수 있다. 그 제도는 은퇴한 노동자들을 비참하게 만든다. 노조와 다른 단체들은 수년 동안 이 제도를 바꾸기 위한 캠페인을 벌여왔다. 대통령 피녜라는 이들 회사에 더 많은 자원을 몰아주는 입법안을 현재 상원에서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산티아고 주민들은 칠레 대륙에서 가장 비싼 물값을 지불하고 만성적인 물 부족에 직면해 있다. 수도 시스템은 피노체트에 의해 완전히 민영화되었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이 지속해서 추진한 바로 그 모델이다. 오늘날 칠레의 4분의 3은 물의 공공 소유권 환수를 지지한다.

칠레의 헌법과 노동권 체제도 군사 독재 기간에 만들어졌다. 대다수 노조는 취약하고 법에 따라 잘게 쪼개졌다. 협상력이 낮은 만큼 근무시간이 길고 휴일이 적고 착취가 심하다. 이 지역에서 불평등 수준이 더 높은 나라는 브라질뿐이다(칠레는 콜롬비아와 2위 타이틀을 놓고 경쟁한다). 바로 그 나라 브라질의 현 대통령이 칠레의 정책을 그대로 갖다 쓰려고 한다.

마푸체족(Mapuche)(칠레의 대표적인 토착민 단체)이 공식적으로 식민지 정착민 국가에 권리를 양도한 적은 없지만, 토착민을 겨냥한 체계적인 폭력은 수 세기 동안 끊이질 않았고, 그 영향은 정확히 계획된 것이었다. 많은 토착 민족에 대한 국가 및 민간 폭력이 캐나다의 경우와 유사한 맥락으로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토착민을 매우 풍부한 '천연자원' 확보에 불편을 주는 장애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아래로부터의 계급 전쟁


그래서 몇몇 똑똑하고, 젊고, 전략적인 주최 측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은 회전식 '개찰구 뛰어넘기'(jump the turnstiles) 캠페인을 조직하는 것이었다. 이 캠페인은 순식간에 불이 붙었다. (칠레) 정부의 대응은 지하철역을 군사 지역화하고 그 운동을 격렬하게 진압하는 것이었다. 이것이 효과가 없자, 경찰은 이용량이 높은 시간대에 지하철 역사를 폐쇄했다. 집으로 돌아오던 노동자들이 역사 출입이 금지되면서 시위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산티아고 경찰은 지난주 말 16개의 지하철역과 이탈리아 에너지 다국적 기업인 에넬(Enel) 본사 사옥이 방화로 전소되면서 완전히 통제력을 잃었다. 월마트를 비롯해 여러 공공건물과 민간건물, 차량이 방화로 불태워졌다. 군대가 동원되었고, 비상사태가 선포되었다. 통행 금지령이 내려졌다. 이것이(군대 동원) 특히 공분을 산 것으로 보인다. 왜냐면 칠레에서 군사 독재 유산에 대해 심각하게 다뤄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피녜라는 거리 진압 강도를 높이는 지시를 내리는 가운데 칠레 국립인권연구소는 전국에 걸쳐 이뤄진 일련의 심각한 권력 남용과 폭력 행사 사례를 보고했다. “구금 당시의 과도한 위력 사용, 부당한 아동 학대, 괴롭힘, 얼굴과 다리에 대한 타격, 고문, 여성과 남성의 옷 벗기기, 성폭력, 그 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대통령이 내놓은 반응은 칠레가 "전쟁 중"이라고 공공연히 선언하면서 또다시 대중을 자극하는 것이었다. 거의 즉각적으로 한 군 고위 장성은 자신은 누구와도 전쟁을 벌이고 있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칠레의 모든 거대 도시의 노동자와 중산층이 밀집한 곳에서는 장소에 구분 없이 수천 곳에서 '냄비 두들기기' 시위가 벌어지면서 통행금지는 공개적으로 무시되었다. 이러한 분노 표출은 현재 도시 수도와 농촌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의 모든 지역에서 불거지고 있다. 칠레에 남아 있는 전통적인 정당들과 옛 사회주의자들은 이번 (사회 변혁) 운동에 어떤 지도력이나 방향을 제시할 수 없었다.

피녜라는 21일 이후 일련의 민심 달래기 제안을 확대하고 있다. 먼저 교통 요금 인상 철회를 발표한 뒤로 그것이 환승 요금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결국 수용했고 그 후 그는 발 빠르게 연금을 20% 인상하고, 일부 값비싼 의료 서비스를 공공 보건 시스템으로 편입시켰다. 모든 것이 전혀 효과가 없었다. 시위에 더해 이젠 총파업까지 계속 위세가 커지고 있다.

국가 차원의 대응이라곤 칠레의 북쪽부터 남쪽까지 거의 1만 명의 군대가 여러 도시의 거리에 깔리면서 벌어진 무력 진압밖에 없었다. 칠레 인권위원회는 현재 군이 폐쇄한 지하철 역사에 건설한 임시 고문센터를 조사하고 있다. 칠레의 독재정권은 실제는 사라진 적이 없는 듯 보인다. 그러나 저항 역시 절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사실이다. 대중의 분노는 그러한 용기와 자신감으로 하나로 똘똘 뭉치면서 가장 억압적인 정치 상황에서도 집단행동이 효과가 있다는 긍정적 인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자유주의 정책이 안정과 경제 성장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신화는 이미 사라졌다. 앞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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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보기: Class Struggle in Chile: President Piñera At War With His Own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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