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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18일 금요일

모래 위에 건설한 새로운 미국 석유 제국 "프래킹 혁명"


과거 수십 년 동안 원유 생산 침체기를 보내고 미국의 지난 10년 세월을 거치면서 미국이 러시아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를 뛰어넘는 세계 최대의 산유국이 된 것에 놀란 사람들이 많다.

최근의 일일 생산량은 1,210만 배럴을 조금 넘는다. 미국은 2018년 11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순 석유 수출국이 되었다.

석유가 전체 경제 성장을 결정하는 세계에서 이러한 에너지 붐에 대한 지정학적 파급력은 대단한 것으로 보일 것이다. 석유 수출 증가의 대부분은 셰일 암석층에서 발견되는 소위 셰일 오일이라고 불리는 특이한 석유 채굴에 기인한다. 미국 에너지부는 미국 셰일 오일에서만 일일 생산량이 880만 배럴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신기록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셰일 붐"이 상승 속도보다 더 빨리 붕괴할 수 있다는 분명한 징후를 보고 있다. (그런 징후가) 미국의 외교정책과 세계 지정학, 경제에 미칠 파급력은 대단하다.

'프래킹' 혁명


셰일 암석에 박혀 있는 석유나 천연가스를 추출하는 아이디어는 수년 전부터 알려져 왔다. 타이트 오일이라고도 알려진 셰일 오일은 새로운 수평 드릴링 기술이 도입되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이 되면서 경제성이 인정되었다. 그렇게 된 게 약 20년 전의 일이다.

수압 파쇄 다른 말로 프래킹 과정에서 오일이 내장된 수천 피트 아래 혈암에 박혀있는 원유에 엄청난 양의 물과 화학 물질과 모래가 섞인 고압 혼합물을 주입한다. 사실상의 모래 분사는 기름이 송유관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는 틈을 만든다. 셰일 유정의 실제 시추 작업은 전체 비용의 약 30~40%에 불과하다. 최대 55~70%의 비용은 실제 수압 파쇄(프래킹)를 포함한 완성 단계에 들어간다. 독립적인 석유 컨설팅 회사인 우드 매켄지는 전 세계 전체 셰일 매장지의 60%를 미국이 보유했으며, 배럴당 60달러 이하의 유가로도 경제성이 있다고 최근 추산했다.

이제 흥미로워지기 시작한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등급의 현재 가격은 배럴당 58달러 정도로 벌써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이란, 페르시아만 주변에서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예상만큼 상승하지 않았다. 이로써 서부 텍사스 퍼미안 분지 또는 노스다코다의 배튼 매장지에 주로 분포된 셰일 유전 생산이 취약한 상황에 놓였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 석유 수출국기구 생산자들이 미국 셰일 생산업체를 파산시키기 위해 2014년 싼 가격에 석유를 시장에 쏟아붓기로 했을 때, 그 결과는 석유 수출국기구 국가들에 재정적으로 재앙이었지만, 새로운 기술 발전으로 미국 셰일 석유 생산의 주요 부분이 심한 저유가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게다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제로금리정책(ZIRP)가 결합하면서 셰일 업체들이 돈을 빌려 원유를 생산하는 게 매력적이 되었다. 이제 2년간의 점진적인 연준 금리 인상 정책으로 셰일 기업들은 상당한 스트레스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경제 문제


모든 기술적 발전과 규모의 경제에도 불구하고 미국 셰일 석유 산업 전체가 아직 순이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유럽 연합, 브라질, 아르헨티나, 터키와 같은 신흥시장 등에서 세계 국내 총생산 성장이 매우 암울해 보이기 시작하는 이 시점에 미국의 셰일 기업들은 중대한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국제에너지기구의 예상에 따르면 2018년은 셰일 산업이 마침내 이익 창출을 실현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18년 초 "고유가 및 운영 효율성 향상으로 인해 미국 셰일 부문이 사상 처음으로 2018년에 포지티브 가용(잉여)현금흐름 (free cash flow) 을 달성하게 되었다"고 적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셰일 오일의 발단부터 사우디 유가 폭락 때까지 즉 2000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셰일 회사 전반은 이미 2,000억 달러 이상의 누적 순유출 가용(잉여)현금흐름 양상을 띠게 되었다. "새로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성장 전망과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은행이 적극적으로 대출에 나서면서 셰일 산업으로 돈이 몰려들었다. 기업들은 인프라가 갖춰지면 곧 수익이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지 않았다. 세계 유가가 2년 넘게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미국 상장 셰일 회사 33개사는 2018년 상반기에 다 합쳐 39억 달러의 순유출 현금흐름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란과의 전쟁 가능성과 베네수엘라의 정세 불안이 미국 경제의 성장 전망과 맞물려 미국의 셰일 산업계는 2019년이 드디어 순이익 창출의 해가 될 것이라고 은행가들에게 말했다. 현실은 정반대였다. 셰일 회사는 2019년 1분기에만 합산한 자본 지출이 영업현금흐름 (operating cash flow) 을 무려 50억 달러나 초과했다. 그리고 현재 유가가 58달러로 고착되어 있고 해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경기 침체에 대한 전망이 더해지면서, 대다수 은행 대출업자들이 미국 셰일 오일 노다지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비전통적 방식은 비용 증가를 의미


비전통적이란 정의상 생산에 더 큰 비용이 든다는 뜻이다. 셰일은 전통적인 원유 매장지와는 다르게 일반적인 유정보다 훨씬 빨리 고갈된다. 많은 경우 셰일 유정은 1년 차에 채유 (採油) 할 수 있는 오일의 70%를 잃는다. 퍼미안 분지는 유실률이 1년에 22%로 측정된다. 셰일 회사들은 정크본드와 다른 대출을 통해 빚내는 일을 정당화하기 위해 소위 "스위트 스폿"이라고 불리는 최상의 유정으로 몰려가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수치를 내놓는다.

가장 성공한 회사 중 하나인 파이어니어내추럴리소스 (Pioneer Natural Resources) 의 스콧 셰필드는 2019년 2분기 수익을 설명하면서 8월 초 이른바 ‘스위트 스폿 (sweet spots) ’ 또는 ‘1단면 에이커 (tier 1 acreage) ’에서 나온 석유의 대부분은 이미 추출되었다고 경고했다. 셰필드는 "1단면 에이커는 매우 빠른 속도로 고갈되고 있다"고 말했다.

셰일 회사들은 셰일 유전의 빠른 고갈 속도에 대응하기 위해 모래, 시추구의 근접성 등 여타 수단과 같은 기술 변화에 의존했다. 시추 작업의 장소가 어쩔 수 없이 최상이 아닌 곳으로 옮겨가게 되자 한 원유 산업 소식통은 그것을 빗대 단지 현상 유지 목적으로 내리막 에스컬레이터를 걸어 올라가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러니까 배럴당 비용이 더 든다.

이제 새 보고서를 보면 놀라운 얘기가 나온다. 셰일 오일 생산업자들은 수치를 분식하기 위해 수치를 조작하거나 수명이 다한 셰일 유정을 과소 보고한다는 얘기다. 적어도 퍼미안 분지만 놓고 보면 그렇다. 케이로스 소속 에너지 분석가들의 상세한 보고서는 퍼미안 분지의 석유 회사들이 2018년에 폐쇄되는 셰일 유정 수를 대단히 과소 보고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케이로스는 퍼미안 분지에서 1,100개 이상의 유전이 수명을 다했지만, 법 규정대로 보고되지 않았다고 추산했다. 이는 보고된 것과 동일한 양을 생산하려면 실재 폐쇄 유전 수보다 21% 더 많은 수의 유전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일반적인 유전에 투입되는 배럴당 비용이 훨씬 커지고, 아주 효율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앤드류 굴드 케이로스 자문 위원장 겸 슐룸베르거 최고경영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퍼미안 및 미국 원유 생산에 기여하는 유정이 예상보다 훨씬 많아진 상황이라 현재 셰일 오일 생산량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실질적으로 더 엄청나게 많은 물과 모래를 소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로스는 2018년 퍼미안 분지에서만 특별 등급의 모래에 대한 수요는 실제보다 92억 파운드, 물은 125억 갤런 정도로 과소평가된 것으로 추산한다. 엄청난 모래와 물의 양이다. 그런 비율이라면 어느 시점에서 그 회사들은 아라비아 사막에서 모래를 수입하게 될 겁니다. 물, 오염, 지진 등의 측면에서 셰일 오일 프래킹의 환경 비용은 엄청나며 별도의 정화 처리도 필요하다.

게다가 에너지 전망이 악화일로이다. 미국의 눈부신 석유 생산 증가율은 정체될 것으로 보이며, 셰일 유전의 연간 고갈 비율이 전통적인 유전은 4%인 것과 비교해 연간 20~40% 혹은 그 이상이 될 거란 우려스러운 징후도 있다. 앞서 수산치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큰 퍼미안 분지는 경제적으로 2025년 또는 다음 해에 꼭짓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셰일) 산업을 면밀히 살펴왔던 석유 지질학자 J. D. 휴즈의 셰일 생산에 대한 최근 연구는 유정 당 생산이 정점에 도달하거나 심지어 노스다코타와 같은 일부 지역에서도 실제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석유 회사들은 어쩔 수 없이 유실 생산량을 만회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말한다. 휴즈에 따르면 2018년에 셰일 산업계는 9,975개의 유정을 시추하는 데 700억 달러를 썼으며 구체적으로 석유 생산에 들어간 비용은 540억 달러이다.

휴즈는 "2018년 타이트 오일 플레이에 소비된 540억 달러 중 70%는 유전 감소를 상쇄하는데, 30%는 생산량 증대에 썼다."라고 적었다.


그는 덧붙였다.

"비용 상승에 따라 생산량이 감소할 겁니다. 셰일 생산이 끊임없이 발전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영원히 성장할 수 있다는 가정은 실수입니다. 지질학은 궁극적으로 회수 가능한 자원의 크기와 비용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 셰일 석유회사들의 막대한 부채까지 더해지면서 문제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19년 하반기에 90억 달러 규모의 부채의 만기가 돌아올 전망이며 은행들은 경기 침체 속에서 자금 조달을 지속하기를 꺼리고 있다. 그러고 나서 2020년에서 2022년 사이에 1,370억 달러라는 막대한 부채가 만기가 되는데, 이 부채는 2014~15년 원유 시장 붕괴 와중에 살아남기 위해 끌어쓴 돈이다. 엑손모빌과 같은 대기업은 살아남겠지만 많은 생산업체는 몰락할 것 같다.

대표적인 석유 셰일 광구는 이미 현물가격에서 한계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고, 향후 2~3년 동안 하락세 가속화가 현저해진다면, 그것은 미국 외교정책뿐만 아니라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최근 중동과 심지어 베네수엘라에서 미국 정부가 취한 행동의 주요 요인은 미국이 더 이상 외국 석유에 의존하지 않고, 아울러 더 큰 지정학적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는 의식의 발로인 것이 분명하다. 석유와 셰일 붐의 배후에는 그런 인식이 자리하고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역사상 가장 석유 친화적인 정부 중 하나로 2017년 출범했다. 국무장관에는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가 임명됐다. 석유 친화적인 텍사스 주지사 릭 페리가 에너지부의 수장을 맡았다. 그 밖에도 국가 우선 과제로 셰일오일의 확대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발탁되었다. 만약 이 국내 셰일 오일 지지 기반이 갑자기 사라지기 시작하면, 전 방위적으로 충격파가 밀려오고 있는 이 시점에 전 세계에 커다란 새로운 충격파를 보낼 것이다. 석유 시대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산더미 같은 부채와 끔찍한 환경 파괴와 안이한 생각에 힘입어 머지않아 미국의 셰일 석유 붐은 끝날 수 있다. 이는 다시 세계 유가의 충격을 촉발해 급격한 경기 침체로 돌아설 수 있다.

F. 윌리엄 엥달은 전략적 리스크 컨설턴트 겸 강연자로,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정치학 학위를 받았으며 석유와 지정학 부문 베스트셀러 저자이다. 이 기사는 애초 온라인 잡지 "뉴 이스턴 아웃룩"이란 온라인 잡지에 독점 기고한 글이다. 그는 Global Research에 자주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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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보기: The New American Oil strongpire Built on S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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