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7일 일요일
피노체트의 신자유주의 악령이 마침내 칠레에서 내쫓기고 있다
애초 군이 들여온 46년 이상 계속된 신자유주의 폭탄이 마침내 곳곳에서 좌절감과 항거, 폭력의 형태로 폭발했다. 2017년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을 포함해 12명의 실업가는 국내 총생산의 최소한 17%를 독점하며 이러한 신자유주의는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부의 불균형의 격차를 여실히 드러냈다. 지금까지 18명의 사망자를 낳은 최근 시위가 격렬하게 폭발하게 된 이유를 달리 볼 의심의 여지가 없다. 피녜라는 그의 고수입 독점적 돈벌이 수단을 보호하기 위해 자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그가 전쟁을 선포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 헨리 키신저, CIA 집단과 이른바 '시카고 소년단'으로 불리는 신자유주의 경제팀의 후원과 축복 속에 사회주의자인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이 살해되고 결국에 신자유주의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로 교체되었던 1973년 칠레 쿠데타 이후 칠레를 지배한 것이 공세적인 신자유주의였다.
소위 공산주의 위협은 칠레에서 발을 붙이지 못했지만,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민주 선거가 실시되던 1990년이 되어서야 친절한 낯짝을 한 신자유주의는 다시 칠레에 찾아왔다. 민주주의 복원이 경제 체제에는 아무런 변화도 의미하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 칠레의 국내 총생산 성장은 칠레의 기적이라는 신화를 창조했고, 이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 밀턴 프리드먼 교수의 자문 아래 시카고 대학에서 공부한 젊은 칠레 경제학자 집단이였던 '시카고 소년단' 덕분이다. 그들은 소위 경제 자유주의자였으며, 피노체트에게 완전한 자유 시장 정책을 적용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본질적으로 국영 산업과 기업을 민영화하고 경제를 개방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 위험한 세계주의 모델이 적용되면서도 기적으로 여겨졌던 이유는 국내 총생산이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주주와 민간 기업의 이익에 불과하며 보통의 칠레 사람들의 경험을 반영하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부의 분배를 측정하는 방법인 지니계수 값은 0.50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 세계 최고 수준에 속하는 불평등 지니계수를 보였다
지니계수가 0.50대인 이유는 칠레의 가장 부유한 10%의 소득이 인구의 가장 가난한 10%의 소득보다 26배 높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칠레 정부가 OECD 35개국 중 어느 나라보다 소득세를 덜 걷게 되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엄청난 세금 부담을 안겨주는 불공평한 조세 제도의 탓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환상적인 경제 실적 때문에 칭송을 받고 있지만, 칠레 근로자들 중 거의 3분의 1이 임시직 직종에 고용되어 있으며, 칠레인 2명 중 한 명은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칠레가 문자 그대로 불타고 18명이 죽은 마당에 우리는 미첼 바첼레트 전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상대로 기괴할 정도의 헌신적인 "인권" 교육을 마다하지 않던 모습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피녜라는 사과했고, 새로운 사회 및 경제 프로그램 발표가 뒤따랐다. 그러나 사과를 한 까닭은 그가 대국민 전쟁을 선포했기 때문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해결하지 않고 방치한 문제 때문이었다.
절름발이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를 역전시킬 수 있을까? 의심스럽기 짝이 없고, 미봉책에 그칠 공산이 크다.
멕시코 대통령 로페즈 오브라도를 축출하려는 쿠데타 시도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 신자유주의 선전가 엔리케 크라우세 클라인보트는 칠레가 라틴 아메리카 경제 성장의 '역할 모델'이라고 떠벌리기도 했다. 불평등을 ‘역할 모델’로 간주했다면, 라틴아메리카의 올리가르히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폭력적인 반대 경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피녜라가 칠레에서 교통비와 에너지 비용을 인상하려 했다는 사실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국제적 격분에 대한 그의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프랑스의 질레 종(노란 조끼) 시위는 12개월 전 에마뉘엘 마크롱 신자유주의 대통령이 유류세 인상과 함께 시작되었고,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였다. 2018년 브라질 트럭 운전사들은 경유 가격 인하를 요구하며 도로를 차단했다. 2017년 당시 멕시코는 연료비 20% 인상이 폭동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교통비와 에너지비의 증가는 화재를 촉발한 불꽃에 불과했다. 칠레 경제를 뒤덮은 독점 체제의 일원인 피녜라는 이번 사태가 수십 년 묵은 좌절감과 푸대접, 어뷰징 이후에 폭발했다는 점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언론에 유출된 억만장자 피녜라의 아내 세실리아 모렐이 발신한 왓츠앱 메시지에서 그녀는 자국을 뒤흔든 폭력과 시위에 대해 언급했는데, 그 내용을 보면 확실히 칠레 엘리트의 인식이 보통의 칠레 사람들과는 동떨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메시지는 "우리는 완전히 압도당했다. 외세의 침략, 외계인 같다"면서 "앞으로 특권을 줄이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권을 줄이고 공유"하자는 제안은 찰스 디킨스의 1,800연대 영국을 극명하게 상기시킨다.
이런 엘리트주의적 발언과 칠레인을 외계인으로 지칭하는 걸 보면 피녜라의 반쪽짜리 사과와 더 부드러운 맛을 첨가한 신자유주의를 약속했음에도 그들이 마음을 놓치 못하고 있다는 점은 놀랄 일이 아니다. 칠레 대통령 측근들은 이번 소요사태와 불안정이 외부 세력의 기획이라고 단언하고 있지만, 사실일 가능성은 작다. 우리는 물론 에콰도르와 콜롬비아 올리가르히가 그러하듯이 칠레의 일부 올리가르히는 베네수엘라를 희생양으로 삼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지만, 그것이 사실이라는 증거는 거의 없다.
오히려 피녜라가 자기 입으로 증언해야 했던 것처럼 수십 년 걸친 신자유주의가 이번 사태의 원인이다. 그러나 아마도 에콰도르에서 벌어진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칠레 사람들은 마침내 자국산 피노체트의 신자유주의적 유령을 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칠레 대통령이 칠레 경제에 과감한 변화를 주지 않는 한 폭력 사태는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그것을(변화를) 이루어낼지 못 이루어낼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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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보기: The Neoliberal Ghost of Pinochet Is Finally Being Exorcised From Ch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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