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1월 24일 금요일

의도하지 않은 결과: 트럼프가 중동을 중국과 러시아에 넘겼을까?


워싱턴은 최근 몇 달간 이라크와 중동 전역에서 벌인 일련의 행동으로 인해 미국에서 떨어져 나가 중국으로, 일정 부분 러시아로 전략적 방향 전환을 (역내 국가에) 강요했다. 현재와 같은 양상으로 사건이 흘러간다면 지역 정치의 완전 초토화라는 워싱턴의 시책에는 못 미치더라도 예고된 이란-이라크-시리아 가스관을 저지하기 위해서 워싱턴이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불안정을 지원했던 주된 명분이 이제 유발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말한 의도하지 않은 결과다.

자연이 진공을 혐오한다면 지정학도 매한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몇 달 전 시리아와 중동에서 미군을 철수시킬 계획을 발표했을 때 러시아와 특히 중국은 조용히 이 지역의 주요 국가들과의 자주 만나기 시작했다.

이라크 석유 개발 및 기타 인프라 사업에 대한 중국의 개입은 규모는 컸지만,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영토의 3분의 1을 점령함으로써 상당한 차질을 빚었다. 2019년 9월 워싱턴은 이라크 정부에 이슬람국가(IS)의 전쟁으로 파괴된 핵심 인프라 사업을 완성하는 대가로 이라크 석유 수입의 50%를 내놓으라는 점잖게 표현하자면 터무니없는 요구했다. (이슬람국가 전쟁은 미국뿐만 아니라 앙카라(터키 정부),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도 은밀하게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었다)

이라크 중국행


이라크 거절하다. 대신 아딜 압둘마흐디(Adil Abdul-Mahdi, عادل عبد المهدي المنتفكي) 이라크 총리는 55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베이징으로 가서 중국의 이라크 재건 참여를 논의했다. 그의 중국 방문을 워싱턴이 간과했을지가 없었다. 그 이전에도 이라크와 중국의 관계는 비중이 켰다. 중국은 이라크의 1위 교역국이었고 이라크는 사우디와 러시아에 이어 중국의 3위 석유 공급국이었다. 2019년 4월 바그다드에서 이준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중국은 이라크 재건에 기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압둘마흐디에게 베이징 방문은 큰 성공이었다; 그는 이에 대해 양국 관계의 '양자 비약'이라고 칭했다. 이번 방문에서 광범한 8개 양해각서와 기본신용협정(수출입금융 지원)을 체결했고, 중국의 일대일로 시책에 이라크가 합류할 계획도 발표하기도 했다. 거기에는 이라크 유전 개발뿐만 아니라 이라크의 인프라 재건에도 중국이 참여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양국으로선 중국인들이 즐겨 말하듯 명백한 "상생"이었다.

압둘마흐디 총리의 베이징 회담 이후 불과 며칠 만에 이라크 정부와 경제 정책에 반대하는 전국적인 시위가 발생했고 반대파는 압둘마흐디의 사임을 외쳤다. 로이터통신은 2014년 2월 키예프의 마이단이나 2011년 카이로에서 미 중앙정보부가 그랬던 것처럼 정부발 탄압의 인상을 풍기려고 시위대에 사격해서 폭력 시위를 정밀하게 부채질하려는 저격수를 목격했다.

현재 중국의 회담과 압둘-마흐디 정부에 대한 갑자기 불거진 2019년 10월 시위 시기가 연관되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 연결고리다. 페데리코 피에라치니의 보도(번역)에 따르면 "압둘마흐디는 의회 연설에서 미국인들이 이라크를 어떻게 망쳤는지 성토하고, 아울러 (압둘마흐디 총리가 거부한 바 있는) 원유 판매고의 50%를 미국에 약속하지 않는다면 이라크의 기반시설 및 전력망 사업을 완료하지 않겠다고 미국이 거부한 것에 대해 언성을 높여 성토했다." 그는 이어 압둘마흐디 총리의 아랍어 발언을 번역해 인용했다: "내가 중국을 방문해 (미국) 대신 공사를 맡도록 그들과 중요한 협정을 체결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내가 귀국하자마자 트럼프는 나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과의) 합의를 거부하라고 했습니다. 내가 거절하자 그는 나의 총리직을 끝장낼만한 거대한 시위를 벌이겠다고 위협했습니다. 나를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정말로 현실화하였고 트럼프는 다시 전화를 걸어 만약 내가 그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고층 건물 위에 해병대 저격수들이 시위대와 보안 요원을 가리지 않고 겨냥하게 될 거라고 위협했습니다. 나를 압박하기 위함입니다. 나는 재차 거절하고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오늘 이 시점까지 미국인들은 우리가 중국인들과의 거래를 해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압둘-마흐디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중재하는 임무를 띠고 바그다드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카셈 솔레이마니(Qasem Soleimani, قاسم سلیمانی) 소장에 대한 미국의 암살은 제3차 세계대전의 가능성이 거론되는 와중에 역내 전체를 정치적 혼돈에 빠뜨렸다. 이란의 부드러운 '보복' 미사일 발사가 있었고, 아울러 우크라이나 상업 항공기를 사고로 격추했다고 놀랍게도 이란이 시인했다. 이 와중에 트럼프와 로하니가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막후에서 비밀회담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어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많은 이들의 머리를 긁적거리게 한다.

조용한 '실크' 잠입


한 가지는 분명하다. 베이징은 앞날을 내다보며, 러시아와 함께 2003년 침략 전쟁 이후 워싱턴이 유지해온 이라크 정치 지배를 대체하려고 한다. 오일프라이스닷컴(OilPrice.com)은 압둘-마흐디의 베이징 회담이 성공한 직후인 10월부터 이라크가 양국 간 합의된 20년간의 석유-인프라 협정의 일환으로 하루에 10만 배럴의 원유를 중국에 수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석유부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석유와 가스 투자를 시작으로 이라크 노동력을 비롯해 중국 기업 및 인력을 활용한 공장, 철도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이라크에서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건설한 공장들은 중국의 유사한 공장들과 통합하기 위해 동일한 조립 라인과 구조를 사용할 것이다.

이란의 에스하그 자항기리(Eshaq Jahangiri (Kouhshahi), اسحاق جهانگیری کوهشاهی) 부통령은 테헤란을 투르크메니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 근처의 북동부 도시 마슈하드까지 연결하는 900km에 달하는 주요 철도 구간을 전철화하는 사업을 시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자한기리는 또 테헤란-콤-이스파한 고속철도 노선을 신설하고 이를 타브리즈를 통해 북서쪽으로 연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일프라이스(OilPrice.com)는 이렇게 전했다. "석유, 가스, 석유화학 등 여러 핵심 시설이 터를 잡은 곳이고, 아울러 타브리즈-앙카라 가스관의 출발점이기도 한 타브리즈는 우루무치(중국 서부 신장성의 수도)를 테헤란과 연결하고, 도중에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 메니스탄을 연결하는 2,300km의 신설 실크로드의 중심점이 될 것이다. 일단, 이 계획이 상당한 진전을 이루면 중국은 이라크와 서방으로의 수송망을 확대할 것이다."

아울러 루이 알-카테브 이라크 전력부 장관은 이렇게 말한다. "중국은 장기적인 전략적 파트너로써 기본 옵션이다. …우리는 일부 인프라 사업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제한된 양의 석유 대비 100억 달러의 기축 재정 틀을 가지고 시작했다. …그러나 이라크 석유 생산이 증가함에 따라 중국 자금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즉, 이라크 석유를 더 많이 추출할수록 중국은 더 많은 이라크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오늘날 이라크는 가스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발전기에 공급할 가스를 이란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그 점을 바꾸겠다고 말한다.

게다가 석유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이 카타르와 공유하고 있는 거대 페르시아만 남파르스 가스전을 출발해 이란-이라크-시리아를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을 다시 가동하기 위해 조용히 정지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대리전쟁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앞서 카타르가 제안했던 대체 노선을 거절하고 이란과 이라크가 함께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직후인 2011년에 시리아를 상대로 시작되었다.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는 수십억 달러의 은밀한 자금을 알카에다와 이후 IS 등 테러 단체에 쏟아부으며 아사드를 무너뜨리려 했으나 허사였다.

종잡을 수 없는 미국의 외교 정책 탓에 미국의 예전 우방들이 떨어져 나가는 와중에 이라크와 중동 전역에서 노력한 것은 중국뿐만이 아니다. 터키 에르도안과 함께 막 리비아 휴전을 중개한 러시아는 몇 주 전에도 상상할 수 없었던 제안인 S-400 트리움프 방공 시스템을 이라크에 팔겠다고 제안했다. 이라크 국회의원들이 미국의 방종한 바그다드 솔레이마니 암살사건의 여파로 미국과 이란을 포함한 모든 외국군의 이라크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 가결) 표결한 마당에 이라크는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현시점에서 이(중국과 러시아의) 제안을 받아들이리라 생각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알제리, 모로코, 이집트는 세계에서 가장 효과적이라고 하는 러시아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사려고 최근 몇 달 동안 러시아와 협의하고 있다. 터키는 이미 샀다.

솔레이마니의 미국 암살 이전에는 미국이 교사(敎唆)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그리고 이란과 이라크 사이 아랍의 봄 이래로 중동 전역에서 격화한 값비싼 전쟁을 해소하려는 무수한 막후 긴장 완화 노력이 존재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지정학적 긴장 상황을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시점에서 어떤 정직한 파트너라는 측면에서 워싱턴의 신뢰도는 마이너스는 아니더라도 사실상 제로다.

우크라이나 항공기 격추를 이란이 시인한 이후 뒤따른 일시적 고요함은 미국이 조용히 넘어가리라는 암시가 전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에스퍼 국방성 장관은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하라는 요구를 완강히 거부했다. 미 대통령은 파르시에서 발생한 이란의 반정부 시위에 대한 지지를 방금 트위터에 올렸다. 미국이 최근 중동에서 벌인 행동에 따른 의도하지 않는 결과를 처리하는 가운데 우리는 분명히 중동에서 난처한 궁지에 빠진 상태이다.

포와로 탐정의 번역 © 무단복제나 전재를 금지합니다

원문 보기: Unintended Consequences: Did Trump Just Give the Middle East to China and Russia?

인기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