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7월 29일 월요일

미국이 한미 합동 군사 연습을 중단해야 하는 이유

2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신뢰 구축이 매우 시급한 과제임을 환기한다.
7월 17일 북한은 미국과 남한이 예정대로 합동 군사 연습을 진행할 경우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경고를 무시한다면 미국의 명실공히 대사(大事)를 내팽개칠 위험이 있다.

군사 연습을 보류하거나 중단하므로써 한미 양국 정부가 얻을 이득이나 손실은 작고,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 반면에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을 허용한다면 미국의 국가 안보에 큰 위협 요소가 될 만큼 북한의 대미 교섭력은 돌이킬 수 없이 확대된다.

북한은 2017년에 자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과시했었고, 현재는 미국의 여느 도시도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 시애틀이나 로스앤젤레스뿐 아니라 뉴욕이나 워싱턴 D.C.까지 말이다.

아직 북한이 증명하지 못한 것은 그런 미사일 발사를 안정적으로 해치울 능력의 여부이다. 북한은 아직 미사일과 핵탄두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연소하지 않도록 하는 열 차폐 시험을 할 필요가 있다.

한편 합동 군사 연습의 목적은 북한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한미 양국의 군사력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합동 군사 연습이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에 얼마나 많은 부가 가치를 가져다줄지는 명확하지 않다. 북한은 이미 남한의 군사력과 동맹국 미국의 방위 공약 및 핵우산에 힘입어 이젠 충분히 억제되지 않았는가?

또한, 남한의 군사 예산은 세계에서 상위 10위권이고 북한의 GNI=국민 총소득보다 많다.

물론 북한이 (국민 총소득을) 사기 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긴 하지만 이미 북한은 5월 3일, 5월 9일, 7월 23일 단거리 미사일 시험을 감행하며 (합동) 군사 연습에 대해 항의했다.

북한이 남한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뚫을 수 있는 핵미사일 능력을 보유했다는 것을 이들 시험은 말해준다. 만일 북한이 더 강력한 항의 표시를 원했다면,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을 택했을 공산이 크다.

그러나 군사 연습 중단을 언급하기만 해도 미국 조야에선 스캔들로 비화할 만큼의 항의에 부딪치곤 한다. 회의론자들은 미국이 안보리 대북결의안에 의해 금지된 것을 북한이 못하게 막는 것은 전적으로 한 나라의 방위권에 속하는 것인데 그런 행동을 왜 미국이 중단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일이 이 지경이 된 것은 상당 부분은 전쟁 상태의 지속, 대북 합의의 비공식성, 군사 연습의 내용 등에 관한 일련의 강경 정책 선택지의 산물이다.

이런 선택지는 개별적으로 방어가 가능하지만, 함께 놓고 보면 군사 연습 문제를 (과거의 유물로) 극복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한미 양국은 군사 연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모라토리엄을 맞바꾸는 거래를 함으로써 북한보다 더 얻을 게 많다. 사진: 북한 조선중앙통신

선제 타격론


북한은 한미 합동 군사 연습을 도발적인 "전쟁 연습"으로 치부한다. 이것은 규모를 줄이거나 명칭을 바꾸어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미국과 남한은 무조건 방어적 성격의 합동 군사 연습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런 주장은 작전계획이 기밀로 분류된 까닭에 입증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살해하기 위한 일명 "참수 공격"과 같은 선제 타격이 최근 계획에 포함되는 등 (방어적 성격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는 찾아볼 수 없다. preemption=선제공격론은 임박한 공격에 선제 타격으로 대응한다는 내용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공격과 수비의 경계를 흐리는 개념이다.

선제공격론은 합법적인 자위권 행사의 정당성을 부여하기에 충분한 "임박성"이 어떤 것인지 정의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국제법적으로 특히 논란이 되고 있다. 이것은 전쟁 교과서에 나오는 가장 오래된 속임수의 하나로 실제로는 공격적인 선제 타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임박성의 개념의 범위를 자의적으로 넓게 잡는 것이다.

최근 작전 계획에 일명 "침수 공격"과 같은 선제 타격론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경우는 평양(북한 정권)의 반응이 지나치게 과민한 것이 아니다: 존 볼턴이 국가안보 보좌관으로 임용된 시점도 역시 북한이 핵무기 운반 수단을 완성 못 하게 막기 위해서라면 그와 같은 선제 타격이 정당화된다고 주장한 직후였다.

(이는 실제로는 자의적인 확대 해석임을 기억하자. 핵무기 운반 수단의 확보가 법적으로 선제 타격을 정당화해준다면, 미국을 포함해 핵무기 보유국을 누가됐건 공격할 수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의 선례는 분명히 북한의 계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부시 행정부는 잘 알다시피 선제 타격론을 지지하며 침공을 감행했지만, 침공의 근거가 되었던 주장은 사후에 거짓으로 판명 났다.

북한의 언론과 외교적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탓에 미국의 세계 여론재판에서 대북 선제 타격론을 효과적으로 맞설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써 김정은에게 군사 연습 중단은 말 그대로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
최근 작전계획에 일명 "참수 공격"이 포함되었다는 증거가 나오는 마당에 북한이 한미 합동 군사 연습을 순전히 방어적인 성격이라는 해명을 과연 믿을 수 있을까? | 사진 북한 조선중앙통신

종전 문제


미국과 남한이 적대적인 의도를 품지 않았다고 북한이 확신한다면 군사 연습을 크게 문제 삼지 않을 것이다. 양측이 서로 간에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게 되는 것은 바로 한반도 전쟁이 종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의 평화 제의를 미국 정부가 무조건 거부하는 것도 북한이 미국의 군사 행동은 모두 적대적 목적이 있다고 여기게 만든다. 평화를 거부한다는 것은 간접적으로 무력을 사용할 권리를 간직하겠다는 것으로 가장 불길한 시선으로 합동 군사 연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평화 협정에 미국이 반대하는 이유는 시간이 갈수록 진화해왔다. 냉전 시대에 가장 흔한 논거는 미국의 불개입과 평화는 베트남처럼 북한의 남한 점령을 허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소련 연방의 붕괴와 남한의 국력 신장, 번영 및 안정으로 인해 비현실적인 시나리오가 되었다. 그 시나리오로는 왜 합동 연합연습에 선제타격과 참수 작전이 포함되는지 설명할 수 없다.

가장 흔한 요즘 논거는 평화가 북한의 핵무기 추구에 정당성을 부여해 준다는 것이다. 그런 주장에는 법적 근거가 없다: 평화 협정을 체결한다고 해서 북한의 이러한 무기 개발을 금지하는 안보리 결의가 무효화되지는 않는다.

북한의 평화 제의를 미국 정부가 무조건 거부하면서 북한은 미국의 군사 행동이 모두 적대적 목적이 있다고 간주하게 된다.

또한 평화 상태는 미국이 (이란 핵 합의의) 대이란 정책에서 제시한 것처럼 (산업용) 핵 개발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당화 논증으로 말이 되는 유일한 해석은 워싱턴이 평화 협정의 전망을 당근이나 인센티브로 사용하여 북한이 핵 계획을 포기하길 원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규정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 선제공격을 위협하면서 평화를 협상 카드로 이용하는 것은 선의를 갖고 평화적인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는 유엔 헌장의 의무에 더해 국제 관계에서 위협이나 무력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무와도 양립하기 힘들다.

궁극적으로, 미국이 강제로라도 평화 협정을 체결하도록 북한이 할 수있는 게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 북한이 선택한 것처럼 보이는 다소 필사적인 접근 방식은 평화를 만드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을 미국이 내리기에 충분할 만큼 위협적인 핵무기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려는 것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합동 연습을 하는 것은 미국이 여전히 무력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일 뿐이다.
평화 협정만이 북한과 진정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 | 사진: 케빈 림/ 스트레이츠 타임스

신뢰 구축 문제


미국은 2005년 9.19 공동성명의 불가침 약속과 같이 평화 협정에는 못 미치는 낮은 단계의 안전 보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 문제는 낮은 단계의 안전 보장이 평화 협정보다 법적으로 덜 견고하기 때문에 신용 여하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 즉 합동 군사 연습의 실시는 신뢰 증대와는 양립되지 않는다.

평화 협정은 대체로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로 인식된다. 이 주제에 관해 가장 정통성을 인정받는 사람 중의 한 명인 라자 오펜하임은 "평화 조약 당사국은 평화 조약에 의해 해결된 문제를 전쟁 소재로 삼지 못한다는 법적 구속을 당한다."라고 말한다.

즉, 일단 두 나라가 전쟁 상태에서 평화 상태로 전환되면, 그들은 무력의 사용에 관한 평시국제법의 엄격한 요건을 충족시키는 새로운 정당성을 발견하지 않는 한, 서로간에 합법적으로 무력을 사용할 수 없다.

현대 국제법하에서 그들은 자위행위를 정당화하는 새로운 사태나, 무력 사용을 위한 안보리의 새로운 승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낮은 단계의 보장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올 수 있지만, 전쟁 상태를 분명하게 종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보장들로는 무력의 사용에 대한 평시국제법의 적용 가능성을 명확하게 회복하지 못한다.

만약 낮은 단계의 안전 보장이 법적 구속력을 지니지 않는 비공식적인 합의로 체결된다면, 그것들은 언제든지 파기될 수 있고 따라서 전적으로 신용 여하에 의존하게 된다. 조약으로 체결된다면 조약의 파기 조건은 조약법에 따라 통제를 받게 된다.

북한의 마음에 걸리는 것은 첫째 미국이 북한과는 가능하면 비공식적인 합의를 고수하는 경향이다. 둘째 가장 최근 이란 핵합의에서 보듯 미국의 힘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조약 파기에 대해 제재를 받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북한은 그들이 9.19 성명의 정신에 반하는 미국의 적대 행위라고 간주하는 것을 통해서 그간 많은 점수를 벌어왔다.

실제로 평화 협정에 못 미치는 안전 보장은 70년 동안 전쟁 상태였던 국가에 대한 신용 여하에 거의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물어야 한다: 그것을 "보장"이라고 부르는 게 적절한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역사적인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합의한 공동성명을 살펴보자. 합의문에는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두 나라 인민들의 념원에 맞게 새로운 조미 관계"를 주문하는 등 건설적인 신뢰 구축 조치 의사를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법적 구속력을 의식적으로 배제한 체 합의문이 결정되었기 때문에, 역으로 안전 보장이나 신뢰 구축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

북한은 9.19 성명의 정신에 반하는 미국의 적대 행위라고 간주하는 것을 통해 그간 많은 점수를 벌어욌다. 그 (적대행위) 목록에는 합동 군사 연습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거 말고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제 시험, 북한 화물선 나포, 미 국방성이 북한을 "불량국가"로 규정한 일, 유엔에서 북한 인권 실태를 지적하고 비난하는 것 등이 더해졌다.

북한 사람들이 전적으로 신용 여하에 의존하도록 강요함으로써 미국의 적대 행위로 인식되는 것들에 북한이 과민 반응하게 만들고 있다. 규모가 축소된 군사 연습조차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재개와 같은 협박으로 패러다임 전환적 대응에 나서도록 하고 있다.
김정은은 트럼프에게 "조미쌍방의 리해관계에 다같이 부응하고 서로에게 접수가능한 공정한 내용"의 합의를 제시하라고 선언했다. | 사진: 북한 중앙통신

나아가야 할 길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 ICBM 개발은 미국의 국가 안보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 되고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테스트 중단을 위한 합동 연습 중단은 평화적 해결을 바라보며 시간을 벌기 위해 치렸여야 한 작은 대가이다.

결국 트럼프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올바른 직관력을 갖고서 "더 이상 합동 연습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이후 변형된 형태로 연습을 반복하도록 허용한 것에 대해서는 그에 대해 같은 평가를 해줄 수는 없다. 그가 합동 연습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한 핵 회담에서 큰 진전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합동 연습을 일시 중단하는 것은 물론 일시적인 해법에 불과하다. 북한은 자국의 주요한 핵물질 생산시설의 해체와 검증과 함께 핵과 미사일 시험에 대한 공식적이고 영구적인 모라토리엄을 제공했다는 점에 주목하자. 그 대신에 북한은 전체의 절반도 안 되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만약 우리가 해당 (합동) 연습처럼 기본적인 것에 집착한다면 우리는 한치도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트럼프는 북한의 2월 제안을 거부하면서 "조미쌍방의 리해관계에 다같이 부응하고 서로에게 접수가능한 공정한 내용"의 대체제 합의안을 미국이 제시할지 연말까지만 기다리겠다는 김 위원장의 선언(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으로 이어졌다.

만일 그의 생각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그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을 재개할 공산이 크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선 당연히 군사 연습을 중단하는 것 이상의 조치가 필요하게 된다.

미국의 국가 안보를 향상하기 위한 이러한 모든 우회적인 기법에 대응하는 더 간단한 대안은 평화를 구축하는 동시에 적대적인 핵보유국을 상대로 한 무의미하고 위험한 전쟁을 끝내는 것이다. 닉슨은 중국과 화해할 수 있었다. 트럼프라고 북한과 화해하지 못하란 법은 없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우리가 해당 (합동) 연습처럼 기본적인 것에 집착한다면 우리는 한치도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제임스 프레트웰과 올리버 호담 편집

이미지: 남한의 국방부

포와로 탐정의 번역 © 무단복제나 전재를 금지합니다

원문 보기: Why the United States should suspend joint military exercises with South Korea

인기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