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5월 19일 토요일

왜 미국 미디어는 코리아 이야기를 잘못 전달하는가?

김계관 북한 외무성 1부상의 담화가 알려지자 단골손님(정치 평론가)들은 트럼프의 우쭐한 평화 이니셔티브는 줄곧 사기였다는 생각에 기쁨을 감추기 힘들어한다. 북미 정상회담은 물 건너 같다! 북한 사람들은 줄곧 속임수를 쓰고 있었고 "거래의 기술"자 트럼프는 속아 넘어가고 있었다. 만세! 만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Nicholas Kristof)에서 윌리엄 크리스톨(Bill Kristol)에 이르기까지, 축하 행사는 떠들썩하고 트위터 세상은 고소하다는 투의 무절제한 트윗으로 넘쳐난다. 마침내 대통령의 정적들은 "내가 뭐랬어, 꼴 좋다"라고 말할 근거가 생겼다.


꼭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내심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있다. 파티 참가자들은 잘못 판단했다. 언급한 전쟁 기생 세력들이 기뻐할 거리가 없다. 우선, 북미 정상회담은 미 국무부가 밝혔듯이 예정대로 간다. 미국은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 방문 채비를 갖추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게다가 실제로 서방 언론이 진리의 복음처럼 말하는 내용보다는 북한 사람들의 실제 성명을 읽는다면, 북한은 반대급부도 없이 일방적인 양보는 하지 않는다는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해진다. 누구도 북한이 일방적 양보를 하리라 생각하지도 않는다. 북한은 존 볼턴의 이름을 초들었다. "지금도 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다." 북한이 무아마르 카다피의 죽음으로 마감된 볼턴의 "리비아 모델" 소환을 비난하며 한 말이다. 또한, 북한이 경제 원조와 맞바꾸기 위해 자존심은 내팽개치고 보유한 핵무기를 포기할 거란 생각에 대한 거부감도 있다. 솔직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라고 알려진 베저스-블로그에서 근무하는 아나 피필드로서는 북한의 성명을 문자 그대로 수용하기엔 썩 충분하지 못하다.

"북한은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북미 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시점에 빠르게 골대를 옮기고 있다. 미국의 '일방적인' 핵무기 포기 주장을 멈춰야 하며 북미 대치 국면을 풀려면 리비아 스타일 해결책을 거론하지 말라는 주문이 그것이다."

골대를 옮기는 건 다름 아닌 피릴드 씨다. 그리고 그 골대는 김정은이 카다피의 운명을 수용하도록 강제하기 위해 세워진 골대도 아니다. 방금 전쟁에 패배하고 항복 조건을 협상하는 것도 아닌데 그 누가 일방적인 양보를 하겠는가. 북한이 말하는 내용을 왜곡하는 걸 보면 트럼프 시대 워싱턴포스트의 퇴행적인 언론 행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신문의 편집 목적은 트럼프 대통령을 나쁘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진실이 피해를 본다. 기사 제목 자체도 거짓이다: "북한 핵무기 포기를 강요하지 말라며 북미 정상회담 취소하겠다는 위협을 배가했다."고 했지만, 북미 정상회담 취소 위협을 "배가"한 것이 아니라 내 걸은 조건이 협소해진 것이다. 북한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며 다가오는 조미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 할 수밖에 없을것이다."

바로 거창한 "조건절"을 제외하더라도 조미 수뇌회담을 "재고려"하겠다는 말과 "그만두겠다"는 표현은 완전 내용이 다르다.

자, 제프 베저스가 트럼프 타도 목적의 십자군 전쟁에 무제한의 자원을 쏟아붓고 있는 워싱턴포스트가 그렇고 CNN 집단도 그렇다. 그들 무리에서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잘 알려진 자유주의자나 보수주의 매체의 소위 반개입주의 자들이 앞서 언급할 식의 허위 보도 행태에 동참하며 한바탕 비웃움 놀이에 빠져있는 광경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내가 이름을 밝히지는 않겠지만, 그들은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안다. 인간 전체의 운명보다는 하찮은 편견을 우선시한다는 건 특별한 종류의 차가움과 자기 중심성이 요구된다는 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한편으로 사람들은 소위 호전적인 트럼프 행정부의 반응으로 "화염과 분노"를 예고하는 또 하나의 트럼프 트윗을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 대신 미국은 이번 주 예정된 남한 공군과의 합동 군사 연습인 "맥스 썬더" 훈련에 B-52 폭격기를 제외하기로 했다. 왜냐면 북한은 역시 이에 대해 침묵을 지켰던 여느 군사 연습 때와는 달리 난리를 피웠는데 B-52는 핵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B-52의 예정된 등장이 남북 관리들이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인프라 원조 논의를 위한 예고된 후속 회담을 갑자기 중단하게 된 이유였던 것이 명백하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논평에서 미국의 "핵 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보장, 대화 분위기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지목하며 남북 고위급 회담이 중지된 명시적인 이유로 그 점을 지적했다.

아마도 남한 쪽의 강한 요구에 따라 실제 현장에서 훈련 과정을 주도하는 양국 단체 대표 사이에 "긴급회의"가 소집되었다. 양국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군사 당국 사이의 회의였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만나 1시간도 못돼 B-52 핵 폭격기를 배제하기로 합의했다. 존 볼턴은 그 결정에 만족할 수 없었겠지만, 볼턴이 쇼를 관장하지 않는다. 다만 비웃던 반대론자들은 우리가 그리 믿길 바랄 것이다.

한반도 평화 체제는 처음부터 DMZ를 사이로 남북한 사람들에 의해 추진됐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화해와 민족 공존에 기반을 둔 공약을 실천했다. 김정은에게도 같은 수준의 공을 돌려야 할 것이다. 김정은은 호감형은 아니지만, 아마도 한반도의 고르바초프일 수도 있다.

코리아 관련 허위 보도가 대량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들이 꼴사납게 대놓고 비웃는 광경은 우리가 미국의 정치 집단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말해준다. 나는 그 점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기성 권세가와 공모하는 부패한 협력자에 불과하다. 그들은 자신의 편협한 편견이 옳다고 확신하는 한 그들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비열한 인간 군상들이다. 

서방 언론에서 코리아 이야기가 유포되는 방식에서 이 나라의 부패한 언론을 보여주는 슬픈 이야기를 깨닫게 해준다. 기본적으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는 물론 텔레비전 네트워크가 전하는 코리아 이야기는 내 판단으로는 엉터리이다. 그들 매체는 전혀 사실이 아님에도 북미 회담이 사실상 끝난 것으로 허위 보도했다. 이러한 인식의 오류는 트럼프 장애 증후군 효과 탓이다. 정신 질환인 트럼프 장애 증후군에 걸리면 시사 문제에 대한 판단이 흐려지고, 우리 최고 경영자를 망신주는 의식에 동조하도록 환각 상태에 빠트린다.

북한의 거부감 표시는 대다수 보도가 성격을 규정하듯 급진적인 유형 전환이 아니라 단순히 지역 정서의 반영이다. 북한은 특히 "일방적인" 양보를 거부하고, 한국과의 공동 성명과 중국과의 공동 성명을 재확인한 것이다. 뉴욕타임스가 전한 공동성명의 내용을 보면 " 북한이 완전히 비핵화하면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북한에 일방적인 양보만을 요구할 게 아니라 안보 보장과 경제 개발 지원 등 북한의 밝은 미래 보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뉴욕 타임스는 북한 사람들이 볼턴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사이를 이간질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뉴욕 타임스는 미 행정부의 두 권력 기관 사이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기관의 수장이 최근 임명된 데다가 일각에서는 초반부터 라이벌로 간주한다. 뉴욕 타임스 사설은 워싱턴포스트보다 덜 노골적이지만, 행정부의 조직력이 무너졌다는 논조가 기사 전반을 관통하고 있다.

6월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다가옴에 따라 미국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사이 첫 회담이 예정대로 열린다. 역사적인 사건에 이런 종류의 자기 중심적 관점을 보이는 건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냉전 드라마의 배역을 맡은 고통과 지친 나날을 보내야 했던 한민족의 희망과 열망은 잊어라. 중요한 것은 폼페오와 볼턴의 역대급 권력 투쟁이다.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최대 외교 정책 이야기는 완전히 밑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독자들에게 큰 기대를 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급조된 한국 "전문가"의 등장도 의심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왜냐면 대부분 회의적 시각을 갖은 특수 이해관계 종사자들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언론 환경에서 당신은 매우 특수 이해관계자의 시각만 접하게 된다. 그 시각은 한민족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이라는 울타리 안에서의 미국의 이해관계이다.

한민족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북한의 성명서에 나오듯 그들에게 어떤 운명이 예정되어 있나? 그 운명은 어디에서 결정될 것인가? 워싱턴에서 결정될까? 아니면 한반도에서 한민족 스스로 결정할까?

아마도 싱가포르에서 결정될 것이다. 2016년 미 대선의 깜짝 승부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몇 가지 놀랄 만한 카드를 손에 쥐고 있을 수 있다.

포와로 탐정의 번역 © 무단복제나 전재를 금지합니다
원문보기:The Korea Story: Why Is the Media Getting It So Wrong? Antiwar.com

인기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