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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6일 금요일

라인하트 경고: 미국에 존재하는 신흥 금융 시장의 거대 부채 문제


서브프라임 버블이 터진 지 10년이 지난 지금, CLO=대출채권담보부증권 시장이 그 자리를 꿰차는 중인 것 같다. 금융 자산의 공급 확대에 중점을 둔 세계 경제는 시장 참가자와 정책 입안자들을 모두 '두더지 잡기' 글로벌 게임에 끌고 들어갔다.

2018년 상당 기간 금융 관련 보도 매체에서 거듭 등장하는 주제는 신흥시장 자산 등급의 위험성 급증이었다. 물론 신흥 경제라고 할 때 그 집단의 구성은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그들의(신흥 경제의) 국채 수익률이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이는 경기가 악화하고 있다는 일반적인 인식 속에서 해당(신흥) 시장에 대한 자본 유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고수익 회사채와 고수익 신흥 시장 국체 사이의 관계는 공고한 순행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 고수익 미국 회사채는 미국 경제 내부에서 존재하는 신흥 시장이었다(이를 USEM=미국의 신흥시장 부채라고 부르기로 한다). 그런데 올해 들어 둘 사이(고수익 미 회사채와 신흥 시장 국체 사이가) 진로가 서로 역행하는 모습을 보인다<표 1 참조>. 미국 회사채 수익률과 신흥 시장 국체 수익률의 동반 상승이 실패했다.


이런 차이가(상호 역행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 금융 시장에서 신흥 시장 채권의 투자 리스크가 과대평가되었는가? 즉 신흥 시장 수익률이 "너무 높다"라는 건가?
  • 아니면 저등급 미국 기업의 리스크가 저평가되고 있는가? 다시 말해 미국의 신흥시장 수익률이 너무 낮은가? (역주: 수익률과 위험성을 정비례)

미국 금리, 미국 달러화 강세, 세계 원자재 가격 등 글로벌 요인과 일부 대형 신흥 시장을 좀먹고, 특정 국가의 경제 및 정치 발전에 역행하는 여러 요인의 현재 추세와 주기를 종합해 볼 때 나는 후자 쪽이 맞는 해석이라고 본다.

세계적으로 여전한 저금리 환경 속에서 끊임없이 수익률 추구를 하다 보니 미국의 신흥 채권 시장 내에서 CLOs=대출채권담보부증권이란 형태의 상대적으로 새롭고 매력적인 수익원이 발견되었다. SIFMA=미국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에 따르면 '전통적인' 고수익 회사채 신규 발행은 2017년 정점을 찍으면서, 2018년 1~11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약 35% 정도 크게 줄었다. 신규 발행 활동이 대출채권담보부증권 시장으로 넘어가면서 거의 매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아울러 해당 시장의 미회수 증권은 급증했다. (CLO 발행 건수를 가늠할 수 있는 지수인) ‘S&P/LSTA 미국 레버리지 론 100 인덱스’는 2012년 최저치(도표 2 참조)에서 12월 초 약 70% 증가세를 보였고, 2018년 발행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흥 시장의 전문 용어를 빌리자면 미국의 신흥 채권 시장이 대규모 자본 유입을 견인하고 있다.

이들 대출채권담보부증권은 10년 전 서브프라임 위기의 토대를 제공한 주택담보대출(CDO=부채담보부증권)과 비슷한 점이 많다.

호황기에 은행은 대출을 패키지로 묶어 대차대조표상 리스크를 덜어낸다. 일정 시간에 걸쳐 은행이 그 후과를 감당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는 불량 대출의 급증을 부채질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CLO=대출채권담보부증권을 발행할 때 (주거래 은행이) 차입 기업을 물색해 기업체를 한데 묶어서 채권을 발행하기 때문에 볼륨이 커지고 채권의 위험성이 낮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이는 차입자에 대한 신용도 기준이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 발행 건수 중에 (부정적 전망이 딸린) ‘B-’ 등급 이하 기업을 말하는 ‘가장 취약한 연결고리(Weakest Links)’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2015년에 급증했다. 저신용 차입자에서 발생한 신규 발행뿐만 아니라 채권 증서상의 covenant=커버넌트=투자자 보호 서약(계약 조건 준수를 담보하는 조항, 따라서 채무불이행 위험을 최소화할 목적도)도 덩달아 느슨해졌다. 커버넌트 라이트(투자자 보호 서약을 간소화한) 채권 발행도 증가하고 있고, 현재 (채권회수가 않된) 미지급 분량의 80%가 커버넌트 라이트에 해당한다.

주택담보부증권의 전성기 때처럼 "자본 유입 문제"나 자본유동 주기에서 '노다지' 국면이 연상될 만큼 이런 형태의 채권(부채)에 대한 투자자 수요가 엄청나다. 시간과 장소를 달리하면서 지금까지 반복된 패턴에 따르면, 이런 금융위기의 씨앗은 항상 ‘(악성 대출이 생성될 당시인) 좋은 시절’에 뿌려진다. 미국 경제가 거의 혹은 완전 고용 상태이니만큼 요즘이 바로 좋은 시기다.

과거 경험상 자본 유입이 급증하면 대게 그 끝이 좋지 않다.여러 요인에 따라 호경기에서 불경기로 전환될 수 있다. 기업의 경우 부채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채무불이행 발생 확률, 담보물 가치 하락(예: 미국 셰일 산업의 경우 유가), 주식 가격 하락 등이 나타난다. 세가지 채무불이행 리스크의 원천이 모두 현저해짐에 더해 신뢰성 있는 보증도 결여되고, CLO=대출채권담보부증권 시장은(다른 많은 시장도 마찬가지로) 채권 대량회수 사태에 취약해졌다. 왜냐하면 주요 플레이어들이 약한 규제를 받는 그림자 금융 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잘 알려진 그림자 금융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곱씹어 볼 우려 사항으로는 그림자 금융의 중요성 증대와 다른 금융 부문과의 불투명한 유착관계가 있다. 물론, 은행이 아닌 자본 시장을 통하는 (공채·사채 등 채권 발행에 의한 자금 조달하는) 채권 금융의 장점도 거론되고 있다. 말하자면 재(再)융자, 부실채권 정리에 따른 충격이 2008~2009에 금융 위기 당시 발생했던 정도로 실물경제에 대한 신용 채널을 훼손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더욱이 주택담보부증권(CDO)의 경우(그리고 일반 주택시장)와 비교하면, 가계 대차대조표상의 익스포저 규모가 기업 부채 시장의 것과 비교해서 차원이 다르다.

서브프라임 거품이 터진 지 10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거품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다. 리카르도 카발레로, 엠마누엘 파르히, 피에르 올리버 구린차스가 적절히 규정했듯 이는 "두더지 게임"이라는 현상이다. 금융 자산의 공급 확대에 전도된 세계 경제로 인해 우리는 다음 거품이 어디서 튀어나올지 기다리는 글로벌 게임판에 끌려 들어갔다.

2007년 이전에도 몇몇 선진 시장에서 동시다발적인 주택 시장 붐이 일었듯이 CLO=대출채권담보부증권이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 발행된 CLO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신규 채권 발행이 급증했다(2018년에 거의 40% 증가). 일본 은행들이 필사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면서 구매자 수도 증가했다. 전염성이 있는 금융 네트워크는 이미 갖춰져 있다. 판이 깨지느냐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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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보기: Reinhart Warns: The Biggest Emerging Market Debt Problem Is In A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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