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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5일 수요일

아랍에미리트, 유조선 폭발 보도 후 뒤늦께 상선 4척이 '사보타주' 당했다고밝혀


오늘 페르시아만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12일 일찍 레바논의 친이란 위성채널인 알 마야덴은 걸프 소식통을 인용,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항구에서 보도로는 7척의 유조선을 겨냥한 연쇄 폭발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소재 공영 및 준관영 매체들은 알 마야덴의 보도를 따와 이번 사건에 간여 되었다는 선박 이름을 추후에 보도하였다.

알 마야덴에 따르면 이번 폭발은 일요일 아침 일찍 발생했으며 7척의 유조선이 완전히 전소되었으며, 소방관들은 여전히 불길을 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프레스TV가 덧붙인 것처럼 일부 소셜미디어 활동가들은 불특정 형태의 미국과 프랑스 항공기가 (푸자이라) 항구 상공을 비행했다고 말했다. 알 마야덴은 무엇이 폭발 및 화재의 원인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에이피 통신이 아랍에미리트 정부 관계자와 현지 목격자를 만난 뒤 "항만 폭발에 대한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면서 해당 보도를 사후 검증하려는 시도는 쓸모없는 것으로 판명 났다.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부인했다지만, 목격자들은 폭발이 일어났고 강조했고, 일부 언론에서는 더 나아가서 폭발로 타격을 받은 여러 유조선 건조 번호를 다음과 같이 확인했다.

  • AMJAD 유조선: 번호: 9779800
  • 마르주카 유조선: 번호: 9165762
  • 미라지 유조선 : 번호: 9394741
  • A.MICHEL 유조선: 번호: 9177674
  • FNSA10 유조선: 번호: 9432074

그러나 이를 두고 또 다른 가짜 뉴스로 신속하게 일축해버릴 수 있었겠지만, 일요일 늦게 아랍에미리트 외무부는 처음에는 아무 일 없었다며 부인한 이후에도 동부 해안에서 네 척의 상선이 사상자 없이, "사보타주 공격을 당했다."라면서도 사보타주의 성격을 자세히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음모 냄새가 짙어졌다.

앞서 오보였다던 보도에 신빙성이 더해진 것은 이번 사건이 호르무즈 해협 바로 외곽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연료 보급 센터 중 하나인 아랍 에미리트 푸자이라 (항구) 근처에서 발생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로이터 통신이 인용한 무역 및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12일에도 푸자이라 항구 업무는 탈없이 가동되었다.

국영 통신사 WAM은 성명에서 "상업 선박에 파괴 행위를 가하고 승무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위험한 사태로 간주된다."라고 밝혔다.

다양한 국적의 선박이라는 언급을 제외하고는 선박의 실체를 변별하지 않은 동 성명에서 이번 사건으로 유출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는 이번 공작에 대해 어느 국가나 다른 주체도 비난하지는 않았다.

아랍에미리트 관리들은 이번 사보타주의 성격에 대해 자세한 언급을 피하거나, 누구 소행인지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동 성명에서 (푸자이라) 항구 내부에 사건 발생 여부를 부인했고,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했으며, 국제 당국자와 협조하에 조사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제사회는 국제 안전과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해상 안보와 안전을 해치려는 어떤 주체의 시도도 미연에 방지할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사보타주" 공격이 지역 분쟁을 고조시키기 위한 거짓 깃발(False Flag) 도발일 수 있다는 추측을 낳게 된 것은 이번 사건의 발생 와중에 미국이 선박들에게 "이란 또는 이란의 프락치들이 이 지역의 해상교통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고 경고했고, 미국이 항공모함과 B-52 폭격기를 페르시아만에 배치한 와중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이란은 미군의 페르시아만 주둔을 위협이라기보다는 '표적'라고 불렀다.

또한 이번 사보타주 사건 발생 직전인 9일 미 해병대 당국은 이란이 상업용 해상 교통을 겨냥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미 해병대 당국은) 동 경고문에서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겠다고 위협한 이란 및/또는 그 지역 프락치들이 미국과 석유 생산 인프라를 포함한 파트너들의 이익에 반하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켜졌다"라고 밝혔다. "이란 혹은 이란의 프락치들은 석유 탱크를 포함한 상업용 선박을 표적으로 삼거나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 페르시아만의 미군 선박을 표적으로 삼아 응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란은 정말로 '상업용 선박'을 표적으로 삼았다거나 아니면 누군가가 이란으로 가장하고 상업용 선박을 표적으로 삼았으며, 그런 공작의 목적 달성에 실패했고 그 결과 즉각 사건 발생 여부를 부인했다? 애초 폭발에 7척의 유조선이 간여되어 있다는 보도의 당사자가 이란이었는데도?

확실한 정답은 없겠지만, 이란의 한 고위 국회의원이자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위원장인 헤슈마톨라 팔라하트피셰는 일요일 후자이라 항구에서 발생한 폭발사고에 대해 "페르시아만 남부의 보안은 유리 같다"고 말했다.

푸자이라 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약 140km(85마일) 떨어진 곳에 있으며, 전체 원유 거래의 3분의 1이 이 항구를 통한 해상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항구 시설은 원유 저장 및 운송을 취급하며 일반 및 대량 화물도 취급한다. 이 시설(푸자이라 항)은 페르시아만, 인도 아대륙, 아프리카 운송 경로를 커버하는 전략적인 위치라고 판단된다.

미국은 일부 국가에 대한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제로로 줄이길 원한다고 밝히고, 이달 들어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조치로 일부 국가의 이란산 원유 매입을 허용하는 면제 조치를 없앴다. 이란은 석유 수출이 중단되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아랍에미리트의 걸프 아랍 동맹인 바레인은 푸자이라 사건을 "위험한 범죄 행위"라고 묘사하며 명백히 사보타주라고 밝히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사건이 전혀 없었다고 밝히는 이상한 상황도 전개되었다.

이러한 기괴한 보도와 그에 따른 공식적인 부인에 따라, 실제로 폭발이 있었는지, 유조선들이 표적이 됐는지, 배후가 누구였는지, 그리고 바로 이 "위험한 범죄자"의 사보타주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는 여전히 불명확하다.

이 혼란은 이번 주 초 사우디 아라비아의 주요 석유 선적 터미널인 얀부 항을 뒤흔들었던 여러 차례의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던 것과 유사하다. 얀부 항은 정유 시설, 플라스틱 시설, 그리고 여러 개의 다른 석유 화학 공장들이 들어서 있다. 그러나 일요일처럼, 폭발 이유나 사상자 발생 여부에 대해 보도는 결핍되어 있다.

현 순간까지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어떤 단체나 개인이 폭파 책임을 자신의 소행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포와로 탐정의 번역 © 무단복제나 전재를 금지합니다

원문 보기: UAE Says Four Commercial Ships Targeted By "Sabotage" After Reports Of Tanker Explosions

2018년 7월 26일 목요일

미국이 무슬림에 대해 신경 써 줄라치면 미국인들은 수백만 살육을 멈췄을 것

트럼프의 여행자 금지 조치가 미치는 대상 국가는 이미 오바마 대통령이 표적으로 삼은 국가이다. 이 조치는 "대상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제국주의 정책의 연속성을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이다." 국무성의 "반대파"들의 성명에는 "세계 평화를 성원하는 단어는 일절 없을 뿐만 아니라 다른 민족의 주권에 대한 일말의 존중심도 없다."

"2001년 이후 전쟁 특히 무슬림과의 전쟁은 일상화되었다."

2017년 2월 2일 "인포메이션클리닝하우스" - "블랙아젠다리포트" ―미 국무부 직원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시적인 이민 금지 행정명령에 항의하는 연판장에 서명했다. 이는 현 행정부의 여러 정책에 대한 내부자 반대의 가장 극적인 표현이다. 행정명령은 7개 주요 이슬람 국적 사람들이 미국 영토에 발붙이지 못하게 막는 법안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직원이 18,000명인 미 국무부의 반기가 절정이었던 또 다른 사례는 작년 6월에 있었다. 당시 51명의 외교관은 시리아 정부 바샤르 알 아사드에 대한 미국의 공습을 촉구했었다.

그러나 이란, 이라크,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예멘 등에서 수백만 명이 살해되고, 그 나라 사람들을 실향민으로 만든 미국의 전쟁과 경제 제재에 대한 반대 의견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되레 지난 여름 외교관들의 "항거"는 시리아 상공에서 러시아와의 대결을 위해 힐러리 클린턴과 전쟁 추구 매파로 가득찬 그녀의 "빅 텐트"에 합류하도록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압력 행사가 목적이었다. 반면 이번 국무부 직원 사이에 지금 회람되고 있는 연판장은 "핵심적 미국 가치와 헌법 가치"를 옹호하고, "미국인에 대한 선의"를 지키내며, "외국인 여행자 및 유학생으로부터 나오는 재정 손실에 따른 미국 경제에 미칠 잠재적 피해"를 방지하자고 주장한다.

어느 연판장에서도 세계 평화에 대한 지지의 말이나 다른 민족의 주권에 대한 일말의 존중심도 찾아 볼 수 없다. 그런 것들은 아마도 현재 "핵심적 미국 가치와 헌법 가치"가 아니며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던 까닭이다.

지난 여름 외교관들의 "항거"는 시리아 상공에서 러시아와의 대결을 위해 힐러리 클린턴과 전쟁 추구 매파로 가득찬 그녀의 "빅 텐트"에 합류하도록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압력 행사가 목적이었다.

역설적이게도 미 국무부의 "반대의견수렴채널"은 "평화"가 인기를 얻었던 미국 역사상 드문 순간 중 하나였던 1971년에 수립되었다. 1971년 당시는 패전한 미국의 전쟁 기계가 마지 못해 월남 괴뢰 정권에 대한 지원을 줄이기 시작하던 무렵이다. 당시 많은 미국인들과 미국 정부의 귀화 시민은 최소한 400만 명의 동남아시아 인의 희생을 대가로 일궈낸 베트남 사람들의 승리로 인해 도래하기 시작한 "평화"에 대한 공을 인정받길 원했다. 그러나 그 시절은 지나간 지 오래다. 지금은 실질적 "핵심적 미국의 가치" 중 최고로 꼽히고 있는 무슬림 반대 전쟁은 미국에선 2001년 이래로 일상화되었다. 너무 많은 미국인의 증오심이 무슬림을 향하고 있는 관계로 민주당과 기득권 공화당 사람들은 러시아를 미국 대중의 심리 속 "증오 영역"안에 가둬 두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공식 재가가 떨어진 두 가지 증오 극장은 물론 상호 연관되어 있다. 특히 미국의 시리아 진격전을 러시아가 가로막아 선 이후로 그렇다. 미 제국의 보병 역할로 이슬람 지하디스트를 투입하려던 미국 정부의 수십 년 전략을 망가뜨리는 결과가 된 까닭이다.

미국은 언제나 제국 건설 프로젝트였다. 조지 워싱턴은 이를 두고 "신생 제국"이라고 불렀고 토머슨 제퍼슨은 "확장하는 제국"을 추구하면서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 준주(準州)를 매입했다. 브로드 웨이 버전과는 반대로 진짜 알렉산더 해밀턴은 미국을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제국"으로 생각했다. 세계 200만 백인 정착민(그리고 50만명의 아프리카 노예)의 식민지 전초 기지는 세계의 다른 백인 유럽 제국과 경쟁하기 위해 자체적인 무한한 통치권을 모작(模作)하기 위해 영국과의 관계를 단절했다. 오늘날 미국은 모든 (신)식민주의자들의 어머니이며, 그 어머니의 장갑 치마 아래에서 노소를 가릴 것 없는 이전 시대의 전 연령 대에 걸친 제국주의자들이 모였다.

"미국은 언제나 제국 건설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미국의 약탈적 성격과 신화적인 자기 이미지 사이의 거대한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거대 하이퍼 제국은 정반대의 가면을 써야만 했다. 바로 세계 야만에 반대하는 자비롭고, "예외적인", "불가결"의 보루가 된 것이다. 따라서 야만인들은 발명되고 육성되어야 했다. 1980년대 미국과 사우디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세계 최초의 지하드 네트워크를 창설했던 것처럼, 뒤를 이어 세속주의 "야만족" 국가인 리비아와 시리아에 투입하기 위해서 말이다.

현대 미국 관료 집단은 걱정스러운 야만족 국가를 "관심 국가 또는 관심 지역"이라고 부른다. 이 문구는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2015년 테러리스트 여행 방지법에 따라 7개 대상 국가를 지정하는 데 사용된 언어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의 현행법을 활용해 해당 국적의 여행자를 금지하는 자신의 행정 명령의 기초로 삼았고 단지 시리아만 특별히 거명했을 뿐이다. 따라서 작금의 혐오증은 해당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제국 정책의 연속성을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이며, 강조하자면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그 태양은 오래된 브리타니아 상처럼 미국 제국에는 결코 해가 지지 않는다.)

제국은 절멸의 위협에 의해 뒷받침되는 무기 및 강제 경제 제재를 통해 스스로를 보존하고 확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제국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죽이고 희생자 중 극소수는 제국에 대한 그들의 개별 가치에 기초하여 미국 국경 내에서 피난처를 구하게 된다.

"거대 하이퍼 제국은 정반대의 가면을 써야만 했다. 바로 세계 야만에 반대하는 자비롭고, "예외적인", "불가결"의 보루가 된 것이다."

유엔 난민 고등 판무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의 인종 차별적 행정 명령은 약 2만명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에 약 5만명의 리비아 사람을 살해했다.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민간인 단 한 명의 생명도 앗아갔다고 인정하지 않는다.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은 그가 시리아를 상대로 지하디스트 기반 전쟁을 시작한 이래로 그해에 사망한 50만 명의 시리아인에 대한 책임이 있다. 미국이 1980년대 이란과의 전쟁에서 이라크를 지원한 이후 7개 대상 국가의 인구에 가한 총 사상자는 4백만 명에 달한다. 이는 2년 전 미국이 동남아시아에 가한 홀로코스트의 사상자 수보다 크다. 바로 그 시절에 미 국무부는 최초로 '반대의견수렴채널'을 수립했다.

그러나 평화 운동은 어디에 있는가? 자기 스타일을 가진 "진보주의자들"은 난민의 파도를 일으키는 학살을 중단하는 대신에 공격 대상이 된 "관심 국가들"을 악의적으로 묘사하는 끔찍한 의식에 참여한다. 이 과정에는 색으로 구분하는 미국의 인종주의와 이슬람 혐오 역사가 자리하고 있다. 그러니 이 제국의 시민들은 미국이 성토하는 인구의 극소수만 점유한 지위를 젠체하며 수용해야 하기 때문에 세계 유일의 "예외적인" 인간이 된 것을 자축하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인류는 미국의 민낯을 보고 있으며, 심판이 있을 것이다.

포와로 탐정의 번역 © 무단복제나 전재를 금지합니다

↪️영문 원문 보기: If U.S. Cared About Muslims, They Would Stop Killing Them by the Millions Information Clearing House

2018년 6월 23일 토요일

다시는 김정은을 미치광이라고 부르지 말라

싱가포르 정상 회담이 끝난 이후로 북한 지도자를 비합리적이라고 말한다면 단순히 잘못된 정도가 아니라 위험한 일이다.

싱가포르 정상 회담은 장시간의 극장 관람이었고 전형적인 트럼프식 퍼주기였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본질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엔 도널드 트럼프는 북한 사람들의 실체가 없는 실천 약속의 대가로 (남한 정부에 통보도 하지 않은 체) 충동적으로 남한과의 군사 연습 중단을 제시했다. 자칭 협상의 대가가 이런 식으로 계속 거래를 성사시킨다면 평양에 트럼프 타워가 들어서기 전에 호놀룰루에 김정은의 힐튼이 들어설 것이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나온 가장 중대한 변화는 김 위원장의 변신이었다. 이제까지 김 위원장은 비밀스럽고, 다소 익살스럽고, 다분히 살기등등하고, 비이성적인 "은자의 왕국"의 지도자에서 일정한 명망을 갖춘 신중하고 진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지도자로 탈바꿈하였다. 뉴욕타임스는 북미 정상회담 전날 공개한 "김정은 이미지 변화: 핵 미치광이에서 재간 있는 지도자로"란 제하의 기사에서 이런 견해를 완벽하게 담아냈다.

뉴욕타임스 기사는 미국은 적들을 비이성적이고, 제정신이 아니고, 기만적이고, 위험한 일을 도모하거나, 자멸적이거나 단순한 얼간이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려주지 김에 대해선 별로 알려주지 않는다. 경험 많은 노련한 미국의 관리들이나 학식 높은 학자들조차도 다른 나라와의 외교적 갈등을 이해관계 혹은 정치적 가치의 충돌로 보지 않고 인격의 결함, 편집증, 혹은 현실에 대한 왜곡된 견해의 발현으로 보기 십상이다. 김 위원장 가족은 미치거나 비이성적인 적이 없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70년 동안 권력을 유지해 왔다.

적을 미치광이 취급하는 미국의 이러한 경향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미국인들은 러시아 볼셰비키 지도자들을 비이성적인 광신자로 여겼다. 에드워드 랜싱 전 미 국무장관은 볼셰비키 이데올로기를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흉측하고 끔찍한 내용”이라고 표현했다. 1960년대 딘 러스크 국무장관은 중국을 “공격적인 오만함과 스스로에 대한 집착의 결합체”라고 규정한 뒤 “중국의 행동은 세상과 삶 자체를 공상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중공 지도부의 행동만큼이나 난폭하고, 화를 잘 내고, 고집 세고, 적대적이다.”라고 주장했다. 1970~1980년대 미국의 강경론자들은 소련 지도자들이 인간 생명의 가치를 충분히 중시하지 않기 때문에 소련의 주요 도시를 모두 파괴하고, 소련사람 수천만 명을 죽이더라도 그들이 핵전쟁에서 "싸워 승리"하는 일을 저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사례를 들자면 미국 전문가들은 사담 후세인이 비이성적이고, 저지하기 어려운 연쇄 침략자라면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정당화했다. 이란 전쟁 찬성론자들은 테헤란 신정 정권에 대해서도 유사한 주장을 하고 있다. 제임스 울시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한때 이란 지도자들을 “대량학살 미치광이”들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었다. 뉴욕타임스 칼럼리스트 브레트 스티븐스는(Bret Stephens, 당시 월스트리트 저널 소속) 이란을 "순교에 집착하고, 비서구 문화권"이라고 묘사하며 예방 전쟁을 정당화했다. 미국기업연구소의 마이클 루빈(Michael Rubin)은 누구도 능가할 수 없는 주장을 했다. 그는 이란 지도부는 핵 보복 공격을 당하더라도 이슬람 권익은 지킬만한 가치 있다고 믿기 때문에 (핵 전쟁) 억지력이 작동할 수 없다고 말한다. 아야톨라는 그가 이슬람 전파에 도움이 된다면 핵 공격으로 죽거나 이란이 파괴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많은 미국인은 국제 테러리스트를 정신 장애가 있고, 비합리적인, 기만적이거나, 단순히 미친 개인으로 간주하지, 그들을 정치적으로 동기 부여되고, 계산적이며, 정치적 목표를 실현할 최상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믿음에 따라 (자살 폭탄을 이용하는 등) 특정 전략을 채택하는 합리적인 주체로 보지 않는다. 일부 개별 테러 행위자들은 실제로 전적으로 허구적 신념에 따라 움직였을 수 있지만, 그들 단체와 지도부를 단순히 미치광이로 매도하는 것은 그들이 보유한 강한 저항력, 전략적 행동, 적응력을 과소평가하는 일이다.

어떻게 보면 견문이 넓은 미국인들도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놀랍지도 않다. 미국만이 유일하게 고결하고, 예외적이고, 현명하고, 사심이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외교정책은 모든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정책에 반대하고 미국 정책의 동기에 대해 의문을 품는 이들은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 취급하기에 십상이다. 미국의 적이 제정신이고 합리적이며 식견이 있다면 우리 목표의 숭고함을 틀림없이 인식하고 우리의 이니셔티브에 투신하리라 생각한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9.11 테러 이후 "우리 미국 사람들이 좋은 사람들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우리를 얼마나 싫어했는지 알고는 매우 놀랐다"고 인정했다.

불행하게도 미국인들이 적들은 원래 비이성적으로 타고 났다고 생각하는 경향 때문에 많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 첫째, 만일 적들이 정말로 비이성적인 미치광이라면 그들은 미국의 우월한 군사력에 겁을 집어먹지 않는다는 의미이므로 미국의 통상적인 억지력 전략은 그들에게 통하지 않을 것이다. 그럴 경우 예방 전쟁이 보다 매력적인 옵션으로 부상할 것이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바로 정확하게 이런(예방 전쟁) 사례였다. 이는 또한 미국의 매파들이 최근 이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처방전의 핵심 사항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해 대북 군사 타격을 선호하는 이들 역시 최근까지 김에 대해 이와 유사한 주장을 펴왔다. (김이 최근에 "미치광이"에서 "정치가"로 변모하기 이전에)

둘째, 적들의 행동을 비이성적인 행태 탓으로 돌리면 그들의 행동 이면에 있는 진짜 이유를 보지 못하게 된다. 미국인들은 종종 북한과 이란, 리비아 등의 국가가 추구하는 대량 살상무기가 일종의 제멋대로 일탈이거나 혹은 악의적인 의도 때문으로 본다. 이런 시각으로 볼 때, 북한과 같은 가난한 나라가 핵무기 개발에 막대한 자원을 투자하는 것은 미친 일이며 김 위원장 가족이 얼마나 기괴하고 편집증적이면서 위험한지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나라들도 모두 외세의 침략을 걱정할 합당한 이유가 있다. 그런 까닭에 그들도 믿을 만한 억지력을 추구할 일부 근거가 있다. (절대 강자 미국이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수천의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왜 훨씬 약한 이들 국가가 핵무기를 유용한 보험 정책으로 여기는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김 위원장의 경우 핵무기 보유는 미국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매우 좋은 방법이었음을 입증했다.

셋째, 만일 어떤 적이 미쳤거나, 비이성적이거나, 혹은 터무니없이 잘못된 정보에 빠져있거나 한다면 그들이 당근이나 채찍, 혹은 합리적인 논쟁에 사리에 맞게 대응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상대방이 비이성적이고, 심하게는 이성적 사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면 정상적인 외교는 시간 낭비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미친 사람이나 미친 정권과 얘기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적의 비합리성을 과장함으로써 긍정적인 외교 협상 시도는 말할 것도 없고 협상 타결 가능성조차 고려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

우리가 비이성적인 행동이라 간주하는 것에 관해 얘기할 적에 미국인들은 스스로 좀 더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적들을 비이성적이고 무모한 존재로 간주하길 좋아한다. 그러나 우리나 우리 자신들 역시 그간 미친 행동을 적지 않게 해 온 과오가 있다. 합리적인 사람들은 예를 들어 NATO 확장의 순 비용과 이익에 대해 의견을 달리할 수는 있지만, 미국이 모스크바와의 관계를 심각하게 손상하지 않으면서도 나토의 동진을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상당히 미친 짓이다. 그러나 동진 찬성론자들은 러시아 정부가 반대하지 않는다거나 아니면 러시아의 반대는 진정성이 없다거나 근거가 미천하다는 주장을 고집한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이라크에) 안정과 번영, 친미 민주주의를 가져다줄 것이며 역내 전역에 민주주의 바람을 촉발하리라는 생각은 긍정적인 망상이었다, 그러나 많은 현명한 사람들은 2002년과 2003년에 그런 주장을 또다시 펼쳤다. 무하마르 카다피 전복이나 "아사드는 사라져야 한다"는 요구는 리비아나 시리아를 막론하고 약이 된다는 생각은 똑같이 어리석은 일이었지만, 고위 관리들은 자신들은 그렇게 되리라고 확신에 차 있었다. 그리고 같은 짓을 계속 반복하면서도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 광기를 정의한다면, 미국 정치 및 군사 지도부의 "합리성"에 대해 미국의 아프간 정책은 당신에게 무엇을 알려주고 있나?

마지막으로 경시할 수 없는 게 있다. 하루도 뻔한 거짓말 없이 (혹은 여러 거짓말) 그냥 보내지 않는 대통령에 대해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는 우리 우방국 지도자에게 단지 한 번에 그치지 않은 반복적인 모욕 행위이다. 또한, 대통령은 자주 일의 진행 방향을 변경해서 우방이든 적국이든 오늘 합의가 내일 준수될 것인지 자신할 수 없다. 나는 다른 일부 비평가와는 다르게 트럼프 대통령이 미쳤다거나 치매 초기 단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자기애적 성격 장애에 대한 임상 전문의의 설명을 보니 조금 걱정스럽긴 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의 활약상을 토대로 판단컨데, 왜 주요 세계 지도자들이 트럼프과 같은 변덕스럽거나 복수심에 가득 찬 지도자에 대해 수용적이거나, 달래러 하거나, 비위를 맞추려 하거나, 타협할 이유가 없다고 결론 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김정은은 트럼프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보다 그를 무시함으로써 존경심을 더 많이 얻는다는 것을 입증한 듯이 보인다. 다른 지도자들도 같은 결론에 이르면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덜 기울일 것이고 대신 서로 협조 체제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이 시점에 그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그렇게 안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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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원문 보기: Never Call Kim Jong Un Crazy Again FOREIGN POLICY

2018년 6월 4일 월요일

이란의 달러 퇴출은 미국에 큰 타격: 이게 왜 중요한 문제인가?

(안티미디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개 이슬람 국가에 대한 여행 금지 조치를 취한 후, 이란 정부는 "재무 및 (외환) 통계 보고서에서 이란의 기준 통화"였던 달러 사용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발리올라 세이프 이란 은행 총재는 1월 29일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그런 결정 내용을 공표하였다. 이번 변경은 3월 21일에 발효되며 모든 공식 재무 및 (외환) 통계 보고서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단위 이란 제재 이후 달러 거래의 난맥상이 나타났고 이런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고 세이프는 말했다. 그러나 다른 통화를 놓고 보면 "우리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도미닉 더들리가 포브스지에 게시한 기사는 이란의 이번 행보가 "트럼프가 최근 발표한 '무슬림 금지령'을 비추어 볼 때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란 국민도 현재 미국 정부가 발표한 (여행 금지) 행정 명령에 포함되었고 이란 정부는 미국 시민에 대해 비자 발급을 중지하겠다고 공언했다.

더들리는 1975년 이후로 "트럼프의 금지 명령에 포함된 나라 출신 시민에 의한 테러 공격을 당해 사망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 반면, "9/11 공격에 관여된 테러리스트 19명 중의 15명의 출신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국가는 금지 국가 목록에서 제외되었다고 지적했다.

이란이 타국과의 교역에 사용되는 본위화폐로 미국 달러화 사용을 중단하기로 했지만, 이란의 최고 수출 품목은 원유이다. 세계 시장에서 원유는 주로 미국 달러로 구매하고 판매된다. 이번 회계연도 이란은 원유 판매로 410억 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한다. 아랍 에미리트와 중국과 같은 국가가 이란산 원유의 최대 고객이다. 이란이 미국 통화에 의존하지 않고도 환전할 수 있을지 여전히 불확실하다. 더들리는 환위험 및 환율 변동성이 가중되면 이란 당국이 풀기에 복잡한 문제가 될 공산이 크다"고 지적한다.

이게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슬림 금지"에서 제외된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1970년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으로부터 군사 지원을 받는 대가로 원유 결제 시 달러를 기준 통화로 유지하는 동맹을 맺기로 리차드 닉슨 대통령과 합의했다. 원유 거래에서 달러를 기준 통화로 수용한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여타 석유수출국기구(OPEC) 블록에 포함되는 이란 및 11개 중동 국가와 아프리카, 남미 국가들이다.

세계 석유 생산량의 73%를 보유하고 있는 OPEC 국가들은 세계 석유 생산의 42%를 차지한다. 미국의 영향력이 발휘로 인해 미국 달러를 기준 통화로 사용하게 되면서 미국이 달러를 "세계 준비 통화"로 존속하고, 미국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으로 타격을 받지 않도록 예방해주는 버팀목이 되었다.

이란이 이러한 합의에서 탈퇴하기로 결정은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미 달러에 위협이 되기에 미국 정부는 이란의 행보에 대처하기 위한 단호한 조처를 할 수밖에 없다. 이란은 통틀어 OPEC 국가의 석유 매장량 중의 13%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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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원문보기: Iran Officially Ditched the Dollar in Major Blow to US: Here’s Why It Matters

2018년 5월 29일 화요일

나치 선동꾼을 전쟁 범죄자로 기소한 뉘른베르크 재판소와 미디어의 역할

지금도 계속되는 미국의 중동 침략은 현대 사회 안에서 대중 매체의 역할에 대한 가장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이라크 침공의 길목에서 미국 언론은 이라크 공격을 위해서라면 거짓말, 왜곡, 반 진실에 기초한 부시 행정부의 주장을 무 비판적으로 내보냈다. 보도 매체는 대규모 반전 시위에 관한 뉴스를 전혀 보도하지 않을 정도로 모든 비판적인 견해를 사실상 배제했다. 또한, 백악관과 국방부의 선전과 배치되는 그 밖의 사실 뉴스도 마찬가지다.

매체의 목표는 분명하다. 여론을 조작하고 허위 정보를 유포함으로써 미 정부의 전쟁 정책에 반대하는 미국 내 수천만의 미국 사람들을 작고 무력한 소수자로 각인하기 위함이다.

지금은 큐 신호가 떨어진 듯 순종적인 미국 매체는 시리아에 관심을 돌렸다. 미군의 다음 표적임이 분명하다. 백악관과 국방부의 초점이 북한이나 이란으로 옮겨져야 한다면 그들 정권이 제기하는 미국 국민의 안전에 대한 위중한 위협에 대해 보도하기 시작할 것이다.

미국 미디어에는 중동의 정치적, 사회적 현실에 관한 진지한 분석이 거의 없다. 미국 미디어는 전통적으로 "제4 계급"란 이름에 걸맞는 비판적 장치를 수행하거나 대중을 교육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일말의 책임은 포기한 지 이미 오래다. 예로 감시견 기능이나 정부의 권력 남용과 사실 변조에 대한 견제 기능이 없다. 대신에 미국의 지배 계급이 할당한 기능을 노예처럼 실행에 옮긴다. 바로 미국 대중을 혼란스럽게 하고, 공포에 떨게 만들고 협박해서 워싱턴 우파 도당의 반동적인 계획에 저항할 여지를 줄이는 역할이 미디어에 할당된 기능이다.

텔레비전 네트워크와 주요 신문은 미국에서 수천만 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뉴스와 정보의 주요 원천이다. 그러나 이들 공공 자원은 거대 기업의 손에 맡겨져 있고 그들의 이익과 재산을 방어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엄청나게 부유한 개인들이 장악하고 있다. 수천 명의 시체 혹은 필요하다면 수백만 명의 이라크인, 시리아인, 이란인 등은 미디어 억만장자들의 입장에선 미국의 군사 및 경제적 세계 지배력을 달성하기 위해 지불해야 할 작은 대가에 불과하다.

그런 관계로 미국 미디어는 이라크에서 수행되었던 범죄 사실 전후에 액세서리가 되었고, 그 밖의 중동이나 전 세계 사람을 상대로 한 미래 범죄에도 액세서리가 될 뿐이다. 황폐해된 이라크 도시와는 동떨어진 잘 차려진 중역 회의실에 앉아 있는 미디어 거물들은 그런 혐의에 절대 직면하지 않는다고 믿을 것이다. 그러나 그와는 반대의 역사적 선례나 유사 사례가 있다.

뉘른베르크 선례


선전과 선동꾼의 역할이 2차 세계 대전 이후 나치당 지도자들을 심판하기 위해 소집된 뉘른베르크 전쟁 범죄 재판소에서 비중 있게 다뤄졌다. 연합국 정부가 조직한 기관인 전범 재판소는 전범 국가의 지배 계층에 대한 최종 분석을 제공한다.

그렇긴 하지만, 미국 검찰은 대학살 관련 반세기 동안의 국제 경험에서 기인하는 민주적 법리를 내세웠다. 침략 전쟁의 계획과 개전은 범죄 행위에 해당하며 선전 노력을 통해 그런 전쟁 준비를 도운 자는 전투 계획을 작성하거나 군수품을 제조한 자 만큼이나 죄가 인정된다.

나치 신문과 라디오 선전의 주요 책임자였던 한스 프리츠셰에 대한 공소 제기는 특히 의미심장했다. 프리치셰는 1900년 베스트팔렌 보훔에서 태어나 1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군대에서 복무했고 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했지만, 학위없이 대학을 그만두었다. 그는 나치를 포함한 우익 "국가"당을 지지하는 신문사 체인인 휴겐 버그 프레스에서 언론인으로 근무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하였다.

프리츠셰는 1932년 9월 정치 사건을 논하는 "한스 프리츠셰가 말한다"라는 주중 프로그램에서 라디오 논평을 시작하였다. 같은 해 프란츠 폰 파펜 정권은 그를 정부 기관인 무선[라디오] 뉴스 부장으로 임명했다. 프리츠셰는 대개 나치주의에 동조했지만, 나치당의 당원은 아녔다.

히틀러 교도들은 라디오를 중요한 선전 도구로 보았다. 나치가 정권을 잡던 1933년 1월 30일 저녁에 장래에 대중계몽선전부 장관이 되는 요제프 괴벨스의 밀사 2명이 프리츠셰를 예방한다. 프리츠세는 모든 유대인과 나치당에 가입하는 것을 거부한 모든 사람에 대한 즉각적인 해고를 포함하여 괴벨스에 의해 설정된 특정 조건을 거부했음에도 무선 라디오 부서의 책임자로 남아있을 수 있었다.

뉘른베르크 법정은 프리츠셰에 대한 공소제기에서 이렇게 밝혔다: "프리츠셰는 당시 현존하던 국가사회주의 연합 정부였던 나치당 시절에 라디오 방송을 제작했으며 그는 나치당을 지지했다."

1933년 4월 괴벨스는 프리츠셰를 개인 방문했을 때 1933년 5월 1일 자로 새로 설립되는 대중계몽선전부 관할하에 무선 뉴스 서비스를 배정하겠다는 결정을 프리츠셰에게 알렸다. 첫 회동 결과에 만족한 괴벨스는 두 번째 회동 자리를 마련하고 그 자리에서 프리츠셰는 무선 뉴스 서비스를 "개편하고 현대화"하기 위해 단행한 조치를 괴벨스 선전부 장관에게 알렸다. 그 조치에는 유대인 직원을 해고하는 내용도 담겨있었다.

"괴벨스는 곧바로 독일 선전부의 통제하에 독일의 모든 뉴스 서비스를 재편성하고 현대화하기를 원한다고 프리츠셰에게 알렸다. ... 그는(프리츠셰) 괴벨스의 정신이 깃든 무선 뉴스 서비스의 재편을 마쳤으며, 1933년 5월 1일에 나머지 직원들과 함께 대중계몽선전부에 합류했다. 같은 날 프리츠셰는 국가사회주의 독일 노동자당(나치당)에 합류하여 지도부에 대한 전형적이고 조건없는 충성을 맹세했다."

선전부에 들어선 프리츠체는 "독일 언론부"를 위해 일했다. 1933년부터 1942년까지 프리츠셰는 선전부에서 다양한 직책을 수행하였다. 그가 독일 언론부를 이끌던 4년 기간에 나치 정권은 이웃 국가에 대한 침략을 시작했었다. 뉘른베르크 검찰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독일 언론사의 기능 덕분에 독일 언론은 독일인의 마음과 심리를 지배할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를 상대하는 외교 정책과 심리적 전쟁의 수단으로써 나치 공모자들의 중요하고도 유일한 도구가 되었다."

프리치셰의 진술서에 따르면 : "1933년에서 1945년까지 전체 기간 내내 신문사를 감독하는 것이 독일 언론부의 임무였고 이 부서가 독일 지도부의 수중에서 효율적인 도구가 되도록 해주는 지침을 신문사에 제공하는 것도 역시 독일 언론부의 임무였다. 2,300개 이상의 독일 일간지가 독일 언론부의 통제를 받았다. ... 독일 언론부의 책임자는 모든 독일 신문의 대표하는 인사들을 상대로 기자 회견을 매일 개최했다. 거기서 나온 모든 지시는 언론 대표에게 전달된다.

공소 사실: 침략 수단으로서의 선전


미국인 드렉셀 스프레처가 제기한 기소건을 보면 히틀러 정권이 침략 전쟁을 준비하고 수행할 수 있게 해준 미디어 선전의 역할에 상당한 방점을 두고 있다. "나치의 공모자들이 심리전을 활용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신속성에 기초한 몇 가지 예외적 경우를 빼고는 주요 침략에 앞서 희생 상대를 약화하고 독일 사람들이 독일의 공격을 심리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계산된 대언론 캠페인을 시작했다. 독일의 전쟁 초기 승전 이후 외국 정치에 영향을 확대하고 후속 침략 전술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도 매체를 이용하였다.

프리치셰는 그의 전임자인 알프레트 잉게마르 베른트의 "초보적인 군과 같은" 수법 이후 1938년 독일 언론부의 책임자로 임명되면서 "언론에 대한 독일 국민의 신뢰성에 현저한 위기"가 조성되었다.

뉘른베르크 재판 검사는 독일 미디어가 다양한 외국 침략 행위와 관련해 프리치셰의 직속 감독 아래 채택한 선전 캠페인을 상세히 설명한다. 예로 보헤미아와 모라비아 편입(1939년)과 폴란드(1939년)와 유고슬라비아 침공(1941)을 사례로 들 수 있다.

폴란드 침공에 앞서 나치 언론의 선전을 보면 폴란드 내부 독일 소수자의 불만을 조장하거나 조작하는 내용이 있다. 프리치셰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 "선전과 관련해 독일의 주요 신문은 소위 '일일 지도(daily parole)'이라고 전달받은 지시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보도를 크게 강조했다. (1) 폴란드 현지 독일인 대상 잔혹한 테러와 독일인 말살; (2) 폴란드 현지 수천 명의 독일 남성과 여성의 강제 노동; (3) 노역과 무질서의 땅 폴란드; 폴란드 군인들의 탈영; 폴란드의 인플레이션 확대; (4) 폴란드 정부의 지시에 따른 국경 충돌의 도발. 폴란드 사람들의 정복 야욕; (5) 체코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폴란드의 박해"

유고 슬라비아 사건을 둘러싼 나치 선전과 관련해 뉘른베르크 재판 검사는 "관행적인 합리화, 거짓, 선동과 위협, 희생자를 분열시키고 약화하려는 통상적인 노력"에 주목했다.

프리치셰는 1941년 6월 소련 침공 직전에 어떻게 명령을 받았는지 설명한다. "[외무부 장관 요아킴 폰] 리벤트로프는 소련을 상대로 한 전쟁이 바로 그날 시작될 것이라고 우리에게 통보했으며, 소련에 대한 전쟁은 조국의 수호를 위한 예방 전쟁으로, 독일에 대한 소련의 공격의 즉각적인 위험을 통해 우리에게 강요된 전쟁으로 전달할 것을 독일 언론에 요구했다. 독일의 침략 전쟁이 예방 전쟁이라는 주장은 나중에 독일 신문을 통해 반복되었는데 그건 제국 언론의 총장의 통상적인 일일 지도에 참석 중이던 나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나도 내 정규 방송에서 전쟁의 원인에 대해 그런 내용으로 전달했다."

따라서 외국의 불법 침략에 대한 "예방" 또는 선제공격 전쟁이란 말은 부시나 체니 또는 럼즈펠드에서 유래하지 않았다.

프리치셰 기소건은 오늘날 상황에도 대단히 관련성이 깊은 문제를 제기해 준다.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해 무감각해지도록 만들고, 실제로 전쟁 범죄를 독려하는 나치 미디어 선전의 역할이 그것이다. 기소장 내용: "프리치셰는 잔악 행위를 선동하고, 무자비한 점령 정책을 독려했다." 난치 공모자들의 무기 역할을 한 선전의 결과는 나치 음모의 모든 측면에 녹아들어 있다. 점령 국가에서 잔학 행위 및 무자비한 착취도 그런 사례이다. 많은 일반 독일인들이 상시적인 나치 선전에 휘둘리지 않고 자극을 받지 않았다면 유럽 전역에서 자행된 잔학 행위에 결코 참여하지 않았거나 용인하지 않았을 수 있다. 잔학 행위를 실제로 자행한 사람들의 냉혹함과 열의는 프리치셰와 그의 업무 관련자들이 끊임없이 파고드는 선전의 영향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오늘날 미국 언론은 60%~70%의 인구가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는 결과를 보여주는 여론조사를 보도한다. 그런 여론조사는 사상의 사회적 기반 확대라는 목적과 이해관계가 없는 단체가 실시하지 않았다. 면담자가 선택되고 질문이 만들어지는 방식이 여론조사 결과를 얻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미국에 있는 권세가들은 대통령과 군대 뒤에 단결된 국가라는 허구를 유지하는 일에 비상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실제로, 부시 행정부에 대한 적개심과 전쟁 반대 여론이 널리 퍼져 있다. 부시 행정부는 언론에서 민주당이나 미국의 공공 기관에서 발언 기회가 없어졌다.

그렇지만, 인구의 저변 깊숙한 곳에는 전쟁에 찬성하는 유권자층도 있다. 거의 모든 전쟁에 찬성하는 상대적으로 소수의 우익 광신도를 도외시하더라도 이라크 공격에 찬성했던 그들의 동료 미국인의 적지 않은 부분은 이렇게 믿는다. a) 사람 후세인 정권이 뉴욕시나 워싱턴에 대한 2001년 9월 11일 공격을 거들었다. b) 이라크인들은 미래의 어느 시점에 미국이나 이웃 국가에 대항할 목적으로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했다. 그 밖에도 c) 이라크 사람들이 미국의 힘을 빌려 "해방"되길 원했다.

이에 대한 설명은 이 기사의 범위를 벗어나지만, 세 가지 주장은 모두 전쟁 발생 그 자체로 거짓으로 판명되었으며, 앞으로 사건의 전개 양상에 따라 거짓이 추가로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많은 미국인이 이라크 사람들과 다른 사람들에게 일어난 모든 비극적인 결과에도 이러한 주장을 믿는다면 어떻게 그런 사실을 설명해야 할까? 이는 수개월, 심지어 수년에 걸친 (1차 걸프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미국 미디어의 "끊임없이 파고드는 선전"에 따른 것이 분명하다. 미 미디어의 성공적인 여론 조작은 전쟁 범죄에 동조한 죄과를 입증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에 속한다.

프리치셰 기소 검사의 결론을 폭넓게 인용할 가치가 있다. 왜냐하면 그 결론은 더 이상 미국 지배 계층 내에서 중요시되지 않는 감각인 나치 전범들을 추적하는 사람들의 민주주의 감각뿐만 아니라 현대 시대의 언론의 역할에 대해 상당히 구명(究明)하였다.

"프리치셰는 포고령에 서명한 공모자의 유형이 아니며 전반적인 거대 전략을 짜는 내부 자문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도 아니다. 선전의 기능은 대부분 그러한 전략 설정의 영역과는 별개이다. 선전 기관의 기능은 광고 대행사 또는 홍보 부서와 다소 유사하다. 광고 대행사 또는 홍보 부서의 임무는 제품을 판매하고 해당 기업이 시장을 점유하는 일이다. 여기서 말하는 기업은 나치 음모 세력이다. 사기를 수단으로 하는 음모에 있어서, 공모자 그룹의 영업 사원은 모든 기본 전략의 수립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것이 아니라 이 전략의 실천을 현실화하는 일에 집중했지만, 마스터 기획자만큼이나 중요하고 처벌 대상이다. 이 공소건에서 선전은 나치 음모에 엄청난 중요성을 지닌 무기였다. 게다가, 선전 선동가는 이 음모에서 주요한 공범자였다. 그리고 프리치셰는 그들 중 하나였다.

프리치셰는 독일 신문 기자단의 지도부에서 추락했던 전임 베른트 (Berndt)의 사례를 교훈으로 삼았다. 그가 추락한 까닭은 부분적으로 그는 수데텐란트 선전을 무분별하고 과도하게 손질했기 때문이다. 프리치셰는 독일 사람과 편집자 모두에 대한 신뢰의 상실로 인한 공백을 메우고 더 많은 기술과 정교함을 동원해 직무를 수행했다. 괴벨스가 말했듯이, 그가 "나라 전체의 귀를 종끗 세우게 하는" 그의 영민함과 믿음을 주는 능력이 그를 공모자보다 유용한 종범자로 만들었다…

"프리치셰는 자유 언론인으로서 피고석에 선 것이 아니라 독일인에 대한 나치의 속박을 옥죄는 일에 지대한 공을 세운 선동가로서 피고석에 선 것이다. 그는 공모자 집단의 과당한 요구를 독일 국민의 구미에 맞도록 만들었다. 그는 독일 나라 전체에 분노를 조장하고 사람에 대한 범죄를 교사(敎唆)했다. 프리치셰의 선전을 들은 독일인들에게 그 사람들은 인간 이하였다.

"나찌 국가의 선전기구가 없다면, 세계는 당시의 대참사를 겪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그것은 나찌 공모자들과 그들의 기만적이고 야만적인 관행을 대신한 프리치셰의 역할 때문이며 그가 전에 국제 군사 재판소에 불려나와 추궁을 당하는 이유이다."

재판소는 프리치셰가 나치 정권이 추진한 선전 운동을 공식화하거나 발족시키기에 충분한 위상을 갖지 못했다는 의심스러운 근거에 따라 유죄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또한 프리치셰가 유대인 말살에 대해 알았거나 그가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뉴스를 전달했다는 점을 검찰이 증명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프리치셰는 즉시 체포되어 독일 법원에 의해 여러 가지 범죄로 기소되었으며 1950년에 강제 노역 9년 형을 선고받고 1950년 감옥에서 석방되었으며 3년 후 암으로 사망했다.)

검찰은 피고인 프리치셰의 "근거없는 석방"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그들의 주장을 끈질기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검찰은 본 평결이 프리치셰가 "그의 말대로 1942년까지 실질적인 독일 언론의 감독자였으며 결국 1942년에 그가 '독일 라디오의 사령관'이 되었다."는 점을 간과했다고 지적한다.

검찰의 지적은 계속된다. "한스 프리츠셰 피고의 역할에 대한 정확한 성격 규정을 위해서는 히틀러와 그의 가장 가까운 동료들(예로 괴링과 같은)이 일반적인 선전과 특히 라디오 선전에 상정한 중요성을 명심해야 한다. 이는 침략 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로 판단된다."

히틀러의 독일에서는 평결에 대한 반응이 계속되고 있다. "선전은 침략 행위를 준비하고 수행하며 독일 대중을 훈련하여 독일 파시즘의 범죄 기획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게 한 요인이었다. ...

"나시 선전 활동의 기본 방식은 거짓 사실 발표에 바탕을 두고 있다. ... 노골적인 거짓말의 보급과 체계적 여론 기만은 군 병기의 생산과 군사 계획의 초안 작성 만큼이나 히틀러 무리가 그들의 계획을 실현하는 데 필수적이었다. 출판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의 철저한 침탈의 토대 위에 세워진 선전이 없었다면 독일 파시즘의 침략 의도를 실현할 수 없었을 것이며 전쟁 범죄와 반인도적인 범죄를 실천할 수 없었을 것이다. 히틀러 국가의 선전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는 일간지와 라디오가 있었다."

이 선고 이유에 추가할 것이 거의 없다. 모든 유사한 역사의 반복을 논하는 데에 제한이 있게 마련이지만, 독일 언론 매체에 대한 전쟁 범죄 기소장은 현대 사회의 시사 문제에서 미국 언론 권력의 역할에 대해 시사해 주는 바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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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The Nuremberg tribunal and the role of the media  WSWS.ORG

2018년 5월 11일 금요일

"고립된" 이란은 허상


레드 라인부터 운을 떼자. 바로 여기 미국의 최종적인 레드 라인이 사자의 입에서 나왔다. 지난주 레온 파네타(Leon Panetta) 국방 장관은 이란 사람들에 대해 말했다.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고 있는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란인들이 핵무기 능력을 발전시키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점을 우리가 염려한다. 이란에 대한 우리의 레드 라인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게 우리의 레드 라인이다."

그놈의 레드 라인이 계속 뒷걸음 치는 방식이 얼마나 이상한가? 옛날 옛적에 워싱턴의 레드 라인은 우라늄 "농축"이었다. 지금은 과시할 수 있는 실제 핵무기가 레드 라인이 된 것이 분명하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하메네이(Ayatollah Khamenei)는 2005년부터 자국이 핵무기 제조를 모색 중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보기관에서 나온 이란에 관한 최신 국가정보평가(NIE) 보고서를 보면 이란이 실제로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고 역시 강조한다. (언젠가 핵무기 개발할 수 있는 돌파 능력이 아니라)

그러나 "레드 라인"은 없고 완전히 다른 것이 있다면 어떨까? 그걸 일컬어 페트로달러 라인이라고 한다.

이란 제재에 의존?


이쯤에서 시작하자: 2011년 12월 세계 경제에 미칠 끔찍한 결과에는 아랑곳없이 미 의회는 언제나처럼 (불필요함에도) 이스라엘 로비 압력을 받아 강제성을 띤 제재안 하나를 오바마 행정부에 찔러 넣었다. (상원은 만장일치 찬성, 하원은 반대표가 단 12표에 그쳤다.) 6월부터 미국은 이란의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제3국 은행과 기업을 제재 해야 한다. 이는 이란의 석유 판매에 치명타를 가한다는 의미다. (의회는 일부 "면제 사항"를 허용했다.)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란의 체제 교체(레짐 체인지)이지 그 외에 달리 뭐겠나? 정평이 난 익명의 미국 관리는 워싱턴포스트지에 논평까지 실어가며 시인했다. ("미국의 목표와 그 밖의 대이란 제재의 목표는 정권의 붕괴라고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 정부와 관여할 의사만큼이나 최소한 이란 정부의 퇴진을 심중에 두고 있다는 지금까지 나온 가장 분명한 의사표시이다.) 그러나 이를 어째! 그 뒤 워싱턴포스트는 당황스럽게도 정곡을 찌른 이 발언을 삭제하기 위해 해당 문장을 수정해야만 했다. 의심의 여지없이 이 "레드 라인"은 너무 진실에 가까워 불편을 느낀 탓이다.

마이크 멀린 전 미 합창의장은 이란 지도부가 망신을 살만한 엄청난 충격과 두려움을 주는 사건이 있어야만 진정한 체제 교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그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다. 공습에서 침공에 이르기까지 (미국에 의한 것이든 이스라엘 또는 이 두 가지 조합이든 관계없이) 무력 사용을 지지하는 네오콘 성향의 워싱턴 사람들은 널려 있었다. (예를 들어 브루킹스 연구소의 2009년 보고서, 페르시아로 가는 길을 참고하라)

그러나 이란에 대해 조금이라도 친숙한 사람들은 그런 공격이 있게 되면 이란 사람들을 하메네이와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게 할 것을 안다. 이런 상황에서는 많은 이란인이 멀리터리앗(mullahtariat)의 군부 독재에 대해 느끼는 깊은 혐오감은 별 의미가 없어진다.

게다가 이란 야권도 평화적 핵 프로그램을 지지하고 있다. 국가적 자존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이념가들보다 페르시아의 교묘한 속임수에 훨씬 더 익숙한 이란 지식인들은 전쟁 시나리오를 철저히 부정한다. 그들은 페르시아의 그림자놀이 예술에 능통한 이란이 정권의 파멸로 이어질 수 있는 공격을 자초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한다. 테헤란의 전략가들은 맞던 틀리던 간에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또 다시 전쟁을 개시할 수 없다고 판단했으리라 여긴다. 특히 세계 경제에 대한 엄청난 부수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전쟁이니 말이다.

한편 가혹한 제재가 정권의 몰락은 아니더라도 토대는 만들 수 있다는 미국 정부의 기대는 비현실적인 상상으로 판명 날 수 있다. 미국은 이란이 새로운 제재에 직면해 리얄화 가치 폭락을 유도하는 생각에 집중하고 있다. 이란 경제 붕괴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유감스러운 일이겠지만, 자바드 살리히이스파하니 교수는 이란 경제학자들이 상당히 환영하는 이 같은 조치에 대한 장기적 성격에 대해 아주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했었다. 결국에 리얄화 가치 폭락은 이란의 비(非)원유 수출을 증대시킬 것이며 값싼 중국산 수입 제품과의 경쟁에서 이란의 지역 산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요약하자면 리얄화 평가 절하는 이란 내 실업률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기회로 살릴 여지가 충분하다.

구글보다 잘 연결된 이란


미국에서는 거의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지만 이란은 '고립'되지 않았다. 워싱턴은 그랬으면 하겠지만 말이다. 유수프 라자 길라니 파키스탄 총리는 항공편으로 테헤란을 빈번히 방문하는 인물이 됐다. 그는 최근에 이란을 공격하라고 미국을 부추기지 말 것을 이스라엘에 경고한 니콜라이 페투르셰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에 비교하면 신출내기 손님에 불과하다. 미국의 동맹인 아프가니스탄의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도 당연히 추가된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2011년 아프간 족장 대협의회 '로야 지르가'에서 2000명의 부족 지도자들을 모아 놓고 아프간 정부는 테헤란과 더 긴밀한 관계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유라시아 대륙의 파이프라인 유치 판도를 보면 미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란-파키스탄(IP)을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지금 진행 중이다. 파키스탄은 에너지 욕구가 절실하기에 그 지도부는 미국 정부가 선호하는 기약 없는 TAPI 파이프라인 사업을 무기한 기다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TAPI 파이프라인은 탈레반을 가로지르며, 투르크메니스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인도를 연결한다.

터키의 아흐메트 다우토울루 외무장관은 이란과의 관계가 더욱 날카로워진 상황에서도 최근 테헤란을 방문했다. 결국, 에너지는 역내 위협도 초월하는 문제이다. NATO 회원국 터키는 이라크의 하드코어 근본주의자 수니파와 동맹을 맺고 이미 시리아에서 비밀공작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터키는 아랍의 봄 직후 놀랍게도 태도가 돌변해 앙카라-리야드-도하(터키-사우디-카타르) 축 대신에 앙카라-테헤란-다마스쿠스(터키-이란-시리아) 축 안에서 교역을 하고 있다. 터키는 심지어 이란을 겨냥한 미국의 숙원 사업인 미사일 방어 체제의 구성 요소를 터키 땅에 주재할 계획이다.

이 모든 것이 '이웃 국가와의 갈등 제로' 정책을 표방하는 다우토울루 외무 장관의 나라 터키 작품이다. 그렇지만, 파이프라인 유치 욕구는 심장을 뜨겁게 만든다. 터키는 이란산 에너지 자원 접근권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만일 유럽사람들이 그들의 열망대로 (파이프라인을 통해) 이란산(産) 천연가스가 서유럽까지 도달하게 된다면 터키는 중계 국가라는 특권을 누리게 된다. 터키 지도부는 이미 이란산 원유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에 대한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파이프라인이니 국제 관계니) 연결 예기가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지난주 있었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남미 순방은 외교 쿠데타라고 할 만큼 장관이었다. 미국 우파들은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해 악의 축 타령을 하겠지만, (북아메리카의 초강대국을 상대로 향후 공격의 발판을 만들기 위해 남미 전역에 '테러'를 조장한다는 식으로) 현실로 돌아와 보면 또 다른 진실이 숨어 있다. 미국은 수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도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했다는 혹은 영향력조차 상실했다는 생각을 여전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 미국은 과거에 두 지역 권력에 대해 제국주의적인 패권을 행사했었다.

아울러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 '불신의 장벽'은 더욱 공고해졌다. 더욱이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에콰도르 같은 좌파 정권뿐만 아니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같은 역내 강국들도 아우르는 남미 주권 국가들이 주축을 이루는 신생 남미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그리고 아마디네자드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에게 경례하는 장면의 사진은 속을 뒤집는다.

미국은 꾸준히 밀고 있는 세계 비전 속 이란의 모습은 나머지 세계로부터 완전히 단절된 이란이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최근 발언에서 그런 세계관을 전형적으로 드러냈다. "이란은 국제적으로 고립 상태로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뉼런드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사실관계를 똑바로 파악해야 한다.

소위 "고립된" 이란은 특히 은행을 포함, 40억 달러의 공동 프로젝트를 베네수엘라와 함께하고 있다. 이란은 또 수십 개 이상의 발전소 건설 사업 계획을 에콰도르와 공유하고 있고 두말 나위 없이 뱅킹도 함께한다. 그러자 워싱턴의 이스라엘 우선주의 집단은 베네수엘라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한 가지 문제는 있다. 그렇다면 미국에 중대한 베네수엘라산 석유 수입 대금을 어떻게 지급할 것인가?

미국 언론은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이번 남미 순방길에 브라질을 방문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크게 다뤘지만, 실상은 이란과 브라질은 외교적으로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 '핵무기 개발 의혹' 문건(nuclear dossier)을 놓고 보면 브라질 지도부도 이란과 동병상련이다. 과거 브라질은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가 포기한 적이 있다. 2010년 5월 브라질과 터키가 이란을 대신해 우라늄 교환협정을 중계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핵 분규를 깨끗이 정리할 뻔했다. 그러나 미국이 우라늄 교환협정을 원천 봉쇄했다. 신흥 경제 대국의 모임인 브릭스(BRICS)의 핵심 멤버 브라질은 미국의 제재/금수 조치 전략에 완전히 반대하고 있다.

따라서 이란은 미국과 서유럽으로부터는 '고립'될지언정 브릭스로부터 비동맹운동(NAM) 120개국까지 지구 남반부의 과반수를 이란의 편에 두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충직한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도 역시 이란의 중앙은행에 대한 미국의 예정된 보이콧 및 거래 금지 조치에서 제외해 달라고 간청하고 있다.

이러한 일방적인 미국 제재가 아시아를 겨냥했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중국, 인도, 일본, 한국의 수입량을 다 합치면 이란의 원유 수출량의 62% 이상이다.

일본 재무장관 준 아즈미은 아시안 예의범절의 특성에 맞게 그저 미국이 일본에 어떤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지를 티머시 가이트너에게 알렸다. 그 문제란 바로 일본 석유 수요의 10%를 이란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일본은 이란 제재에서 면제를 받겠다는 취지에서 적어도 이란산 석유 수입을 "이른 시일 내에" 꾸준히 "축소"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라. 한국은 이미 2012년 자체 원유 수요량 중 10%만을 이란에서 매입할 예정이라고 이미 발표했다.

실크로드의 부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립된" 이란이 우연히도 중국의 국가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미 눈 딱 감고 미국의 최근 이란 제재를 거부했다. 서양인들은 (지금의 중국 격인) 중세 왕국과 페르시아가 거의 2천 년 동안 사업을 해왔다는 것을 잊어버리는 것 같다. ("실크로드" 깜빡했나요?)

중국은 이미 이란 최대 유전 지대인 야다바란(Yadavaran) 개발이라는 탐나는 거래를 타결지었다. 카자흐스탄에서 중국 서부까지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이란산 카스피해 석유를 공급하는 문제도 있다. 기실 이란은 이미 중국의 원유 및 천연가스 수요의 15%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1%의 원유를 수입한다. 에너지 측면에서 사우디와 미국과의 관계보다 이제 이란이 중국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결정적이다.

실제로 중국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의 진정한 승자일 수 있다. 왜냐면 이란 사람들이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원유와 가스를 더 낮은 가격으로 확보할 공산이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중국과 이란 양국은 이란 원유 가격을 놓고 복잡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중국은 사실상 에너지 매입을 약간 줄여가며 이란에 대한 압력을 높여왔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최소한 미국의 최신 제재가 발효되는 3월 이전까지는 마무리되어야만 한다고 중국의 전문가들은 말한다. 결국,중국 사람들이 이란 원유보다는 가스를 더 많이 매입할 것이 분명하지만,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앙골라에 이어 계속해서 중국의 3대 원유 공급원 자리를 유지하게 된다.

신 이란 제재가 중국에 미칠 다른 영향에 대해서 크게 기대할 것이 못 된다. 중국 업체들은 이란에서 자동차와 광섬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고 테헤란 지하철을 연장하고 있다. 양국 간 교역 규모는 현재 300억 달러이며 2015년이면 5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은 미국의 신 이란 제재 부과로 인한 금융 거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러시아 또한 '고립된' 이란의 핵심적인 버팀목이다. 러시아는 유엔을 통한 것이든 미국의 독자적인 포괄적 제재건 이란 중앙은행을 표적으로 삼는 제재 강화에 반대한다. 기실 러시아는 기존 유엔 제재의 철회에 찬성하며,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모든 당사자의 체면을 세울 수 있는 핵 합의로 갈 수 있는 대안도 마련하는 중이다.

이란은 핵 문제에 관해서 브라질과 터키가 제안한 계획과 유사한 수준에서 미국과 타협할 의지를 피력했으나 미국이 2010년에 폐기했다. 왜냐하면,의회는 말할 것도 없고 정부에게도 이란 핵 문제는 체제 교체(레짐 체인지)에 비해 이차적인 현안이다. 또한, 새로운 협상은 필연적으로 엄청난 산고가 따를 것이 뻔하다.

그 점은 유럽 연합 지도부가 자해 소동을 벌이면서 까지(자국의 이해에 손해를 입히면서까지) 미래 협상 테이블에서 빠진 것을 보면 (앞서 언급한 산고의 고통은) 특히 사실로 입증된다. 전형적인 사례로 유럽 지도부는 대이란 원유 금수 조치를 구체화하고 있는 미국을 두말없이 따라왔다. EU의 한 고위급 관리가 트리타 파시 전미 이란계 미국인 협회장에게 말한 바대로, 또한 EU 외교관들이 나에게 정색하고 단언한 바대로 그들은 확실한 전쟁 직전의 마지막 단계로 결판날까 우려하고 있다.

한편 국제 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은 방금 이란을 방문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6월을 시작으로 전면 가동에 들어가는 (시아파 성지 인근 콤시(市) 인근) 포르도에 있는 새 우라늄농축공장을 비롯해 핵 관련 모든 대상을 사찰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해당 시설이) 핵무기 제조와는 전혀 관계없다고 낙관한다. 그런데도 미국과 이스라엘은 사찰단 활동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핵 폭탄 제조가 시간 문제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돈을 추적하라


이란의 고립이란 테마는 이란이 러시아와의 교역에서 달러를 버리고 리알이나 루불로 대체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수록 힘을 잃게 될 뿐이다. 이는 이란이 이미 중국과 일본과의 무역에서 보여줬던 유사한 행보다. 역내 경제 발전소인 인도의 경우만 봐도 이란산 원유 매입 중단을 거부하고 있다. 인도는 장기적으로는 교역에서도 달러를 사용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인도는 이미 위안화를 사용해 중국과 교역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와 중국은 루블화와 위안화를 사용한 지 1년이 넘었다. 또, 일본과 중국은 엔화와 위안화를 사용하는 직접 무역을 추진 중이다. 이란과 중국은 모든 새로운 무역 및 공동 투자에서 위안화와 리얄화로 결제할 예정이다.

해설이 필요하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유럽 사람들은 예외지만, 거의 모든 이란 원유가 달러로 결제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게다가 이란과 우방인 브릭스국가 3개국 중국, 인도, 러시아는 주요 금 보유국이며 생산국이다. 이들 3개국은 복잡한 무역 관계로 인해 미 의회의 변덕(제재)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사실 개발도상국의 시선은 심각한 위기에 빠진 대서양주의(大西洋主義) 서방국과 엄청난 국가 부채가 있는 미국, 수많은 "양적완화"를 통해서 내일은 없다는 식으로 화폐를 발행하는 연준, 기초부터 흔들리는 유로존에 쏠리고 있다.

이란 중앙은행에 대한 새로운 제재는 차치하고 돈 문제를 추적해볼 필요가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는 이란의 위협도 무시하자. (특히 이란이 자체 석유를 시장에 내놓는 주요 통로라는 점을 감안할 때 봉쇄할 공산이 크지 않다.) 페르시아만 일대에 위기가 고조되는 핵심적 이유 중 하나는 다용도 통화라고 일컫는 페트로달러 시스템의 침몰이다.

이란이 페트로달러의 격침을 주도했고, 미국 정부는 불안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란은 역내 국가 권력 뿐만 아니라 주요 전략적 경쟁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의 기세도 제압하였다. 요즘 나오는 복수의 미 해군정이 페르시아만으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은 새삼스럽지도 않다. 다만 군사력이 경제력을 상대하기 위해 동원되는 사례는 가장 이상한 한판 대결이긴 하다.

이런 맥락에서 2000년 9월 사담 후세인이 이라크산 원유 대금 결제를 달러가 아닌 유로로 바꾸면서 페트로달러를 폐기했던 역사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2003년 3월 이라크는 침공당했고 체제 교체(레짐 체인지)를 피할 수 없었다. 무하마르 카다피는 디나르 금화를 아프리카 연합의 공용 화폐로 사용하고 에너지 자원의 대금 결제 화폐로도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또 하나의 군사 개입, 또 하나의 체제 교체가 뒤따랐다.

그러나 미국과 나토, 이스라엘은 서로 다른 서사를 제시한다. 그들 말로는 이란의 "위협"이 현 위기의 정점에 있다. 그러나 실상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배후인 비밀 전쟁에 대한 이란의 반응에 불과하다. 물론 최근에는 경제 전쟁도 더해졌다. 그들 국가의 서사의 흐름을 쫓아가자면 월스트리트의 '카지노 자본주의'나 미국과 유럽의 막대한 부채가 원유 가격 상승이나 작금의 경기 후퇴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란의 "위협"이 주범이란 것이다. 1%의 최상위층 사람들은 고유가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들은 대중의 공분이 향할 희생양으로 이란이 오랫동안 존재해 준다면 고유가에 반대하지 않는다.

에너지 전문가 마이클 클레어(Michael Klare)가 지적하듯 우리는 이제 지정학적 에너지 생산 지대 중심의 새로운 에너지 시대에 진입하면서 페르시안 만과 여타 지역에 격랑이 몰아칠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2012년이 글로벌 통화로 선택된 미국 달러의 구속으로부터 대규모 탈출하는 원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 가정이 현실이 된다면 세계(특히 남반구의 세계)는 각국의 계산에 따라 점차 달러가 아닌 자국 통화로 사업하기 시작할 것이고 넘쳐 나는 미 국채에 대한 투자는 어느 때보다도 줄어들게 된다.

물론 미국은 걸프협력이사회(GCC) 국가에 언제나 의지할 수 있다. 걸프협력이사회 회원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오만, 바레인,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이다. 나는 (아랍의 봄 과정에 보여준 이들 국가들의 모습을 볼 때) 걸프협력이사회가 아닌 걸프 반(反) 혁명 클럽이라고 칭하길 선호한다. 이들 걸프만 왕정국가들은 실용적·지정학적 이유에서 미국의 중동 지역 나와바리다. 걸프협력이사회 국가들이 페트로달러만을 사용하겠다는 수십 년 된 약속으로 인해 그들 스스로 미 국방성 권력 휘하의 하부 기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미 중부사령부는 카타르에 주재하고 있고 미 해군 제5함대는 바레인에 주둔하고 있다. 이란을 지나 중앙아시아 전역까지 뻗어 있는 '거대 파이프라인 지대'라고 명명할 수 있는 에너지가 풍부한 땅에 터를 잡은 걸프협력이사회 국가들은 쇠퇴하는 미국 패권의 핵심으로 남아 있다. 미 국방성은 이 지대를 '불안정의 호(弧)'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걸 두고 에드거 알렌 포우의 "함정과 진자"를 경제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고쳐 쓰자면 이란은 세계 기축 통화라는 달러를 천천히 분쇄하는 지옥 기계 내부의 톱니바퀴 이빨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미국이 현재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톱니바퀴 이빨이다. 미국 사람들은 뇌리에 체제 교체(레짐 체인지)가 새겨져 있다. 필요한 것은 불을 지르기 위한 불꽃이다. 이 불길은 (누군가 재촉이라도 할라치면) 전역으로 확산하여 미국의 혀를 찌를 수밖에 없다.

"노스우드 작전"을 상기하자, 1962년 미 합참 의장이 고안한 이 작전은 미국 본토에 테러 자작극을 연출해 그 책임을 피델 카스트로의 쿠바에 덮어쒸우는 작전이었다. (케네디 대통령은 노스우드 작전을 거부했다.) 린든 존슨(Lyndon Johnson) 대통령이 베트남 전쟁 확대를 정당화하기 위해 활용했던 1964년 통킹만 사건을 상기해 보라. 미국은 당시 북베트남군의 어뢰정이 이유 없이 복수의 미 구축함을 공격했다는 혐의를 씌웠다. 나중에 그 공격 중의 하나는 아예 발생하지 않았으며 린든 존슨이 거짓말을 했다는 점이 명백해졌다.

미 국방성 내부에 있는 전 세계 제패를 꿈꾸는 강성 행동가들이 이란을 공격할 목적으로 (또는 단순히 이란을 치명적인 오판에 빠져들게 만들도록) 페르시아만 자살 공격(false-flag incident)을 도모하리라 보는 건 과도한 상상력 발휘가 아니다. 워싱턴의 관심의 초점이 두 차례의 실패한 중동 육상전에서 태평양으로(그리고 중국으로) 옮겨간다는 내용의 오바마 대통령이 방금 공개한 새로운 미 군사 전략도 역시 고려하자. 이란은 마침 남서부 아시아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이란이 보유한 원유는 미국이 지키고 있는 해역을 거쳐 에너지에 굶주린 현대판 중세 왕국(중국)으로 향하게 된다.

그렇다. 우리가 "이란"이라 일컫는 이 대하 심리극이 페르시아만 정치 또는 존재하지 않는 이란의 (핵)폭탄에 관한 문제일 수도 있으나 중국 문제나 미국 달러에 관한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 작금의 문제: 어떤 난폭한 짐승이, 자기 시간이 드디어 와, 태어나려고 베이징을 향해 휘청휘청 걷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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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원문 보기:The Myth of an ‘Isolated’ Iran  The Nation

2018년 5월 8일 화요일

페트로달러의 종언 : 연방 준비 은행이 당신이 몰랐으면 하는 것

(안티미디어 논설)― 세계의 다른 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유지 능력이 점차 감퇴되고 있습니다. 페트로달러가 1971년에 수립된 이후 미국 통화는 석유수출기구(OPEC )와의 석유 거래 및 지속적인 군사 개입을 통해 국제 무역을 독점해왔습니다. 그러나 페트로달러란 미국 표준에 대한 반대가 커지고 있으며, 최근 걸프 지역 여러 나라가 갑자기 테러 자금 지원 혐의로 카타르를 봉쇄하자 패트로달러에 대한 반대는 더욱 힘을 얻고 있습니다.

주류 서사와는 달리 카타르가 저격 대상이 된 이유로는 몇 가지 다른 설명이 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카타르는 중국 위안화 거래액이 860억 달러를 넘었고 중국과의 추가적인 경제 협력을 장려하는 다른 협정에 서명하였습니다. 카타르는 또한, 세계 최대의 가스전을 이란과 공유하고 있어, 양국 간 무역 거래 확대에도 (가스전이)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한편 통제할 수 없는 미국의 부채 및 정치 부문은 취약성을 분명히 보여주는 징후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로부터 거리를 두기를 원하는 국가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안적인 금융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지난해 10월 IMF가 위안화를 준비 통화로 받아들이면서 투자자들과 경제학자들이 마침내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연준이 보유한 경제 권력은 미 제국에 자금을 공급하는 열쇠였지만, 지정학적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명성은 수십 년에 걸친 비선언 전쟁, 대규모 감시, 재앙적 외교 정책에 의해 실추되었습니다.

미국의 현존하는 최고 자산 중 하나는 군사력이지만, 군사력을 뒷받침할 강력한 경제가 없다면 쓸모가 없습니다. 브릭스(BRICS) 국가들과 같은 라이벌 연합체는 확립된 금융 질서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는 대신에 자국의 재정 지원을 점차 줄이는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카타르는 단지 가장 최근에 미국 달러를 우회하는 단계를 밟고 있는 나라일 뿐입니다. 러시아는 2016년 석유 대금을 위안화로 받기 시작했을 때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이어 중국 최대의 석유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서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막대한 시장 점유율을 잠식했습니다. 이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여행 금지 조치에 따라 올해 초 달러를 버렸습니다. 시대의 조류가 계속해서 페트로달러에 등을 돌리고 있어 궁극적으로 우리 미국의 동맹국들도 자국의 이익에 가장 부합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유럽 연합(EU) 회원국들이 이민과 테러, 긴축 조치를 놓고 브뤼셀의 비선출직 지도자들과 충돌하고 있습니다.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사태가 악화하면 다른 나라들도 영국의 뒤를 따라 탈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유럽 국가들은 경제적 필요에 따라 자원을 얻기 위해 동방(러시아, 중국)에 시선을 돌릴 것이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중국, 러시아, 인도는 모두 시류를 앞질러 수년 전부터 금 비축을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가까운 미래에는 불환지폐가 아닌 경질자산이 부의 척도가 될 것을 파악했습니다. 이들 국가에서 발생했었던 유례 없던 초인플레이션 현상은 화폐 시스템에서 귀금속의 중요성을 공고화했습니다. 불행히도, 대다수 미국인은 과거 일에 무지한 나머지 다음 경기 침체에 직면했을 때 더 많은 정부 구제금융과 화폐 발행을 받아들일 것입니다. 연준 관계자들조차 양적 완화 정책만이 유일한 대안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몇몇 유명한 투자자들은 경제 권력이 서방에서 동방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경고했지만, 관료와 중앙 은행가들은 얼마나 심각한 지경이 될 수 있는지 인정하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그 후과에 대비하지 못하면 평범한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심대할 수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이자 저술가인 제임스 리카즈(James Rickards)는 중국과 러시아가 귀금속 확보에 왜 그렇게 관심이 있는지 요약했습니다.

"그들은 보유 달러에 스스로 갇혀있다. 그들은 현명하게도 미국이 19조 달러에 달하는 태산같은 부채에서 탈출하기 위해 통화팽창에 나설 것을 두려워한다. 중국의 해결책은 금 매입이다. 달러 인플레이션이 불거지면 중국 재무부가 보유한 (미) 채권 가치는 가치가 떨어지겠지만, 금값은 치솟을 것이다. 금 대량 보유는 현명한 다각화 정책이다. 러시아의 동기는 지정학적이다. 금은 금융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21세기형 무기 모델이다. 미국은 유럽 동맹국들의 도움을 받아 달러 지급 시스템을 통제하고, SWIFT라는 국제 지급 시스템에서 적국을 퇴출할 수 있다. 금은 그런 폭압을 미연에 방지한다. 수중에 있는 물리적 금은 해킹, 삭제 또는 동결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금괴 이동은 러시아가 미국의 간섭없이 계좌를 정산하는 간단한 방법이다." 

주류 매체의 평론가들은 낙관적인 논지의 발언으로 대중에게 혼선을 주고 있지만, 폭풍 전야의 고요한 시점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전환기에는 중앙 은행가들은 모든 것을 희생하더라도 저들의 폰지사기를 계속 유지하려고 할 겁니다. 개인 자신만이 자신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고, 운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주도권을 쥘 수 있습니다. 건전한 화폐와 암호화 통화를 수용하는 사람들은 이 새로운 경쟁에 휩싸인 세계 경제 속에서 번성할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이 적응하지 못하면 권력을 부여했던 바로 그 불환지폐 시스템 자신을 빈곤으로 빠트리게 될 것입니다.

포와로 탐정의 번역 © 무단복제나 전재를 금지합니다.

원문 보기: The End of the (Petro)Dollar: What the Federal Reserve Doesn’t Want You to Know AntiMedia

2018년 5월 7일 월요일

폭로: 트럼프팀 이란 핵 합의 관련 '더러운 공작' 위해 스파이 업체를 고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이란의 핵 합의 협상을 도왔던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인물에 대한 "더러운 공작" 캠페인을 기획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사설 정보 기관을 고용했다.

트럼프 캠프 사람들은 지난해 5월 이란 핵 합의에 대해 불신을 조장하기 위한 주도면밀한 시도의 일환으로 버락 오바마의 최고위 국가 안보 보좌관 중 한 명인 벤 로즈와 오바마의 콜린 칼 부국장에 관한 "비리를 캐기"위해 사설탐정과 접촉하였다.

이 엄청난 폭로는 5월 12일 트럼프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국제 합의를 폐지할지 아니면 계속 준수할지 양단간에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외무 장관으로 이란에 대한 무기 제한 노력에 일찍이 참여했던 잭 스트로는 "폭로 내용이 이례적이고 섬뜩한 혐의 제기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란 핵 합의에 대한 불신 조장이 여의치 않으니 관련 인물을 흠잡아야 할 만큼 트럼프와 벤저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절박한 심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제적인 평화 협상 경험이 풍부한 한 전직 영국 고위 외교관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너무 터무니없는 짓이다. 협상하는 까닭은 이 같은 더러운 농간을 부리지 않기 위함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팀과 연결된 관리들이 1년 전 트럼프의 텔아비브 방문 직후 수 일 만에 복수의 탐정들과 접촉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네타냐후에게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트럼프는 2015년 핵 합의 협상 이래로 이란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더러운 농간 캠페인"의 자세한 내용을 파악한 소식통은 "트럼프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이란 핵 합의를 적극적으로 도모한 중추적인 사람들에 대해 불신을 조장하려는 것이다."고 말한다.

(영국 일간지) 옵저버가 확인한 폭탄 문서에 따르면 민간 정보기관과 계약한 탐정은 벤 로즈 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커뮤니케이션 부국장과 콜린 칼 전 조 바이든 부통령의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의 사생활과 정치 경력을 파헤칠 것을 주문받았다고 한다. 고용된 사설탐정들이 조사하는 내용 중에는 개인 관계 및 이란 친화적인 로비스트와의 관련성 여부와 이란 평화 협상으로 인해 사적 혹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는지가 포함되어 있다.

사설탐정들은 또한 로즈와 칼 보좌관이 자주 연락한 유명 이란계 미국인과 이란 핵 합의 찬성 언론인들과 접촉해 이들이 민감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외교 규약을 위반했는지 파악하라는 주문을 받았다. 해당 언론인으로는 뉴욕 타임스 , MSNBC 텔레비전, 아틀란틱 , 복스 웹 사이트, 이스라엘 신문인 하레츠(Haaretz) 소속 언론인이 포함되어 있다. 사설탐정들은 로즈가 2016년 뉴욕타임스 프로파일 기사에서 언급한 발언 내용도 조사한 것으로 보인다. 로즈는 해당 기사에서 이란 핵 합의를 확정하기 위해 찬성 여론을 조성하는 "에코 체임버"를 만들기 위해 경험이 쌓이지 않은 기자들에 의지했다는 점을 인정했었다. 또한, 오바마의 마지막 국가 안보 보좌관인 수잔 라이스가 해외 인물 감찰 과정에서 포착한 트럼프 인수위 관리의 신원을 공개하자는 요구에 로즈가 적극적으로 동조한 사람 중에 한 명 인지를 확정 짓는 허위 비방 캠페인을 원했다고 이해된다.

트럼프 관계자들이 초기 공격 계획안과 연락처를 사설탐정에게 제공했다고 소식통은 확인해 주었지만, 실제 작업이 어느 정도나 이뤄졌는지 얼마나 오랜 기간 이뤄졌는지 발굴한 물증은 어떻게 되었는지 분명하지 않다.

이 흑색 작전이 이란 핵 합의를 훼손하기 위한 트럼프-네타냐후가 합작한 대단위 공세의 일환인지, 혹은 사설탐정들이 이란 핵 합의 체결 당사자인 존 케리와 같은 다른 인사까지 표적으로 삼고 있는지 알려진 바는 없다. 허위 비방 캠페인과 관련해서는 로즈와 칼 모두 그들이 타깃이 되었는지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로즈는 말했다. "씁쓸하게도 놀랍지는 않지만, 나는 모르고 있었다. 백악관 관리라는 위치에서 전문적 책임을 수행했던 사람을 먼지 털기식 조사 대상으로 삼는 것은 등골이 오싹한 권위주의 행태라고 말하겠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의 의견을 구했지만, "노 코멘트"라는 말만 돌아왔다. 그러나 "더러운 농간" 혐의에 대한 폭로가 트럼프 진영을 겨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로버트 뮬러(Robert Mueller) 특별 검사는 2016년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트럼프의 내부조직에서 힐러리 클린턴에 타격을 입힐 정보를 캐려는 명백한 시도가 있었다고 보고 이에 대한 조사를 이끌고 있다.

특히 클린턴에 타격을 입힐 정보를 약속한 크렘린과 연결된 러시아 변호사와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대통령 사위 제러드 쿠시너, 대선 당시 선거대책본부장 폴 매너포트 등이 함께한 회동이 특히 관심을 받고 있다.

트럼프는 이란 핵 합의는 "최악의 협상"이라며 폐기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1월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심대한 결함이 있는 이란 핵 합의를 관철시키기 위해 이란 정권에 아부했다는 혐의를 전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했다.

지난달 30일 네타냐후는 자칭 "결정적인 신형 증거"를 제시하며, 이란이 2015년 이란 핵 합의 이후 핵무기 노하우를 숨겨왔고, 확대해왔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영국을 포함한 유럽 강대국들은 이스라엘 총리의 주장이 협상을 유지할 필요성을 오히려 강화했다는 말로 대응했다.

3일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 사무총장은 2015년 이란 핵 합의가 존속되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전쟁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트럼프에게 이란 합의를 탈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다음날 케리는 이란 합의를 존속할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뉴욕의 한 최고위 이란 관리와 회동하며 평상시와는 다른 그림자 외교에 나서는 장면이 자세히 소개되었다.

케리가 자바드 자리프 외무 장관을 만난 것은 약 2개월 상관에 두 번째 회동으로 오바마 정부 시절 수년에 걸친 협상 결과를 살리기 위한 전략을 짠 것이 명백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 장관은 6일 워싱턴에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라고 알려진 이란 핵 합의를 유지하도록 트럼프를 설득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영국 외무 장관을 지낸 잭 스트로는 이렇게 말했다. "JCPOA 반대 운동의 특징은 악용과 오인정보이다. 이란 핵 합의는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최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국제 안보를 위태롭게 만들지 않고도 이란 핵 합의를 폐기할 수 있다고 말하는 건 정신 나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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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원문 보기:Revealed: Trump team hired spy firm for ‘dirty ops’ on Iran arms deal Guardian

2018년 5월 2일 수요일

이란 달러에서 유로화로 전환

이란 정부가 외화 보유액을 미국 달러가 아닌 유로화로 발표하겠다고 어제 공표한 뒤에 미국과의 불화는 더욱 악화하게 되었다. 이번 발표는 미국 정부와의 정치적 긴장으로 인해 미국 통화 의존성을 줄이려는 이란 사람들의 노력의 일환이다.

발리올라 세이프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주 대외 무역에서 사용되는 미국 달러를 유로화로 대체하는 자신의 제안에 대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는 "오늘날 은행 거래에서 달러가 발 붙일 곳은 없다"라며 환영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수십 년에 걸친 경제 제재로 인해 미국과의 무역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이란의 가장 중요한 교역 상대국은 아랍에미리트이며, 이란의 모든 수입과 수출 중 약 24%를 아랍에미리트가 차지한다. 중국과의 교역 비중은 22%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터키, 인도, 유럽연합 등의 순서로, 이들 국가를 다 합치면 교역량이 대략 6%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란 지도부는 그간 미 달러를 버리고 다른 통화로 바꾸겠다고 협박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주로 무슬림 인구가 많은 국가를 대상으로 한 입국 금지 명단에 이란이 포함된 뒤로 이란의 유로화 전환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세계열강과 함께 만든 2015년 핵 합의를 종료하겠다고 위협했다. 앞으로 이란 핵 합의 최대 고비는 트럼프의 재승인이 이뤄지는 5월 12일이다. 트럼프는 그간 이란 핵 합의는 "최악의 합의"라고 조롱해왔다.

이란 당국자들이 보기에 이번 조치(외환 유로화 표기 공식화)는 바람직하고 필요한 조치라고 판단한다. 미국의 추가 제재 위협으로 최근 몇 개월 만에 이란의 외환 거래 시장이 불안정해졌다. 미 달러와 개입된 은행 거래는 이미 어려운 실정이다; 제재로 인해 미국 은행들은 이란 정부와의 사업 거래를 꺼려왔다; 외국 회사는 이란과 미 달러화로 거래하면 심지어 미국계 지점과의 은행 거래가 아닌데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알리 하메네이는 "이란 외환 시장의 최근 이슈"에 대해 외부의 적에게 비난을 돌리며 이슬람 공화국에 대한 음모를 분쇄할 것을 이란의 첩보 기관에 당부했다.

원문 보기:Iran switches from dollar to euro  Middle East Monitor

2018년 5월 1일 화요일

이란 달러 폐기, 미국의 대(對) 이라크, 리비아 공습 직전과 빼닮아

이란은 공식적으로 외화 보유액 취급을 달러에서 유로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미국이 이란에 부과한 제재 조치로 인해 이미 달러를 취급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라 현실적인 행보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다른 뭔가가 있는데, 사담 후세인이 달러를 버리고 유로로 대체한 뒤 머지 않아 우리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다는 사실입니다. 부시 행정부는 대량 살상 무기(WMD) 정보를 침략의 필요성에 맞추도록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우린 지금 WMD 이야기가 완전히 거짓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니 미국이 침공할 "필요성"으로 볼 다른 이유가 분명히 있었고, 가장 크게 대두 되는 이유로 아마도 달러로부터 유로화 전환이었을 공산이 큽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닙니다. 리비아가 아프리카 금 기반 통화로 방향을 잡기 시작한 직후, 우리는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의 도움을 받아 리비아 마저 침공했습니다. 저술가 엘렌 브라운(Ellen Brown)은 리비아 침공 당시 다음과 같이 그런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카다피는 사담과 마찬가지로 대담한 행보를 보였다. 그는 달러와 유로를 거부하는 운동을 시작했고, 아랍과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외국 화폐 대신에 디나르 금화라는 새로운 화폐를 사용하자고 요구했다." '경제 저격수의 고백'의 저자 존 퍼킨스(John Perkins) 역시 리비아 공격의 진정한 이유는 카다피가 달러(그리고 유로)에서 벗어나려 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엘렌 브라운(Ellen Brown)은 그녀의 분석에서 한 걸음 더 나갑니다. 엘렌은 미국이 5년 안에 7개 국가를 타도할(쳐부술) 예정이라는(미 국방성 계획) 얘기를 들었다는 웨슬리 클라크의 그 유명한 발언을 지적했습니다. 웨슬리는 이 얘기를 2002년 펜타곤 최고위 인사들로부터 들었는데, 거의 모든 인사들이 침공, 쿠데타, (군사) 개입 등을 예상했으며 모두 실현되었습니다. 브라운은 "이들 7개국의 공통점은 무엇인가?"라고 썼습니다. 뱅킹(은행업)의 맥락에서 보면 한 가지 도드라지는 것은 7개국 중 어떤 국가도 국제 결제 은행(BIS) 56개 회원국 명단에 올라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그들 국가가 스위스 중앙 은행의 핵심 은행가들이 통솔하는 규제 당국의 통제 밖에 놓일 것이 자명합니다. 그 무리 중 최대 배신자가 리비아와 이라크였고, 이 두 국가는 실제로 군사 공격을 당했습니다.

(이런 기사는 주류 방송에서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변함없는 후원자인 당신과 같은 영웅 덕택에 싸움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한 달에 적게는 5달러 후원하는 비용은 커피 두 잔 값과 동일합니다. 또한, 당신은 한 차례 기부도 제공할 수 있으며, 우측 사이드 바에서 무료 이메일 뉴스 레터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이란 전쟁 몰이를 위한 거대 움직임에 대비합시다. 오바마의 이란 핵합의 이후 1년이 지나자 첫 번째 몰이가 시작되었는데, 이란이 최대 테러지원국이라는 주장을 끊임 없이 펼치고 있습니다. (이 테러지원국 명단에는 오바마의 마지막 재임 1년만 26,000건의 드론 폭격을 비롯해 전세계에 드론(무인 항공기) 폭탄을 투하한 국가는 당연히 포함될 리 만무합니다.) 이제는 친(親) 전쟁 언론 기업들이 신발 끈을 바짝 묶을 시점입니다. PBS,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CNN, 폭스 뉴스, MSNBC 등은 또 하나의 나라 제거를 추진하는 기사를 갈수록 많이 보도할 공산이 큽니다. 더 많은 죽음과 파괴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 우리 중에 진실을 직시하는 사람들에게 달려있습니다. 침략 전쟁에서 진정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누구이기에 그렇습니까? 바로 단지 평화를 바라는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포와로 탐정의 번역 © 무단복제나 전재를 금지합니다

원문 보기: Iran Drops The Dollar – Just As Iraq & Libya Did Before We Bombed Them -Lee Camp

2018년 4월 26일 목요일

미국이 시리아 전략을 망쳐버린 진짜 배경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아사드 정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미국 국가 안보 엘리트와 미디어로부터 맹공에 시달려왔다.

그러나 진짜 전략적 실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또다시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시리아 반군을 창설하고, 무장하게 시키고 시리아 정권을 전복하겠다는 수니파 동맹국들의 야욕에 동조하기로 한 애초의 결정이다.

시리아 정책에 대한 내부 논의에 정통한 전직 오바마 행정부의 한 관리가 익명을 조건으로 필자에게 털어놓은 이야기를 듣자면 운명적 결정이 어떻게, 어떤 이유로 정해졌는지 새로운 시각을 조명해준다.

이 전직 관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반군 세력의 무장 지원을 위한 첫 번째 조치를 취했을 때 이란이나 러시아가 외부 무장 세력에 대한 대응으로 시리아 정권을 대신하여 직접 개입할 위험이 있다고는 예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바마의 참모들은 그럴 가능성을 고려하지 못했다.

이 정책 실패에 관한 이야기는 2011년 봄과 여름에 아사드 정권에 대한 군사적 저항이 발생한 이후에 시작된다.

2011년 8월, 미 국가 안보 관리들은 오바마에게 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사임 요구를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오바마는 아사드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나 오바마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할 의향이 없었던 것이 분명하다. "그는 반군 무장 정책이 굳어진 정책이 아니라 단순한 제안으로 판단했다."고 전 관리는 말했다.

그러나 그 직후 미 행정부의 정책에 더 큰 문제가 생겼다. 바로 아사드 전복을 돕겠다는 공약을 하라고 미국을 압박하는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에 대한 대처 방법이 그것이었다.

2011년 9월 사우디와 터키는 미국이 시리아 반군 세력에 무기를 제공하기를 원할 뿐만 아니라, "그들은 미국이 대공 미사일과 대전차 미사일을 제공하기를 원했다"고 전 관리는 회고했다.

터키는 심지어 아사드 전복을 위해 시리아에 병력을 파견하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미국과 나토군이 터키를 보호하기 위해 "비행 금지 구역"을 만들기로 합의한다는 전제가 깔려있었다.

그러나 오바마는 시리아 반군에게 미국 무기를 제공하기를 거부했고, 아울러 아사드의 적인 수니파 집단에 중무기를 제공하는 것에 반대했다. "그는 군소 무기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동조할 생각이 없었다."고 전직 관리는 밝혔다.

데이빗 페트리우스(David Petraeus) 당시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수니파 동맹국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리비아 정부가 벵가지에 보관 중인 군소 무기를 터키로 옮기는 계획을 고안했고, 오바마는 이를 승인했다.

시모어 허시(Seymour Hersh)의 2014년 기사를 공인하듯 이 전직 관리는 "최고의 비밀 사안이었지만, 중동 관계자는 입소문을 통해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이 두 정책 결정의 조합은 반신반의 하던 오바마로 하여금 아사드 정권의 무장 전복을 약속하게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고문관들은 아사드의 몰락을 불가피하다고 믿었다고 전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과 전 국방부 당국자 데릭 콜렛(Derek Chollet) 회고가 맞다고 전 행정부 관리는 확인하였다.

일부 고문관은 아사드가 콜레트의 표현을 빌리자면 정권을 유지할 수 있는 "간교와 강기"가 없다고 믿었다.

이란과 러시아에 대한 과소평가


더 중요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9월 중요한 ​​시리아 정책 결정을 내렸을 때 이란 사람들이 참전을 각오할 만큼 아사드 정권 유지가 중요한 국가 안보상의 이해관계가 있다고 그 누구도 오바마에게 경고하지 않았다고 전직 관리는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고문관들은 대신에 이란이나 러시아가 아사드 권력 유지를 위해 상징적인 원조 그 이상을 제공할리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끝없는 종파 간 유혈 전쟁의 위험이 없다고 봤다.

"헤즈볼라와 이란은 모두 아사드 대통령의 위기 대응에 대한 불만을 성토했으며, 헤즈볼라 지도자 나스랄라는 아사드가 더 유연한 접근을 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말했다."며 "그렇다면 아사드를 구하기 위해 군사 개입을 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직 관리는 회고했다.

그러나 실상 이란은 시리아의 역할이 헤즈볼라의 물자 보충을 위해선 결정적이라고 여겼다. 헤즈볼라가 보유한 대용량 미사일이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이란의 억지력에 필수 요소였다. "시리아는 이란과 헤즈볼라의 총체적인 안보 그 자체였다."고 전 관리는 말했다. 그러나 오바마의 고문관(보좌관)들은 미국의 지원을 받는 수니파 국제 연합이 꾀하는 아사드 전복을 예방하는 것이 이란의 국가 안보상 최대 이해관계라는 점에 대해 "일말의 이해"도 없었다.

전쟁이 전개되면서 간과했던 주요한 실책이 확연해졌다. 2012년 7월 레바논 국경 인근 쿠사이르 시가 자유 시리아군에 의해 점령된 후, 시리아 남부의 반군 세력은 레바논 국경을 넘어온 군사 물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 후 몇 달 안으로 알 누수라 전선 병력이 시리아 전쟁의 바로 그 전선에 깊이 개입했음이 확실해졌다.

헤즈볼라의 반격


2013년 5월, 베카 계곡 소재 헤즈볼라 병력은 쿠사이르 시 수복을 위해 아사드 정권의 반격을 지원하고 나섰다. 이는 이란 당국의 요구에 따른 것임이 명백하다.

이란과 헤즈볼라의 개입은 그때까지 전쟁에서 최대 패배를 반군 세력에게 안겨주었다.

그러나 오바마의 국가 안보팀은 수니파 연합의 체제 교체(레짐 체인지) 전략에 협조하겠다는 애초 결정의 건전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보다는 그 결정의 판돈을 두배로 올렸다.

존 케리(John Kerry) 미 국무부장관은 아사드 정권에 대항하여 군사력을 이용하라는 강력한 압력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가했다.

이에 따라 2013년 6월 오바마 행정부가 처음으로 시리아 반군에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공약이 결국 나왔다. 미국의 공약이 한층 깊어지다가 2013년 8월 다마스쿠스 교외 지역에 대한 화학무기 공격 직후인 9월 미국은 아사드 정권에 대항하는 새로운 전쟁으로까지 번지게 되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심지어 알 카에다의 누스라 전선(Nusra Front)이 공공연히 지배하고 있는 무장 반군에게 대전차 무기를 제공하겠다는 수니파 국가들의 제안에 동의하기까지 했다.

개입 확대


그 일로 누스라 전선이 이끄는 사령부는 이들리브 지방을 정복했고, 그 후 러시아가 개입하면서 전쟁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 국가 안보팀이 분명히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고문관들은 극히 위험한 전쟁 상황에 휘말리지는 않을 거라는 자신들의 판단 착오로 인해 시리아 문제를 망쳤다.

그러나 오바마와 그의 고문관들은 기껏해야 체제 교체(레짐 체인지) 정책에 대해 반신반의한 게 전부였고 미국의 직접 개입도 제한을 두었지만, 시리아 체제 교체(레짐 체인지) 정책이 내포한 위험을 않는 것을 마다하지 않은 까닭에 대해선 더 심도 있는 설명이 존재한다.

미 행정부는 수니파 동맹국들과의 상호 목적이 상치(相馳)되는 것을 기피했다고 전 관리는 회고했는데, 그 까닭은 해당 세 국가와의 동맹 관계에 직접적인 미국의 군사 이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사우디 사람들은 바레인 거점 미 해군 기지에 대한 미국의 접근을 효과적으로 통제했다. 터키는 인시를릭(Incirlik) 공군 기지를 통제했으며, 카타르는 역내 미군 작전의 중심이 된 육상 기지와 공군 기지를 통제했다.

따라서 시리아 국민에 미친 후과로 보자면 재난과도 같은 실수였지만, 영원한 전쟁 국가가 돼버린 미국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강력한 국가 안보 기관이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였다.

그들의 제일 관심사는 기존의 군사 및 정보 체계와 군사 관계가 위태롭게 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이었다.

오바마는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 무자헤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가져온 역효과를 상기해 볼 때 아사드 반군 무장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가 있음에도 그런 우려를 불식시킬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가레스 포터(Gareth Porter )는 독립적인 탐사 기자이자 2012 마사 겔혼(Gellhorn) 저널리즘 상을 받았다. 그는 새로 발간된 "가공의 위기: 이란 핵 공포 속 숨겨진 이야기"의 저자이다.

이 기사에 포함된 견해는 저자에게 귀속하며 미들이스트아이(Middle East Eye)의 편집 방침을 반드시 반영하지는 않는다.

사진: 2016년 9월 4일 중국 항저우 G20 정상회담 기자 회견에서 연설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AFP)

이 기사는 미들이스트아이 프랑스어 사이트에서 프랑스어로도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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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보기: Behind the real US strategic blunder in Syria Gareth Porter

2018년 4월 25일 수요일

보도 매체가 언급하지 않는 시리아 전쟁에 관한 10가지 사실

(안티미디어) ― 언론기업은 시리아에서 진행 중인 역내 분쟁의 책임을 오롯이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만 전가하는 보도를 정기적으로 내놓고 있다. 언론기업은 이러한 서술과 상반되는 사건 보도를 간헐적이되 하긴 한다. 다만 보도 비중이 작긴 하지만, 자세한 내용을 모두 합치면 시리아 분쟁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할 수 있다.
10: 바샤르 알아사드는 버락 오바마보다 지지율이 높다.

아사드 정권이 합법적인 정권이 아니니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고 오바마는 주장하고 있지만, 기실 2011년 분쟁이 불거진 이래로 아사드는 국민 과반수의 지지를 받아왔다. 아사드 대통령이 어떤 (선거법) 위반을 하지 않았다고 국제 관측통이 밝힌 2014년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는 사실은 그가 비록 심각한 인권 유린 혐의를 받고 있지만, 시리아 국민 사이에 상당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반면 오바마는 자신이 승리한 2012년 선거에서 투표율이 겨우 53.6%밖에 되지 않았는데, 겨우 1억 2,910만 유권자만 표를 행사했다. 이는 약 1억 8,980만 명의 미국민이 오바마에게 투표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그의 지지율은 현재 50%대에 머무르고 있다.

9: "온건"한 반대파가 실종됐다.

시리아에는 과거라면 모르겠는데 더는 "온건"한 반대파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서방의 지원을 받는 소위 자유 시리아군(FSA)은 극단주의자들이 장악한 지 오래다. 미국은 이를 파악하고도 시리아 반대 세력을 계속 지원해왔다. 뉴욕 타임스는 시리아에 보낸 무기 대부분이 지하디스트의 수중에 들어갔다고 2012년 보도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은 것이다. 2012년 기밀 분류된 DIA 보고서를 보면 이슬람 국가(ISIS)의 부상을 다음과 같이 예고한다:

"상황이 잘 안 풀리면 시리아 동부에 공식 혹은 비공식 살라피스트 공국이 수립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형국은 시리아 정권을 고립시키기 위해 반대파를 지원하는 세력이 원하던 그대로이다.

또한 자유 시리아군(FSA)의 지휘관은 자신의 전투원들이 정기적으로 알 누스라(시리아의 알 카에다)와의 합동 작전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샤리아 법에 따른 시리아 통치를 보고 싶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온건파란 의미 역시 "알카이다 계열 광신도"가 될 수 있음이 자명하다.

8: 아사드는 자국민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한 적이 전혀 없다.

2013년 초에 처음으로 자행된 대표적인 화학무기 공격에 관한 조사에서 유엔은 제시된 증거로 볼 때 해당 공격이 시리아 반대 세력이 자행한 공격일 공산이 크다고 결론지었다. 서방에서는 당시 잔악 행위를 아사드의 소행으로 낙인찍었다. 2013년 8월 공격에 대한 UN의 후속 조사에서는 아사드의 세력을 포함하여 어느 누구에게도 책임을 지우지 않았다. 역대 퓰리처상 수상자인 언론인 시모어 허시(Seymour Hersh)는 2013년 12월 당시 상황의 처리 방식상에 여러 결함을 부각하는 기사를 발표했다.

"공격 직전 수개월 동안 미국 정보기관은 일련의 높은 수준으로 기밀 분류된 보고서를 생산했다.… (이 보고서는) 알 카에다와 계열의 지하디 단체인 알 누수라 전선(Nusra Front)이 사린 제조기술을 마스터했으며 사린을 대량 생산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언급하고 있다. 화학무기 공격이 발생했을 때 알 누수라는 용의자였어야 했지만, 미 행정부는 아사드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할 수 있는 정보만을 취사선택했다."

7: 시리아 정권 타도는 9/11 직후 채택된 계획 일부였다.

9/11 테러 직후 웨슬리 클라크 4성 장군이 공개한 메모에 따르면 펜타곤은 5년 안에 7개 나라 정부를 전복시킬 계획을 채택했다. 해당 국가는 이라크, 레바논,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이란이었다.

우리가 알다시피 2003년에는 이라크 침공이 있었다. 미국의 동맹국 이스라엘은 2006년 레바논을 수중에 넣으려고 시도했었다. 리비아는 2011년에 파괴되었다. 서방의 개입 이전에 리비아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생활 수준이 높은 국가였다. 2015년 한 해에만 시리아의 유엔 인간개발지수 순위가 27계단 하락했다. 미국의 무인 비행기가 소말리아 상공을 날고 있고, 미군이 남부 수단에 주둔하고 있다. 수단은 잔인한 내전 이후 분단 상태이다. 2011년 이후 시리아는 치명적인 전쟁의 현장이었다. 이렇게 되면 이란만 남아 있는데 밑에서 다루기로 한다.

6: 이란과 시리아는 상호 방위에 합의했다.

2005년 이후 이란과 시리아는 상호 방위 조약을 체결했다. 이란 정부는 이 합의를 완전히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으며 군대와 10억 달러 규모의 신용 한도, 훈련 및 조언을 포함한 모든 지원을 시리아 정권에 제공했다. 그러나 시리아 분쟁을 더욱 위험하게 만드는 것은 러시아와 중국시리아 편을 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양국은 이란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용납하지 않을 것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러시아가 최근 몇 달에 걸쳐 시리아 군사 개입에 나선 것은 양국의 협박이 공치사가 아님을 증명해 준다. 그들은 말이 아닌 실천으로 그들의 믿음을 입증했다.

이란은 그간 미국 외교 정책 집단의 표적이 된 지 오래다. 조지 부시는 자신의 임기 중에 이란 공격에 필요한 지지를 끌어내지 못했다. 시도가 부족했기보다는 제재에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역내에서 이란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을 공격하고 불안정하게 만들어, 이란의 역내 영향력 확산을 저해할 수 있는 열강이 존재한다면 궁극적으로 이란의 약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

5: 전임 애플 CEO는 시리아 난민의 아들이다.

애플의 설립자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시리아 사람의 아들이며 1950년대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런 사실이 특히 웃긴 것은 외국인 혐오증, 이슬람 혐오증, 인종주의 및 난민에 대한 증오의 크기를 볼 때 그렇고 스티브 잡스가 이민자에게, 심지어 대통령 도전자에게 귀감이 되고 있으니 웃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래 기술 개척자들이 결코 미국에 당도하지 못할 조건을 만들 것인가? 트럼프의 수사는 많은 것을 시사하는 듯하다.

4: 이슬람 국가(ISIS)는 시리아 분쟁이 아니라 이라크 침공의 산물이다.

이슬람 국가는 애초에 알 카에다 이라크 지부로 알려졌으며 2003년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유명세를 크게 얻었다. 잘 알려졌듯이 이라크 침공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라크에 알 카에다의 존재가 없었는데 침공 이후 생겨난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2003년 5월 폴 브레머(Paul Bremer)가 대 이라크 대통령 특사 역할을 맡았을 때, 그는 경찰과 군대를 해산시켰다. 브레머는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고위급 군 관계자들을 포함해 40만 명에 가까운 전직 군인을 해고했다. 해고된 장군은 현재 ISIS 내에서 높은 직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대량 해고가 없었더라면 ISIS는 존재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이슬람 국가(ISIS)는 전부터 미국 안보 기관에 의해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AQI)라고 알려졌지만, 이들 전투원은 리비아시리아에서 서구의 레짐 체인지(체제 교체) 아젠다의 주축이 되었다. 이라크인과 시리아인이 합세한 알 카에다 계열 단체는 2014년 시리아 국경이 접한 곳에서 통합되면서,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본격적인 테러 집단을 마주하게 되었다.

3: 터키,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는 시리아를 통과하는 파이프라인 건설을 원했지만, 아사드가 거절했다.

2009년 카타르는 사우디 가스를 수출하기 위해 시리아와 터키를 관통하는 파이프라인을 제안했었다. 아사드 대통령은 카타르의 제안을 거부하고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파이프라인 경유지에서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를 완전히 배제하는 합의안을 이란과 이라크와 체결했다. 그 후로 터키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사드 타도를 추구하는 반대 세력의 확고한 후원자였다. 전체적으로 그들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무기를 빌려주고, 광신적인 이데올로기 확산을 장려하고, 국경 너머로 전투원을 밀입국시키는 것을 도왔다.

이란-이라크 파이프라인은 역내 이란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다른 주요 OPEC 산유국이며 라이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영향력을 약화한다. 미국의 동맹국을 경유하지 않고 유럽으로 가스를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고려할 때, 이란은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게 되면서 미국 달러를 완전히 배제하는 협상에 합의할 수 있다.

2: 유출된 전화 통화 내용을 보면 터키는 이슬람 국가 전투원에게 비싼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시리아 정권과 싸우는 강경파 이슬람 주의자들에 대한 터키의 지원은 광범위하다. 기실 지하디스트는 터키 국경을 "지하드의 관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2016년 5월 터키는 도가 지나쳐 ISIS 전투원에게 값 비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경이라는 보도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터키는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다. 잠시 그 의미를 새겨보자.

1: 시리아 분쟁에 대한 서양 언론의 주요 정보원은 영국 코번트리(Copventry)에 있는 티셔츠 가게이다.

이건 농담이 아니다. 당신이 뉴스를 읽는다면, 당신은 주류 매체가 인용하는 시리아인인권전망대(SOHR)라는 웅대한 이름의 단체를 당연히 들어봤을 것이다. 소위 "전망대"는 시리아 분쟁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잉글랜드 코번트리(Coventry)에 있는 한 가정의 가족 구성원에 의해 운영되지만, 아직도 가장 존경받는 서구 보도 매체(예로 BBC, 로이터, 가디언인터네셔널 비즈니스 타임스)에 의해 인용되고 있다. 그의 자격 증명서로는 동내 길가에 티셔츠 가게 주인이라는 것과 시리아 현직 대통령을 반대하는 악명 높은 반체제 인사라는 점도 포함된다.

***

이 기사에 실린 많은 정보가 주류 보도 매체에서 나왔음에도 기사 유통망 종사자들은 이 모든 줄거리를 한대 모아 시리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그림을 대중에게 전달하길 거부한다.

아사드는 잔인할 수도 있으며, 파다한 인권 유린 의혹에 대해 재판에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 사실만으로는 다른 정황이 비 사실이 되거나 무의미하게 되지는 않는다. 또 다른 중동 전쟁의 길로 말려 들어가기 전에, 더 나아가 러시아와 중국과의 충돌 가능성과 테러 공격 확대의 길로 들어서기 전에 우리는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 받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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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원본: 10 Facts the Media Won’t Tell You About the War in Syria The Anti-Media

2018년 4월 22일 일요일

가스 파이프라인 쟁탈전이 불러온 피 튀기는 싸움이 시리아 전쟁인가?

시리아 전쟁은 종종 혼란스럽게 보이지만, 종종 언급되지 않은 한 가지 요소가 갈등 해소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리아 전쟁의 주요 당사국 중 대다수에게 적용되는 한 가지 공통점은 1억 달러 가스 파이프라인이라고 지적해왔다.

이런 세부 사항을 대입해보면 시리아 전쟁이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해법은 이렇다.

바보야, 문제는 가스야


많은 사람이 왜 러시아가 시리아 전쟁에 개입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지만, 종종 천연가스 쟁탈전을 간과하고 있다.

하버드대 교수인 미첼 오렌스타인과 조지 로머가 지난달 포린 어페어스 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보듯 러시아는 현재 난방, 요리, 연료 및 기타 활동에 사용하는 가스의 1/4을 유럽에 공급하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의 국영 기업 가스프롬(Gazprom)이 생산하는 가스의 80%가 유럽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중요한 유럽 시장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유럽은 러시아 연료에 의존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런 움직임은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약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미국의 지지를 받고 있다.

러시아는 정치적 지렛대로 천연가스를 사용해왔고, 분쟁 중인 국가에 공급을 차단했던 역사적 배경이 있기에 이런 움직임이 맘에 들리가 없다. 러시아는 심지어 중동의 다른 지역에서 나오는 가스를 (유럽에) 수출하려는 계획을 무산시키기 위해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었다.

데이비드 달튼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 편집장은 뉴욕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는 항상 가스를 영향력 행사의 도구로 활용해왔습니다. 당신이 가스프롬에 신세를 많이 질수록 그들은 더 많이 쥐어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 파워의 대부분은 가스를 유럽으로 저렴하게 운송하는 데 사용되는 기존의 파이프 라인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은 이제 러시아를 우회하여 새로운 가스 공급원을 유럽에 제공하려고 한다.

작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분쟁 이후 러시아 가스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를 줄일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또한, 미국은 러시아의 가스 공급을 후려치기 위해 최근 프래킹(fracking·수압파쇄)을 통해 개발한 자국 천연가스를 이용하길 원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해외로 수송할만한 입지를 다지기 전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다.

미국이 러시아를 극복하려는 유일한 나라는 아니며 그 지점에서 시리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2개의 새로운 파이프라인


시리아 내란 이전에 카타르와 이란은 시리아를 통해 유럽으로 가스를 수송하기 위해 2개의 상반되는 파이프라인 계획을 제안하였다.

카타르의 계획은 2009년에 처음 제시한 뒤로 페르시아만을 출발해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시리아 및 터키를 경유하는 파이프 라인 건설에 참여했다.

페르시아만 해양분지 지하 3000m에 위치한 가스전은 세계에서 가장 큰 천연가스전이다. 카타르는 이 가스 자원의 약 3분의 2를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인도하기 위해 유조선에 의존해야 하므로 러시아산 가스보다 자국 가스가 비싸지기 때문에 그런 이점을 최대로 활용할 수가 없었다.

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유럽에 더욱 저렴한 가스 공급원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랐지만,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파이프라인의 시리아 영토 통과 허용을 거부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자국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카타르 파이프라인을 거부하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믿는다.

The proposed gas pipeline from Qatar via Saudi Arabia, Jordan, Syria and Turkey to Europe.Source:Supplied

한편 이란은 페르시아만 가스전의 또 다른 소규모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라크와 시리아 그리고 지중해를 경유해 유럽에 도달하는 100억 달러 규모의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상반되는 제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Pipeline from Iran via Iraq and Syria to Europe.Source:Supplied

이란의 계획은 카타르와 달리 미국 공군 기지를 주재하지 않는 이란에 대해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축복을 받았다.

아사드는 2012년 이란의 파이프라인 계획에 서명했으며 2016년 완공될 예정이지만 아랍의 봄과 내전으로 인해 결국 연기됐다.

아사드에 반대하는 시리아 전쟁을 반대하거나, 지지하는 대다수 국가는 해당 파이프라인 계획과 직접 상관이 있다.

파이프라인 입찰에 고배를 마신 카타르는 2011년에서 2013년 사이에 반(反) 아사드 반군 단체에 30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도 테러 단체에 자금을 지원한 혐의를 받아왔다.

반대로 파이프라인 입찰에 성공한 이란은 무기는 물론 병력까지 공급하며 시리아 군대를 운영하는 등 시리아를 돕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오렌스타인과 로머는 지적한다.

미 육군 사령부 및 미국 육군지휘참모대학교 강사인 로버트 테일러 소령은 작년에 암드포스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경쟁 관계의 파이프라인이 시리아의 분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적었다.

그는 "지정학적,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시리아의 갈등은 내전이 아니라 세계 열강 국가들이 파이프라인 개방을 앞두고 지정학적 체스판에 포석을 까는 예비 과정에서 생긴 결과"라고 지적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이 페르시아만의 석유와 관련된 것처럼 시리아도 이 모든 것이 가스 때문인 것으로 드러날 수 있다.

터키는 무슨 상관인가?


아사드를 제거해 득 볼 것이 많은 나라 중 하나는 터키이다.

리셉 타입 에드로 터키 대통령은 그간 시리아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왔으며 아울러 IS를 돕고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혐의를 부인했다.

하버드 대학의 오렌스타인 교수는 아사드가 쿠르드족을 지지하는 만큼 터키가 시리아 반란군을 지원할 다른 근거로 생각할 수 있지만, 가스가 시리아 정권에 반대할 만한 독보적인 이유가 될 거라고 뉴스닷컴오유(news.com.au)에 말했다.

아시아와 유럽의 갈림길에 위치한 터키는 유럽 연합의 신생 회원국인 관계로 일각에서는 중동에서 출발해 유럽으로 가는 가스 공급을 원활하기 하는 최선의 방안이 터키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허브로서 터키는 운송료나 기타 에너지 관련 수입으로 인해 혜택을 볼 것이다.

터키의 경우 미국의 지원을 받아 중동의 모든 가스 공급 국가가 자유롭게 가스 제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보장할 수 있다.

카타르의 계획은 터키를 그 중심에 두고 있다.

러시아 가스에 의지하는 나라 중에 터키도 속해 있는 만큼 러시아 의존을 벗어나는 것도 추가 보너스가 된다.

그러나 파이프라인이 터키를 우회하고 아사드가 터키를 포함하지 않는 대안을 승인하는 과정에 일익을 담당하게 된다면 그 어떤 것도 실현될 수 없다.

이제 러시아가 아마도 가스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보호하기 위해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에 힘을 보태기 위해 나섰기 때문에 터키의 원대한 포부는 엄청난 장벽에 직면하게 되었다.

터키가 이번 달 초에 러시아 비행기를 격추시켰을 당시 일각에서는 아사드 지도부의 정권 연장을 염두에 둔 러시아와 미국 간의 잠재적 협력을 약화하려는 시도라는 추측도 불거졌다.

러시아의 공습에 대한 러시아의 동기도 의문의 여지가 있다. 은퇴한 공군 대령 CNN 군사 분석가 세드릭 레이튼(Cedric Leighton)은 이슬람 국가(IS) 극단주의자에 대한 러시아의 폭격이 터키 정부와 유대관계가 공고한 시리아 북부의 투르크멘을 가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오렌스타인 교수는 천연가스에 대한 경쟁이 결국에 이슬람 국가(IS)와의 싸움과 관련해 양대 강대국 간의 협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스 문제와 이란에 대한 상반되는 이해관계로 인해 미국과 러시아의 협력을 얘기할 근거가 있는지 회의적이다."고 뉴스탓컴오유(news.com.au)에 말했다.

그러나 세계가 새로운 냉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두려움이 있지만, 오렌스타인 교수는 천연가스 쟁탈전을 또 다른 분쟁의 소재로 삼아 "너도 나도 한 몫 챙기기"를 하려는 것으로 판단했다.

포와로 탐정의 번역 © 무단복제나 전재를 금지합니다

영문 원본: Is the fight over a gas pipeline fuelling the world’s bloodiest conflict? news.com.au

2018년 4월 20일 금요일

시리아에 관한 진실

주류 매체가 전하는 시리아 보도는 전쟁에 대한 가공의 합의를 만들어내기 위해 대중의 정서를 실시간으로 대량 조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실례이다. 이 전쟁은 미국인의 생명과 세금으로 치러지지만, 결국 민간 산업의 이해관계를 전적으로 뒷받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우리의 침략으로 인한 희생자를 악마로 만들기 위해, 우리가 전 세계에 "민주주의를 전파한다"는 믿음에 동조하는 시민을 양산하기 위해 진실은 기형적으로 왜곡된다. 실제로는 우리는 그 과정에서 수만 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고, 수십만 명 이상이 집을 떠나 피난 갈 것을 강요하는 등의 정반대 짓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보금자리는 멈출 줄 모르는 폭격과 파괴로 잿더미가 되었다. 이런 패턴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등의 불법 침공 때문에 입증된 패턴이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2000년 기사에서 보듯 카타르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의 보고를 유럽과 직접 연결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시리아, 터키를 가로지르는 100억 달러 상당의 1500km 파이프라인 건설을 제안했었다. 유럽은 그 천연가스의 3분의 1을 러시아로부터 들여오기 때문에 더 쉽고 저렴한 (카타르) 천연가스 접근권을 열망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터키는 상당한 중계 수수료가 발생하게 되어 카타르의 경쟁자인 러시아 의존에서 탈피할 수 있다. 보수 수니파 군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서는 카타르 파이프라인이 엄청난 이익이 될 것이기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왜 힐러리 클린턴을 백악관에 들여놓기를 열망하는지 설명해 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6 대선 캠페인 기간 힐러리 캠프에 가장 많은 후원금을 기부했다. 그러나 수니파 군주국 사우디가 천연가스 자원을 장악하면 그로 인해 시아파 국가 이란과 이해 충돌이 빚어진다. 또한, 이란은 마침 바샤르 알 아사드와 가까운 우방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유럽으로 70%의 천연가스를 수출하고 있어 카타르 파이프라인이 생기면 러시아 경제에서 중요한 부분을 빼앗기게 된다. 아사드는 가장 강력한 우방인 러시아를 존중해 카타르의 2009년 파이프라인 제안을 거부하는 대신에 이란에서 시리아를 거처 레바논까지 연결하는 "이슬람 파이프라인"을 승인했다. 그렇게 되면 카타르가 아닌 시아파 이란이 유럽 시장의 주요한 에너지 공급원이 된다. 이스라엘도 이란과 시리아를 키워주지 않기 위해 "이슬람 파이프라인을 와해"시키기로 작정하면서 긴장 악화는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카타르 파이프라인을 지지하는 자들은 지체 없이 아사드 타도를 위해 수니파 봉기를 선동하기로 작정했다. 그리하여 미 중앙정보국(CIA)은 쿠데타 실행에 동참하는 테러리스트에 자금을 대기 시작했다.

퓰리처상 수상 언론인 시모어 허시에 따르면, 아이러니하게도 아사드는 시리아 자유화에 나섰고 '서구화'를 추구하는 과정에 지하디스트 급진주의자에 관한 수천 개의 귀중한 파일을 CIA에 넘겨 주었다. 아사드 정부는 만들어질 때부터 세속적이었고 '탁월한 다양성"이 있는 정부라고 허시는 말한다. 실제 아사드 자신은 시아파임에도 그의 정부와 군부의 80%는 수니파이다. 상대적으로 보자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야만의 역사는 아사드 정권의 탄압과 비교해 심히 우려되는 수준이다. "아사드는 사라져야 한다"는 오바마 정부의 성명은 이런 맥락에서 자기 논리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2011년 봄, 아사드의 가혹한 국정 전략에 변화를 요구하는 작고 평화로운 시위가 다마스쿠스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그러나 영국 허핑턴포스트는 당시 이 시위가 "적어도 부분적으로 CIA가 꾸민 짓"이라고 보도했다. 시리아 "내전"이라는 오바마 정부와 보도 매체가 전하는 서술과는 충격적으로 대조적인 내용이다. 2018년 9월 존 켈리 국무부 장관은 의회에 출석해 "미국이 앞서 다른 곳(이라크)에서 했던 방식대로 모든 일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그들이 비용을 치를 것이다."라고 말하며, 수니파 군주국 사우디가 비용을 대고 미군이 시리아를 침공해 아사드를 타도하자고 사우디가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가공된 합의를 실천하는 캠페인이 시작됨에 따라 미국, 프랑스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터키와 영국까지 포함된 연합 세력이 아사드의 사퇴를 요구하게 되었다. CIA는 아사드 제거를 위한 여론을 주작하기 위한 영국의 허위 정보 캠페인에 6백만 달러를 썼다. 위키리크스가 게시한 정보 문서에 따르면 2012년까지 중동 연합국은 아사드를 타도하고, 카타르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기 위해 과격 지하디스트 수니파 전투원을 적극적으로 무장시키고, 훈련을 하게 시키고, 자금도 조달했다. 카타르는 저항 세력에 30억 달러를 투자했고, 미 국방부가 카타르 미군 기지에서 저항 세력의 훈련을 맡아서 했다. 또한, 지하디스트 세력은 미국 요원들이 제공하는 정보 및 물류 지원을 받았다. 그리고 2014년 가을 CIA는 리비아의 비밀 경로를 따라 터키를 통해 시리아까지 대전차 및 대공 미사일 등의 중화기 화포를 밀반입해 지하디스트를 무장시켰다. 이 이야기는 원래 미 언론인 세레나 심(Serena Shim)이 처음 보도했는데 그녀는 이런 사실을 보도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의문스러운 죽음을 맞이했다. 시모어 허시는 해당 비밀 경로는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연합 국가의 자금으로 운영되었다고 보도했다.

2013년 여름 오바마 정부는 다마스쿠스 인근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을 아사드 책임이라고 비난하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모어 허시의 기사에서 보듯 지하디스트가 사린을 입수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바 있지만, 사린 공격의 책임이 아사드에게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음에도 오바마는 아사드가 '레드 라인'을 넘었으며 미군의 공격 대상이 된다고 선언했다는 점이다. 오바마의 주장과는 정반대로 고문단뿐만 아니라 정보 및 군 장교들 사이에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고의적인 정보 조작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때로는 분노"가 있었음을 시모어 허시가 확인했다. 한 고위 정보 관리는 이런 고의 조작을 일컬어 '계략'이라고 했다. 실제로 허시는 전직 정보 당국자가 1964년 통킹만 사건의 '왜곡'과 유사하게 'Obama 행정부가 가용 정보에 수정을 가했다'고 그에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주류 보도 매체는 평화적인 시리아 시위를 폭군에 반대하는 봉기로 묘사했지만, 미 정보기관은 언제나처럼 자신들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새로운 수니파 이슬람 칼리프(무슬림 지도부)를 창설하려는 급진적 지하디스트를 무장하고 있었음을 알았다. 이는 미 국방정보국 2012년 연구에 따른 내용이다. 미국과 걸프만 국가의 자금 지원, 훈련 및 병참 지원 덕분에 정책 변화를 추구한 평화적인 시리아 시위가 미 행정부의 목표대로 '시아 대 수니' 종파간 전쟁이 되었다. 2014년 가을 뉴욕 타임스는 CIA가 IS를 창설했다고 이라크 시아파 성직자가 주장했으며, 이라크 부총리와 재무부 장관도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고 보도했었다.

오늘날, 동부 알레포가 해방되면서 미국의 대대적인 허위 정보 캠페인의 실체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알레포 해방 당시 에바 바틀렛(Eva Bartlett)과 같은 언론인들이 시리아에서 광범하게 조사한 내용을 보도했는데, 당시 잔인한 시리아 정권이 자국민을 공격하고 있다고 전하는 주류 매체의 서술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보도 내용이었다. 바틀렛의 조사 결과는 2016년 7월 시리아에서 비슷한 임무를 끝내고 귀환했던 미국평화협의회(U.S. Peace Council)의 조사 결과를 입증했는데 주류 보도 매체는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대신에 알레포가 반란 세력으로부터 최종적으로 해방될 당시 우리는 유언비어 확산에 동원된 언론인들과 운동가의 거짓 "마지막 메시지"만을 보았을 뿐이다. 그들은 나중에 반정부 세력과 의심스러운 유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지막 메시지"를 주장한) 빌랄 압둘 카림(Bilal Abdul Kareem)이란 기자를 비롯한 모든 이들이 생존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며칠 후 그의 말을 빌리자면 자살 폭탄 조끼와 자동 소총으로 무장한 반란군 한 명과 인터뷰 형식의 보도를 타전했다.

그렇다면 지난 5년간 미국인들이 시리아의 현실에 대해 그토록 무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적어도 1975년 이래로 CIA는 뉴스 네트워크와 뉴스 매체에 '이야기'를 떠먹여 주었고 그러면 그들은 그걸 사실이라고 보도해왔다. 동시에 미국 국내에서의 선전을 방지하고 타국과 다르게 자유롭고 객관적인 국내 언론을 보장하기 위해 통과된 1948년 스미스-먼트 법안이 수년에 걸쳐 침식되더니 2012년이 되자 해당 내용이 완전히 통째로 날아갔다. 동시에 1996년 텔레커뮤니케이션 법을 통해 네트워크 간의 대규모 언론 통폐합이 이뤄졌고, 15명의 억만장자가 운영하는 미국의 전체 뉴스 네트워크를 통해 보급되는 뉴스 콘텐츠를 엄격하게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저스가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직후에 CIA와 6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체결했음이 드러나면서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CIA가 혐의를 제기하는 원조 "러시아 해킹" 서술(narrative)을 보도한 신문이다.

현재까지 50만명의 시리아 인이 살해되었으며 1천만 명이 집을 떠나 영구 피난민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두고 유엔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악의 인도주의 위기라고 선언한 바 있다. 우리 법이 미국 시민을 상대로 한 선전, 네트워크 통제의 중앙집중화, 대안 뉴스에 대한 검열 확대를 허용하는 한, 미국인들은 주류 뉴스 매체의 기사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갈수록 커지면서 좀 더 신빙성이 있는 다른 정보 채널을 찾을 수밖에 없다. 객관적인 언론이 회복될 때까지 우리는 매번 아니 그 이상이라도 공식 서술(official narratives)에 대해 반드시 의문을 제기해야 하며 세상 빛을 보지 못한 이야기를 발굴하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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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원본: The Truth About Sy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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